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보잉 항공기 구매 협상 '교착'…이번주 미중 정상회담에 달려

5월 베이징 정상회담 당시 200대 합의…수개월째 이행 지연

지난해 4월 22일(현지시간) 중국 항공사로 인도될 예정이었던 보잉 737 MAX 항공기가 중국 측 인수 거부로 미국으로 돌아와 시애틀의 보잉 생산기지에 접근하고 있다. 2025.04.22 ⓒ 로이터=뉴스1

(서울=뉴스1) 정은지 기자 = 오는 24일 미국 워싱턴에서 개최 예정인 미중 정상회담에서 중국의 미국 보잉 항공기 구매 협상이 구체적 진전을 이룰 수 있을지 주목된다.

중국은 지난 5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방중 당시 보잉 항공기 200대를 구매하기로 약속했으나 이 협상이 교착 상태에 빠진 것으로 알려졌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20일(현지시간) 업계 관계자 등을 인용해 "중국이 보잉 항공기 200대를 구매하기로 합의했으나 구체적인 세부 사항, 특히 구매 시기 등에 대해서는 여전히 협의가 필요하다"며 "항공기 구매 협상은 미중 정상회담 결과에 의해 결정될 가능성이 크다"고 보도했다.

중국 국영항공사 고위 임원 출신은 "지난 5월 트럼프 대통령의 중국 방문 때 항공기 구매를 할지에 대해서는 합의가 됐지만 실제 주문 시점에 대한 결정은 중국의 무역 대표나 부총리, 심지어는 최고 지도자의 승인이 있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5월 베이징 회담 후 중국이 총 750대의 보잉 항공기를 구매하겠다고 했고, 200대 항공기 도입 발표는 관련 합의를 이행하기 위한 첫 단계라고 말했다. 다만 중국 측은 구체적인 내용에 대해 언급하지 않았다.

SCMP는 "중국이 구매하기로 한 보잉 항공기 규모나 기종, 어느 항공사가 주문할지에 대해 구체적 내용이 공개되지 않았고, 중국 항공사들도 관련 발표가 없다"며 "미중 간 합의가 몇 달간 교착 상태에 빠진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일각에선 중국이 보잉 항공기 구매를 조건으로 엔진 부품 공급에 대한 장기 보장을 요구해 협상이 교착상태에 빠졌다는 분석도 나왔다. 중국이 자체 기술로 만든 항공기 C919 부품 상당수가 해외 제품에 의존하기 때문이다.

신창 푸단대학교 국제문제연구원 교수는 "발표가 없다는 것이 거래가 무산됐다는 뜻은 아니며, 시 주석의 미국 방문이 관련 협상을 진전시킬 기회가 될 수 있다"며 "올 들어 많은 전문가들과 정부 부처가 보잉 항공기 구매를 강하게 권고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 소식통은 "개별 항공사가 보잉 항공기 구매 결정을 내릴 수 있는 사안은 아니다"라며 "중국 정부가 해당 거래에 대해 '침묵 기간'을 유지하고 있어 공개적 언급을 하지 않은 채 절차를 진행하면서 준비를 갖추는 것을 방침으로 한다"고 밝혔다.

중국이 마지막으로 보잉 항공기를 주문한 것은 지난 2017년 트럼프 대통령의 첫 국빈 방중 때다. 당시 중국은 370억 달러 규모의 항공기 300대를 구매한다고 발표했다.

중국의 증가하는 항공 수요를 감안했을 때 중국 입장에서도 보잉 항공기가 필요하다는 분석이지만, 미중 무역 갈등 고조, 보잉 항공기 안전 문제 등으로 인해 중국은 주로 유럽 에어버스에 항공기를 주문해 왔다.

ejjung@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