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오키나와 12년 만에 보수계 지사…자위대 공항·항만 활용 탄력
고자 후보, 2선 다마키 지사 꺾고 당선…헤노코 기지 이전 수용 입장
中과 긴장 고조 속 자위대 협력 강화 및 공항·항만 활용 확대 시동
- 최종일 선임기자
(서울=뉴스1) 최종일 선임기자 =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정부의 지원을 받은 후보가 오키나와현 지사 선거에서 승리하면서 대만과 중국에 인접한 전략적 요충지 오키나와에서 일본 정부의 군사력 증강에 반대해 온 세력이 12년 만에 패배했다.
이에 따라 일본 정부는 유사시 자위대가 이용할 수 있는 난세이 제도 내 공항과 항만을 지정하는 작업을 신속하게 추진할 수 있게 됐다.
로이터통신과 닛케이에 따르면 전 나하시 부시장 고자 겐타(42) 후보는 13일 치러진 선거에서 2선의 현직 다마키 데니 지사(66)를 59%의 득표율로 꺾었다. 이번 선거에서 집권 여당뿐 아니라 국민민주당과 참정당 등 모두 6개 정당의 추천을 받은 고자 후보는 오키나와현 사상 최연소 지사가 된다.
이날 고자 후보는 나하시에서 기자들에게 "오키나와를 둘러싼 안보 환경이 갈수록 엄중해지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그는 미군 후텐마 기지의 나고시 헤노코 이전을 수용하는 입장이다.
지난 8년간 2선을 지낸 다마키 지사는 오키나와에 미군 기지가 과도하게 집중돼 있다는 점과 주민 반대를 이유로 헤노코 이전에 반대하는 '올 오키나와'를 기반으로 했다. 공산당과 사민당 등을 포함한 세력이다. 2014년 지사 선거 이후 3기 12년에 걸쳐 이어진 '올 오키나와' 현정은 막을 내리게 됐다.
헤노코 이전을 막기 위해 오키나와현이 제기한 소송은 14건에 달했으며, 이 가운데 4건의 취하를 제외한 모든 소송에서 현이 국가에 패소했다. 이미 공사를 중단시킬 법적 수단을 거의 잃은 상태였다.
보수계 지사의 탄생으로 가장 큰 변화가 예상되는 분야는 자위대 운용에 대한 협력이다.
자위대는 2016년부터 대만과 가까운 요나구니섬과 미야코섬, 이시가키섬 등에 주둔지를 설치해 왔다. 함정을 공격할 수 있는 지대함 미사일 등을 배치했다. 다마키 지사는 그동안 주민 부담 증가를 이유로 반대해 왔다.
유사시 자위대와 해상보안청이 이용할 수 있는 '특정 이용 공항·항만'이 늘어날 가능성도 있다. 이 시설들은 연료와 탄약 공급망에 중요할 뿐 아니라 평시 훈련에도 활용할 수 있다.
현재 일본 정부는 일본 내 57곳을 특정 이용 공항·항만으로 지정했다. 오키나와현에서는 2024년 기준 후보지 12곳 가운데 실제 지정된 곳은 3곳에 그쳤다. 모두 국가나 지방자치단체가 관리하는 시설이다.
12곳 가운데 대부분은 오키나와현이 관리하는 시설이어서 지사의 동의가 필요하다. 다마키 지사는 그동안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시가키공항 등은 지정 수용을 검토했지만 현의회 여당 계파가 반대하면서 결국 무산됐다.
고자 후보는 특정 이용 공항·항만에 대해 "정비를 추진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제도를 활용하면서 평시에도 기능을 확대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싶다"고 말했다.
현내 공항과 항만을 특정 이용 시설로 지정하면 자위대 항공기 운용을 고려한 활주로 연장이나 부두 정비가 가능해진다.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주변 도로를 확장하거나 연장하는 것도 가능하다. 이시가키공항 등에서는 지역 당국이 이미 정비를 요구하고 있다.
오키나와는 동아시아 안보의 요충지에 자리 잡고 있다. 오키나와 본섬은 서울에서 약 1200㎞, 대만에서 700㎞가량 떨어져 있다. 일본 내 미군기지의 약 70%가 오키나와에 집중돼 있다. 주일 미 해병대는 중국과 북한의 군사행동에 신속하게 대응하는 역할을 맡고 있다.
중국군은 오키나와 주변에서 활동을 확대하면서 긴장이 고조되는 상황도 늘고 있다. 중국 해경은 센카쿠 열도 주변을 상시 항행하고 있다. 2025년 12월에는 오키나와 본섬 인근에 전개한 중국 해군 항공모함 '랴오닝'에서 함재기가 발진해 일본 항공자위대 전투기에 레이더를 조사하는 일도 있었다.
일본과 미국은 억지력과 대응능력 강화에 나서고 있다. 육상자위대는 6월 미 해병대 등과 함께 규슈·오키나와에서 도서 방어 훈련을 실시했다. 오키나와 본섬과 낙도에서는 지휘훈련과 재해 대응을 중심으로 훈련했다. 미군은 7월 나고시 헤노코 앞바다에서 낙하산 강하 훈련을 실시하는 등 단독으로도 작전능력 향상을 꾀하고 있다.
미 해병대는 2023년 오키나와 주둔 부대를 개편해 도서 방어에 신속하게 대응하는 '해병 연안연대(MLR)'를 창설했다. 사거리 약 200㎞의 무인 지대함 미사일 시스템 '네메시스'를 새로 배치하고 자위대와의 연계를 강화하고 있다.
고자 후보의 당선을 계기로 지역 경제계에서는 일본 정부의 오키나와 진흥예산이 늘어날 것이라는 기대도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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