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중 가교에 오성홍기 세단 행렬"…신압록강대교 개통식은 아직
북중 수교 77주년 맞아 주목됐지만 오늘은 안 열리는 듯
북중 차량 왕래에 짐 내리는 듯한 모습도…양측 세관은 차분
- 노민호 특파원
(단둥=뉴스1) 노민호 특파원 = 북중 수교 77주년인 6일 북한과 중국을 잇는 신압록강대교에서 차량과 인력의 이동이 잇따라 포착됐지만 이날 정식 개통식이 열리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이날 오전 중국 랴오닝성 단둥에서 바라본 대교는 오전 9시를 전후해 차량 움직임이 부쩍 늘었다. 승용차를 비롯한 차량과 인력이 북한 쪽으로 향했다.
대교 중간에 멈춰 선 승합차에서는 인부 2명이 내렸다. 차량 뒤쪽 짐칸에서 물건을 내리는 듯한 모습이 보였고 이들은 다리 아래를 내려다보는 등 시설을 살폈다.
이후 북한에서 중국 방향으로 검은색 세단 3대가 넘어왔다. 오전 9시 52분께도 차량 1대가 추가로 대교를 통과했다.
오전 9시 이후 기자가 현장에서 확인한 차량 통행은 북한 방향 10대, 중국 방향 8대였다. 북한으로 향한 차량에는 승합차도 포함됐다. 같은 차량이 왕복했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단둥 인근에서는 중국 국기인 오성홍기를 단 검은색 세단 5대가량이 줄지어 이동하는 모습도 포착됐다. 차량들의 이동 목적이 개통 준비나 행사와 관련돼 있는지는 불분명하다.
주변에서 들려오는 소리도 현장 취재에 혼선을 줬다. 이날 단둥에서는 결혼식 행사도 열려 소음 발생에 양해를 구하는 안내가 나왔고 곳곳에서 폭죽 소리가 들렸다.
소리만으로는 개통식이 시작됐다고 판단하기 어려웠다. 중국과 북한 양측 세관 주변에서는 개통식을 준비하는 뚜렷한 움직임이 눈에 띄지 않았다.
북중 접경지역 사정에 밝은 복수의 소식통도 이날 개통식이 열릴 가능성을 낮게 봤다.
외교 소식통은 이날 오전 뉴스1과 통화에서 "오늘 없을 것 같다"며 개통식이 열리지 않을 가능성을 "95% 이상"으로 봤다.
이어 "하긴 할 것 같지만 그게 언제가 될지는 말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개최 얘기는 있으나 구체적인 일정은 전달받지 못했다는 설명이다.
북한 고객이 많이 찾는 단둥 신취(신도시)의 한 꽃집 업주도 "북한 영사관에서 행사나 기념일마다 꽃을 많이 주문한다"며 최근에는 특별한 주문 동향이 없다고 전했다.
외교 소식통은 수교 기념행사에 대해서도 "올해는 정주년에 해당하지 않는다"며 "크게 할 것 같진 않다"고 전망했다. 정주년은 5년·10년 단위로 꺾이는 해를 뜻한다.
이달 중순에 행사가 있을 것이라는 현지 전언도 나왔다.
전날 중국 측 통상구(출입국·통관 거점)에서 만난 경비원은 "이달 중순에 비교적 큰 규모의 행사가 있을 것"이라면서도 날짜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고 했다. 또한 "평소에는 많은 간부가 이곳에 자주 와서 시찰한다"고 전했다.
해당 행사가 정식 개통식인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이날 차량들의 움직임이 중순 행사를 앞둔 예행연습인지도 추가 확인이 필요하다.
대북 소식통은 앞서 "중국은 마음만 먹으면 하루 만에도 행사 준비를 마칠 수 있다"고 설명한 바 있다. 현장이 조용하다는 이유만으로 향후 일정까지 예단하기는 어렵다는 취지다.
행사 일정과 별개로 현지에서는 시험운행 단계이지만 화물차가 이미 강을 건너고 있다는 설명이 나온다.
국경을 통과하는 대형 화물차에 짐을 옮겨 싣는 일을 한다는 운전기사는 전날 "9월 20일부터 이미 많은 화물차가 강을 건너기 시작했다"며 "아직 시험운행 단계이고 정식 운행 단계에 들어간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주변 상권에는 기대감이 번지고 있었다. 꽃집 업주는 최근 인근에 무역회사들이 늘고 있고 자신도 별도의 무역법인을 갖고 있다며 대교 개통이 지역경제에 활기를 불어넣기를 기대했다.
앞서 4~5일 찾은 대교 주변에는 기념사진을 찍는 관광객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인근 카페 업주는 이곳을 찾는 사람들이 이전보다 늘었다고 했다.
밤에는 주탑과 케이블이 녹색·보라색·파란색 조명으로 물들었다. '중조압록강대교'(中朝鸭绿江大桥)라는 글자에도 불이 들어왔고 교량을 따라 이어진 조명이 어둠 속 다리의 윤곽을 드러냈다.
중국 측에는 대교를 건넌 화물차가 고속도로로 이어 달릴 수 있는 연결도로와 가로등·신호등도 갖추고 있었다. 그러나 취재 당시 연결도로 진입부는 차단 시설로 막혀 있었다.
신압록강대교는 단둥과 북한 신의주를 잇는 왕복 4차로 도로 교량이다. 2014년 교량 본체를 완공했으나 북한 측 연결도로와 통관시설 등의 정비가 뒤따르지 못하면서 정식 개통이 12년째 미뤄져 왔다.
ntiger@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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