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그들은 미셸 오바마 '엉덩이'를 들먹이는가?

WP "'백인우월' 인종차별 코드, 영부인에게까지"

©AFP=News1

미셸 오바마 미국 영부인의 '엉덩이'가 때아닌 곤욕을 치르고 있다.

미 앨라배마주의 한 고등학교 풋볼 코치인 밥 그리샴은 지난달 27일 학생들 앞에서 미셸을 "살찐 엉덩이"라고 칭했다. 또 "그녀를 봐라. 90kg은 나가보인다. 비만이다"고 말했다.

당시 이 학교에서는 미셸이 주도적 역할을 해 보급되고 있는 저칼로리 건강식인 '미셸 급식'에 대한 반대 시위가 열리고 있었다. 영부인 미셸은 채식 위주의 식단을 통한 비만 퇴치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그리샴의 발언은 한 학생의 휴대폰에 녹음돼 외부로 알려졌고, 결국 그는 4일(현지시간) 정직 징계를 받았다.

5일 워싱턴포스트(WP)는 이 소식을 전하면서 미셸의 엉덩이를 둘러싼 인종차별 논란이 또 시작됐다고 보도했다.

WP에 따르면 라디오쇼를 진행하는 보수논객 루시 림버그는 평소 미셸을 "나의 엉덩이"라고 불러 물의를 빚었다.

공화당소속 짐 센센브레너 하원의원(위스콘신)은 2011년 미셸에 대해 "큰 엉덩이(large posterior)"라고 말해 큰 비난을 사 사과 성명까지 내야했다.

물론 미셸만 신체에 대한 놀림을 받은 영부인은 아니다.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은 영부인일 때 "종아리만큼 굵은 발목(cankles)"라고 조롱 당했고, 더 거슬러 올라가 낸시 레이건 여사도 "머리가 크다"는 소리를 들었다.

하지만 미셸의 엉덩이가 유독 '집중포화'를 당하는 이유는 전형적인 인종차별 코드 때문이라고 전문가들은 분석한다.

흑인 여성의 외양에 대한 책을 펴낸 저자 아야나 버드는 "백인들에게는 흑인 여성의 신체를 비하하는 역사가 있다"며 "(미셸 엉덩이 논란도) 이에 해당한다"고 말했다.

가장 가까운 예로 미셸의 엉덩이를 들먹인 그리샴, 림버그, 센센브레너 의원 모두 백인 남성이다. 정치전문매체 폴리시마이크는 이 사실을 두고 "백인 남자들은 왜 미셸의 엉덩이에 집착하느냐"고 꼬집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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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거슬러 올라가서는 19세기 전시용으로 유럽으로 팔려온 흑인여성을 뜻하는 '호텐토트의 비너스(Hottentot Venus)'가 있다.

1810년 유럽에 건너온 남아프리카의 한 여성은 서양인과는 달리 유독 튀어나온 엉덩이를 가졌다는 이유로 발가벗겨져 호텐토트의 비너스라는 이름으로 대중에 전시됐다.

WP는 이 호텐토트의 비너스가 반영하는 인종 및 성(性) 차별적 시각이 미셸의 엉덩이를 통해 현재도 나타나고 있다고 꼬집었다.

미셸은 큰 키와 탄탄한 근육을 자랑하는 건강미인에다가 패션감각까지 빼어나다는 이유로 미국인들에게 가장 인기있는 유명인 중 하나로 꼽힌다.

그는 보그나 베터홈즈&가든 등 유명잡지의 표지를 장식하기도 했고, 많은 건강잡지들은 여성들에게 미셸을 롤모델로 권장한다.

미 에모리 대학교 정치학 교수 안드라 길레스피는 "미셸을 비난하는 이들은 자신들의 문화를 이용해 미셸을 규정한다"며 "인종적 특징(엉덩이)을 통해 사람들에게 미셸이 흑인이라는 사실을 계속 각인시키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길레스피 교수는 "50살 가까이 된 여성에게 20대 같은 신체를 기대한다는 건 말이 안된다"며 "미셸은 그 자체로 멋지다"고 말했다.

미셸 오바마 미 영부인의 엉덩이를 비하하는 인터넷 게시물들 (google) © 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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