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후티 공습 준비까지 했다가 보류…이란 전쟁에 부담"

사우디 왕세자 재차 요청에 공격 목표 승인·폭탄 탑재…막판 보류
美, 지난해 봄 1000여곳 타격에도 큰 효과 못봐…후티는 전력 재건

예멘 후티 반군 자료사진. 2026.04.03 ⓒ AFP=뉴스1

(서울=뉴스1) 최종일 선임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사우디아라비아의 요청으로 예멘의 친이란 성향 후티 반군에 대한 공습을 검토했지만, 일단 작전을 보류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보도했다.

NYT는 20일(현지시간) 미 행정부 관계자들을 인용해 트럼프 대통령이 당초 이란과 전쟁을 벌이고 있는 상황에서 후티 공격을 주저했지만,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 왕세자가 지난 18일 후티에 대한 군사 개입을 다시 요청하면서 입장을 바꿨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에 따라 미 국방부에 후티 공습을 위한 준비를 지시했다. 미군 지휘관들은 공격 목표 목록을 승인했고, 병력들은 미군 전투기에 폭탄을 싣기 시작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20일 낮 무렵 다시 입장을 바꿔 예정됐던 공습을 중단했다. 미 행정부 관계자들에 따르면 미국은 당분간 후티에 대한 공습을 실시하지 않기로 했다.

NYT는 트럼프 대통령의 측근 상당수가 후티와의 전선을 새로 여는 데 회의적이거나 반대했다고 전했다. 이란과의 전쟁으로 이미 미군이 상당한 부담을 안고 있는 상황에서 새로운 전선을 여는 데 대한 우려가 컸다는 것이다.

이날 트럼프 대통령은 폭스뉴스의 트레이 잉스트 기자와 통화하면서 이란과의 전쟁에서 어떻게 대응할지를 두고 자신이 "결정하는 단계"에 있다고 밝혔다. 후티 문제와 관련해서는 미국이 후티 측과 지속적으로 소통하고 있으며, 지금까지 후티가 미국과 싸우지 않기로 합의했다고 말했다.

후티는 2014년부터 사우디가 지원하는 예멘 정부군과 싸워왔다. 2022년 휴전 이후 전투가 한동안 줄었지만, 최근에는 홍해에서 사우디 선박에 대한 공격을 재개하고 주요 해안 지역과 홍해의 일부 섬까지 장악하면서 세력을 확대하고 있다.

특히 후티가 홍해와 아덴만을 연결하는 바브엘만데브 해협 인근에서 영향력을 확대하면서 국제 에너지 시장에 대한 위협도 커지고 있다.

미국은 지난해 봄에도 후티를 상대로 50일 넘게 대규모 공습을 벌였다. 당시 미군은 레이더와 방공망, 탄도미사일 시설, 드론 발사장과 생산시설 등 1000개 이상의 목표물을 공격했다.

그러나 후티는 미군의 공습에도 상당한 전력을 유지했고, 미군 드론 여러 대를 격추하는 한편 미 해군 함정을 계속 공격했다. 미국은 결국 약 두 달 만에 후티와 휴전에 합의했다.

당시 트럼프 대통령은 후티가 미국 선박을 공격하지 않겠다고 약속했다며 일방적으로 휴전을 발표했다. 이후 후티는 실제로 미국 선박에 대한 공격을 중단했지만, 미군이 다시 공습에 나설 경우 공격을 재개할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미국 내 전·현직 외교·군 관계자들은 제한적인 공습만으로 후티를 협상 테이블로 끌어내거나 강경 노선을 포기하도록 만들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후티는 미국의 공습이 중단된 이후에도 군사력을 재건했으며, 최근에는 인공지능(AI)을 활용해 새로운 미사일을 개발하고 있다는 보고도 나오고 있다.

allday33@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