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왕이 "한반도 평화 건설적 역할…韓, 국익 고려해 자주외교 해야"

中외교부, 한중 외교장관 회담 발언 공개

조현 외교부 장관(오른쪽)이 19일 서울 종로구 외교부 청사에서 왕이 중국 공산당 중앙정치국 위원 겸 외교부장과 한중 외교장관회담을 하기에 앞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공동취재) 2026.8.19 ⓒ 뉴스1 김성진 기자

(베이징=뉴스1) 정은지 특파원 = 왕이 중국 외교부장이 한반도 평화 유지를 위해 건설적 역할을 하겠다는 기존의 입장을 재확인했다. 또한 한미 관계를 겨냥한 듯 한국이 자국의 근본 이익을 바탕으로 자주적인 방향으로 대외 관계를 발전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20일 중국 외교부에 따르면 왕이 부장은 전일 서울에서 조현 외교부 장관과 회담을 갖고 "중국과 한국은 바다를 사이에 두고 서로 마주하고 있으므로 자주 교류해 상호 신뢰를 증진하고 협력을 심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중국 외교부는 왕 부장이 취재진의 요청에 응해 한반도 정세에 대한 견해를 소개하면서 중국의 일관된 원칙적 입장을 설명했다고 전했다.

왕 부장은 "중국은 책임있는 대국으로서 외교정책의 연속성과 안정성을 유지하고 있고, 한반도 평화와 안정을 위해 건설적 역할을 하고 있다"며 "한국과 조선(북한) 두 국가가 평화 공존의 길로 나아가 한반도의 장기적 평화와 안정을 실현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날 회담에서 왕 부장은 시진핑 주석과 이재명 대통령 간의 상호 방문이 양국 관계에 전략적 지침을 제시했다며 "중한 관계는 양국 정상이 제시한 방향에 따라 지속적으로 개선되고 발전하고 있다"고 말했다.

왕 부장은 "현재 세계는 세기의 변혁이 가속적으로 전개되고 있고 올해 들어 국제 정세가 극심한 동요를 겪고 있다"며 "지역 간 충돌은 더욱 심화·확산돼 전 세계 산업망·공급망의 안전을 위협할 뿐 아니라 지역의 평화와 안정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중한은 영원한 우호적인 이웃이자 지속적 협력 파트너로서 전략적 안목을 발휘해 양국의 장기적 발전과 양국 인민의 근본 이익에 주목해 양자 관계가 건전하고 안정적이며 지속가능하게 발전하도록 힘쓰고 지역의 평화적 발전에 더 많이 기여해야 한다"고 밝혔다.

특히 왕 부장은 한국이 자국의 근본 이익을 바탕으로 자주적으로, 병행불패(并行不悖·상호 모순 없이 함께 나아가다)로 대외관계를 발전시키기를 바란다고 언급했다.

이는 한국이 미국 주도의 대(對)중국 견제 정책에 무작정 이끌려가지 않고 자체 국익을 고려해 중국과의 관계를 강화해야 한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아울러 왕 부장은 조만간(24일) 한국과 중국이 수교 34주년을 맞이한다며 "한중 전략적 협력 동반자 관계가 새로운 단계로 도약하고 새로운 전망을 보여줘야 한다. 양측은 고위급 교류를 유지하고 내년 한중 수교 35주년 기념행사를 잘 개최해 한중 관계에 새로운 내용을 더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한중 간 경제·무역 협력 기반이 긍정적이고 이미 깊이 융합된 이익 공동체가 됐다"며 "중국의 최대형 시장은 한국에 '가까운 곳에서 먼저 좋은 기회를 얻는다'는 막대한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양측이 협력 규모를 지속 확대하고 전통적 생산능력 협력을 고부가가치 협력으로 격상하며 인공지능(AI), 녹색 전환, 디지털 경제, 고급 설비, 실버 경제 등 새로운 협력 성장 동력을 발굴해야 한다"며 "한중 자유무역협정 2단계 협상을 신속히 추진해 상호 호혜와 상생을 심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왕 부장은 "국제 및 지역 사무에서의 조정과 협력을 강화해 지역의 평화와 안정을 유지하고 공정하고 합리적 글로벌 거버넌스 체제의 구축을 추진해야 한다"며 "올해 중국이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개최하는 것을 계기로 한국을 포함한 각 당사자들과 함께 아시아태평양 공동체를 구축해 국제사회에 긍정적 신호를 보내고 아시아태평양은 물론 세계의 평화와 발전에 새로운 동력을 불어넣어야 한다"고 밝혔다.

중국 외교부에 따르면 조현 장관은 회담에서 한중 정상의 성공적 상호 방문이 한중 관계의 전면적 회복 추세를 공고히 했다며 "한국은 하나의 중국 정책을 일관되게 지지해 왔다"고 말했다.

조 장관은 "오는 11월 이재명 대통령의 APEC 정상회의 참석 및 내년 한중 수교 35주년 기념행사 참석을 계기로 고위급 교류를 더욱 강화하고, 무역·첨단기술·AI·청년 등 분야 교류와 협력을 심화하며, 자유무역협정 2단계 협상을 가속화하고, 외교 문제 소통과 조율을 강화해 한중 전략적 협력 동반자 관계를 한 단계 더 발전시키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ejjung@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