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다카이치 야스쿠니 '원격 참배' 꼼수에…긍정 33%·부정 29% '분분'

직접 방문 대신 600m 밖 주차장서 참배…"주변국 관계·보수층 결집 의식"
'반성' 빠진 종전일 추도사에는 긍정 47.8%·부정 42.6%

지난 17일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가 도쿄 총리관저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26.08.17 ⓒ AFP=뉴스1

(서울=뉴스1) 이정환 기자 = 일본의 제2차 세계대전 패전일인 지난 15일 다카이치 사나에 총리가 야스쿠니 신사 직접 참배를 보류하는 대신 먼발치에서 기도를 올린 행위를 두고 일본 내 여론이 엇갈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본 마이니치신문이 지난 22~23일 전국 성인 2029명을 상대로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다카이치 총리가 야스쿠니 신사를 직접 방문하는 대신 조금 떨어진 장소에서 참배한 '요하이'(遥拝)를 한 것에 관해 묻자 "평가한다"(잘했다)가 33%로 "평가하지 않는다"(못했다)의 29%를 근소하게 앞섰다. "잘 모르겠다"는 36%로 가장 많았다.

다카이치 총리는 총리 취임 전 패전일과 봄·가을 제사 기간 야스쿠니 신사를 찾아왔지만, 취임 후 첫 종전기념일(패전일)이었던 지난 15일에는 직접 방문하지 않고 자민당 총재 자격으로 공물만 봉납했다.

대신 '전국전몰자추도식'을 위해 찾은 신사 인근 일본무도관 주차장에서 잠시 내려 600m 떨어진 야스쿠니 신사를 향해 '신도'(神道) 형식으로 2번 허리를 숙이고, 2번 손뼉을 친 뒤 다시 한번 허리를 숙여 절하는 '원격 참배'를 한 것으로 전해졌다.

일본 현직 총리가 야스쿠니 신사를 향해 요하이를 한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이다. 이를 두고 최근 지지율 하락세에 있는 다카이치 총리가 한국과 중국의 외교적 반발을 피하면서도 보수층 유권자를 의식했다는 평가가 나왔다.

당시 지지통신은 "총리 주변에서는 '원격으로 절하는 행위까지 비판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낙관론도 나온다"고 보도했다.

고이즈미 신지로 방위상과 기카와다 히토시 오키나와·북방담당상, 기우치 미노루 경제재정담당상, 오노다 기미 경제안보담당상은 야스쿠니 신사를 직접 참배했다.

또한 23일 발표된 교도통신 여론조사에서는 다카이치 총리가 종전의 날에 열린 전국전몰자추도식 식사에서 '반성'을 언급하지 않은 것을 두고 "평가한다"(잘했다)가 47.8%, "평가하지 않는다"(못했다)가 42.6%로 집계됐다.

일본 정부가 종전일에 주최하는 전몰자 추도식은 총리가 전쟁 인식과 대외 메시지를 드러내는 자리로 여겨진다. '반성'은 무라야마 도미이치 전 총리가 1994년 아시아 국가들에 대한 가해 책임을 의식해 사용한 이후 역대 총리 추도사에서 중요한 표현으로 자리 잡았다.

그러나 아베 신조 전 총리는 2013년부터 이 표현을 사용하지 않았다. 스가 요시히데 전 총리와 기시다 후미오 전 총리도 이 기조를 대체로 이어갔다. 이시바 시게루 전 총리가 2024년 추도식에서 한시적으로 복원했지만, 다카이치 총리는 이번 추도식에서 '반성'을 언급하지 않았다.

다카이치 총리는 또한 추도식에서 아베 전 총리도 사용했던 "전쟁의 참화를 다시는 반복하지(返さない) 않겠다"는 표현을 "전쟁의 참화를 다시는 반복하게 하지(返させない) 않겠다"로 바꿔 말하기도 했다.

jwlee@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