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SJ "韓, 1호 대미투자 합의 근접…이르면 내주 원전 등 발표"

1000억불 규모 원전 8기·가스발전 패키지…20억달러 첫 송금 준비
'메가딜'로 관세 리스크 해소…트럼프 "군함 10척 건조도 도와달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에 참석 중인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7월 7일(현지시간) 튀르키예 앙카라 대통령궁에서 열린 튀르키예 대통령 내외 주최 공식 환영만찬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대화하고 있다. (공동취재) 2026.7.8 ⓒ 뉴스1 이재명 기자

(서울=뉴스1) 강민경 기자 = 한국 정부가 대미 투자 첫 사업으로 원자력발전소 최대 8기와 천연가스 발전 프로젝트를 포함한 1000억 달러(약 134조 원) 규모의 투자 합의에 근접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는 지난해 한미 무역 합의 이후 1년 가까이 지연되던 대미 투자의 첫 집행 사례로, 이르면 다음 주 공식 발표될 수 있다고 WSJ는 전했다.

합의가 성사된다면 한국은 그동안 쌓였던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불만과 관세 인상 압박을 해소하고, 트럼프 대통령에게는 관세 정책의 뚜렷한 외교·경제적 성과를 안겨줄 것으로 전망된다.

양국이 최종 조율 중인 이번 프로젝트는 폭발적으로 늘어나는 미국 내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의 전력 수요를 감당하기 위해 추진된다.

미국 연방정부 소유 부지에 대형 원전 최대 8기를 짓는 계획과 텍사스주 천연가스 발전소 건설 등이 핵심이다.

초기 원전 건설에는 미국 웨스팅하우스의 AP1000 노형이 적용될 예정이다.

다만 최소 일부 원전에는 한국전력의 한국형 원전 모델인 APR1400 설계를 적용하는 방안도 유력하게 논의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협상이 차질 없이 성사될 경우에 대비해 한국 정부는 이달 말 이전에 20억 달러(약 2조 7000억 원) 이상의 초기 시드 머니를 송금할 준비를 마친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투자는 지난해 10월 이재명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이 체결한 무역 협정의 후속 조치다.

당시 미국은 한국산 자동차 등에 대한 관세를 25%에서 15%로 낮췄고, 한국은 3500억 달러(약 470조 원) 규모의 대미 투자와 1000억 달러 규모의 미국산 에너지 구매를 약속했다.

그러나 실제 자금 집행이 미뤄지면서 미국과의 기류는 급격히 악화했다.

한국 국회의 비준이 늦어지자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월 "관세를 다시 25%로 올리겠다"고 으름장을 놓으며 한국을 거세게 몰아세웠다.

국회가 지난 3월 비준안을 통과시킨 뒤, 정부는 상업적 타당성을 검증하는 전담 공기업을 세워 프로젝트 선별에 속도를 냈다.

트럼프 대통령에게 이번 합의는 중간선거를 앞두고 자신의 관세 정책이 실질적인 투자 유치로 이어졌음을 과시할 수 있는 결정적 카드가 될 수 있다.

미국은 전력의 20%를 원전에 의존하지만 수십 년간 신규 건설을 하지 않았다. 전력난 해소가 시급한 미국으로서는 세계 최고 수준의 원전 시공 능력과 자본을 갖춘 한국의 협력이 절실한 상황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에너지뿐 아니라 한국의 제조업 역량 전반을 끌어들이려 하고 있다. 전체 3500억 달러 투자 약속 가운데 1500억 달러(약 201조 원)는 미국 조선업 재건에 배정돼 있다.

이와 관련해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6월 프랑스에서 열린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에서 이재명 대통령을 만나 "미국 군함 10척을 빠르게 건조하는 데 한국이 힘을 보태줄 수 있겠느냐"며 조선 분야에서도 직접적인 지원을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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