美 듀크대 사교클럽, '아시안 비하' 파티 열어 논란
파티 후 아시아계 학생들 반발 시위
듀크대, 진상조사 착수
미국 명문 사립대인 듀크대에서 한 사교클럽이 아시아 인종을 주제로 파티를 열어 인종차별 논란이 일고 있다.
6일(현지시간) 현지언론에 따르면 사교클럽 '카파 시그마(Kappa Sigma) 듀크대 지부는 최근 '아시아 프라임(Asia Prime)'이라고 이름붙인 파티를 기획해 학생들을 초대했다.
한 예로 초대장에는 인사말 'Hello'가 'Herro'라고 쓰여있었다. 'L'과 'R' 발음에 서툰 아시아인들을 조롱한 것이다. 고(故) 김정일 전 북한 국방위원장을 희화화한 캐릭터도 초대장에 들어가 있었다.
초대장을 본 아시아계 학생들은 학교에 이를 신고하고, 클럽 측에 파티를 취소하라고 요구했다. 하지만 이 클럽은 파티 이름을 '국제 관계'로 바꿔 지난 1일 파티를 강행했다.
이같은 소식이 학내는 물론 외부로까지 알려지자 해당 사교클럽은 즉각 논란의 도마 위에 올랐다.
현재 듀크대에 재학하는 아시안 학생들은 "인종은 파티가 아니다(Race is not a party)"라고 외치며 학내에서 시위를 벌이고 있다.
듀크대 아시아학생연합 대표 팅팅자우는 학교 잔디밭 앞에서 열린 6일 시위에서 "내 부모는 자신들이 중국에서 가졌던 모든 것을 포기하고 더 나은 삶을 위해 미국으로 왔다"며 "누군가는 하룻밤 아시안 흉내를 하고 놀겠지만 그것은 인간에 대한 모독"이라고 말했다.
비난이 거세지자 카파 시그마 클럽 전국연합회는 이날 듀크대 지부에 대한 인가를 진상조사가 끝날 때까지 약 2주간 유보한다고 밝혔다. 듀크대 지부의 자격을 일시적으로 박탈한다는 뜻이다.
카파 시그마 전국연합 임원인 마이크 윌슨은 "듀크대 지부는 조사가 끝날 때까지 모든 활동을 중단해야 한다"며 "전국연합 이사들이 듀크대 지부에 대한 조치를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윌슨은 또 "카파 시그마는 다양성을 존중하는 조직일 뿐 아니라 회원의 다수가 아시안계"라며 ""우리는 그 파티를 용납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학교 측도 부랴부랴 진상조사에 나서며 불똥이 학교 전체로 튀지 않도록 애쓰고 있다.
듀크대 부학장 래리 모네타는 "대학 당국이 이 파티에 대해 조사를 하고 있다"며 "아직 이 클럽이 구체적으로 어떤 (학교) 정책을 위반했다고 볼 수는 없지만, 파티를 용인한다는 뜻은 결코 아니다"고 말했다.
카파 시그마 듀크대 지부는 2000년대 초에도 학내 규율을 어기고 술파티를 벌여 전국 연합으로부터 인가를 박탈당했다. 이후 10여년 만에 같은 클럽이 또 파티로 문제를 일으켜 더 큰 비난을 사고 있다.
이번 일에 대해 해외 네티즌들도 트위터와 페이스북 등에서 적극적으로 의사를 개진하고 있다.
파티를 연 클럽을 비난하는 의견이 우세한 가운데 "(아시아 인종들은) 유머감각을 길러라", "피해자인 척 좀 그만하고 당신들도 백인을 주제로 파티를 열어라", "백인 주제로 파티를 해도 백인들은 시위를 하지 않을 것이다" 등 클럽을 옹호하는 댓글도 있었다.
한편 듀크대에서는 지난 2011년에도 인종차별적인 파티가 열려 논란이 있었다. 당시에는 '파이 카파 피(Pi Kappa Phi)'클럽의 듀크대 지부가 '순례자와 인디안(Pilgrims and Indians)'을 주제로 파티를 개최했었다.
eriwhat@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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