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방울무늬 거장' 전위미술가 日 구사마 야요이, 97세로 별세
어린시절 환각·환청 극복하고 물방울·그물 무늬로 독창적 예술 세계 구축
1957년 美진출…2016년 타임 선정 '세계 가장 영향력 있는 100인' 등극
- 최종일 선임기자
(서울=뉴스1) 최종일 선임기자 = 일본 출신의 세계적 현대미술가 구사마 야요이가 지난 14일 다장기부전으로 도쿄의 한 병원에서 별세한 사실이 27일 알려졌다고 교도통신 등 일본 언론들이 보도했다. 향년 97세.
1929년 나가노현 마쓰모토에서 태어난 구사마는 어린 시절부터 환각과 환청을 경험했으며, 이를 그림으로 표현하면서 예술 활동을 시작했다. 특히 물방울무늬와 그물무늬를 반복적으로 화면에 채우는 독특한 작품 세계를 구축했다.
1957년 미국으로 건너간 뒤 뉴욕을 중심으로 활동하며 회화뿐 아니라 설치미술과 퍼포먼스 등으로 영역을 넓혔다. 1959년 발표한 대형 회화 연작 '무한망'을 비롯해 거울을 이용해 공간이 끝없이 확장되는 것처럼 보이게 만든 '무한의 거울 방' 등으로 주목받았다.
그는 1960년대에는 앤디 워홀, 클래스 올덴버그 등 당대 미국 현대미술가들과 교류하며 전위미술의 중심에 섰고, '전위의 여왕'으로 불렸다. 반전·평화운동에도 참여했으며 영화와 소설, 패션 등으로 활동 영역을 넓혔다.
1973년 일본으로 돌아온 뒤에도 창작을 이어갔다. 1993년 베네치아 비엔날레에서 일본관 최초의 개인전을 열면서 국제 미술계에서 다시 주목받았고, 이후 세계 주요 미술관에서 대규모 전시가 잇따랐다.
구사마는 물방울무늬와 호박, 무한 공간 등을 활용한 작품으로 대중적인 인지도도 크게 높였다. 2016년 미국 시사주간지 타임이 선정한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100인'에 이름을 올렸으며, 2017년에는 도쿄 신주쿠에 구사마 야요이 미술관이 문을 열었다.
구사마의 작품은 독창적인 반복과 무한성의 표현을 통해 개인의 내면적 경험을 보편적인 시각언어로 확장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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