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총리 "정책으로 엔화 신뢰 높일 것…트럼프에 엔저 문제 전달"

"환율조작 목적 아니다"…美日 공동 개입에도 158엔대 약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2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에서 열린 제81차 유엔총회(UNGA)에서 사나에 다카이치 일본 총리와 양자회담을 하며 악수하고 있다. 2026.09.22 ⓒ 로이터=뉴스1

(서울=뉴스1) 신기림 기자 =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가 정부의 성장정책을 통해 엔화에 대한 시장 신뢰를 높이겠다고 밝혔다. 미국과 일본의 공동 시장개입과 일본은행(BOJ)의 금리인상에도 달러·엔 환율이 여전히 158엔 안팎에 머물자 정책을 통한 엔화 가치 회복을 강조한 것이다.

1일 다카이치 총리는 니혼TV와 인터뷰에서 지난달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대화하면서 엔화 저평가가 문제라는 점을 전달했다고 밝혔다.

다카이치 총리는 "우리 경제정책은 환율을 조작하기 위한 것이 아니다"라며 위기관리와 성장 분야에 대한 과감한 투자를 통해 일본 경제의 공급 능력과 성장 잠재력을 높이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이어 이런 정책이 일본의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해 궁극적으로 엔화에 대한 시장의 신뢰를 높이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미국과 일본은 엔화 가치를 끌어올리기 위해 외환시장에 공동 개입했고 BOJ도 지난달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했다.

이에 힘입어 엔화는 3분기 달러 대비 3.3% 상승하며 주요 10개국(G10) 통화 가운데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달러·엔 환율도 7월 말 163엔을 웃돌았던 데서 내려왔다.

하지만 엔화는 여전히 약세다. 이날 달러당 엔화 가치는 158엔 안팎에서 거래됐다. 지난 1년 동안 달러는 엔화 대비 약 7.65% 상승했다.

시장에서는 추가 개입 가능성도 경계하고 있다고 CNBC방송은 전했다. 키트 주크스 소시에테제네랄 수석 외환전략가는 시장에서 가까운 시일 안에 달러·엔 시장에 다시 개입할 가능성이 높다는 인식이 강하다고 분석했다. 투자자들이 개입에 허를 찔릴 위험을 피하려는 움직임도 현재 환율에 반영됐다는 설명이다.

다만 OCBC의 심모시옹과 크리스토퍼 웡 외환전략가는 추가 개입 위협이 엔화의 무질서한 하락을 억제할 수는 있지만 일본 국내 정책의 뒷받침 없이는 개입만으로 지속적인 엔화 반등을 이끌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엔화 약세는 일본의 수입비용을 높여 인플레이션 압력을 키우고 있다. 다카이치 정부의 적극적인 재정지출 계획이 엔화 약세와 국채금리 상승을 부추긴다는 비판도 나온다.

미국도 엔화 약세를 주시하고 있다. 엔화 가치가 지나치게 떨어질 경우 일본이 환율 방어 등을 위해 보유 중인 미 국채를 매각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일본은 미국 국채를 1조1000억달러 이상 보유한 최대 해외 보유국이다.

다카이치 총리는 정부 지출을 국내총생산(GDP) 대비 국가부채 비율을 낮추는 데 부합하는 수준으로 설정하고 국채 발행 규모도 적절하게 관리하겠다고 밝혔다. 동시에 필요한 재정 수요에 대응하기 위한 재원은 확보하겠다고 덧붙였다.

shinkiri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