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관영지 "美가 추가 제재시 보복"…미중 무역 갈등 확산은 제한적
중국, 美강제노동 제재 등에 보복…"이익 훼손하면 제재 마땅"
전문가 "희토류 등은 제외, 내달 정상회담 영향은 제한적"
- 정은지 특파원
(베이징=뉴스1) 정은지 특파원 = 중국이 미국 기업을 제재 대상에 올리고 드론 부품의 수출 통제를 강화하는 등 일련의 제재를 내놓으며 미중 간 경제·무역 분야 갈등이 재점화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중국 관영지는 "미국이 신규 대(對)중국 제재 조치를 내놓으려 한다면 중국은 더욱 강경한 조치로 대응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다만 전문가들은 중국의 이번 보복 조치의 수위가 비교적 낮은 것으로 보고 정상회담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진단했다.
중국 관영 환구시보는 6일 논평에서 전일 중국이 내놓은 일련의 제재 조치를 언급하고 "중국의 국가 이익과 자신의 정당 권익을 수호하기 위한 단호한 조치"라며 "공범에게 벌을 주고 잘못된 것을 바로잡기 위해 필요한 수단"이라고 밝혔다.
앞서 상무부는 중국 '강제노동' 제재와 연관된 미국 기업 6곳, 미국 연방통신위원회(FCC)의 중국 규제와 관련한 기업 1곳을 제재 대상에 올리고 드론 부품의 미국 수출 통제를 강화하며 외국 소프트웨어가 탑재된 수입 프린터·복사기를 대상으로 조사를 실시한다고 밝혔다.
또한 중국 국가인증인가감독관리위원회는 중국강제인증(CCC) 지정 기관이 미국 인증 기관에 위탁해 공장 추적 검사를 실시하는 절차를 중단한다고 발표했다.
중국 측의 이번 조치는 미국 FCC가 중국산 휴머노이드 로봇과 전력 인버터의 수입을 금지한 데 이어 국토안보부가 중국 기업 43곳을 '강제노동' 관련 기업 목록에 올린 데 대한 중국 측 대응이다.
환구시보는 상무부가 제재 대상에 올린 기업중 하나인 어플라이드 DNA사이언스에 대해선 "공개적으로 신장산 면화의 대미 수출량을 0으로 줄이겠다고 떠들어댔다"고 지적했다.
이어 알타나 테크놀로지는 인공지능(AI) 기술을 바탕으로 중국의 산업망을 추적해 미국 세관의 법 집행을 도왔고, 베리테그룹은 '신장 강제노동' 보고서를 조작했다고 주장했다.
환구시보는 "미국의 대외 제재 수단 남용은 정부가 일방적으로 시행한 것이 아니고 감독 기관, 인증 기관, 데이터 플랫폼, 업계 및 이른바 '인권단체'가 함께 관여한 것"이라며 "일부 기관은 컴플라이언스 심사 등을 명목으로 합리적으로 운영되는 상업 기관을 근거 없이 블랙리스트에 올려 시장 진입 장벽을 조성했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중국 측의 대응 조치는 정교하고 강력하게 작동해 그들이 중국 시장에 진입할 수 있는 발판을 끊고 대가를 치르게 했다"며 "중국이 갖고 있는 대응 도구에는 아직 동원되지 않은 수단이 충분히 많이 남아있다"고 경고했다.
환구시보는 이번에 중국이 발표한 제재가 일방적 제재가 아닌 자국 기업의 권익을 직접 침해하는 데 관여한 미국 측 주체를 겨냥한 것이라고 주장하며 "중국의 주권, 안전, 발전 이익을 훼손하는 행위에 가담했다면 반드시 제재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환구시보는 지난달 30일 허리펑 중국 부총리가 스콧 베선트 미 국무장관, 제이미슨 그리어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와 통화한 직후 FCC가 강제노동 관련 제재 조치를 발표한 것에 대해서도 비판 수위를 높였다.
논평은 "미국은 중국 측의 여러 차례 항의를 외면하고 중국 기업 40여 곳을 이른바 '강제 노동' 관련 기업 목록에 올렸다"며 "이런 행동으로 어떻게 성의를 말하고, 신뢰를 말할 수 있느냐"고 반문했다.
논평은 "중국 측의 정밀 대응은 중미 협력의 최저선을 지키는 것으로 미국은 부당한 조치를 철회하고 중국 기업의 정당한 권익을 침해하는 행위를 중단해야 한다"며 "미국이 실제 행동으로 잘못된 관행을 바로잡는다면 양국은 여전히 협력을 확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성의와 신뢰는 모두 상호적으로 작용해야 하고 중국의 이번 대응은 전반적으로 자제한 것"이라며 "미국이 끝내 새로운 대중국 제한 조치를 내놓으려 한다면 중국의 대응은 더욱 강경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반도체와 태양광 패널의 핵심 원자재인 폴리실리콘 파생상품에 대해 15%의 관세를 부과하고 중국산 신형 광트랜시버 수입을 금지하는 규제안을 마련 중이라는 보도를 겨냥한 것으로 해석된다.
다만 양측 간 경제·무역 분야에서 갈등이 고조하고 있음에도 내달로 예정된 정상회담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푸팡젠 싱가포르경영대 리광첸경영대학원 금융학과 부교수는 중화권 매체인 연합조보에 “중국의 이번 보복 조치의 강도는 나아갈 수도, 물러설 수도 있는 수준"이라며 "드론 관련 부품 수출 통제 강화가 미국에 실질적 타격을 줄 수 있겠지만 중국이 이를 엄격히 집행할지에 대해서는 미국의 다음 반응을 봐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시진핑 주석이 내달 미국을 방문하기 전까지 양국 경제·무역팀이 협상을 지속해 합의에 이르기 위한 밑거름을 마련할 것"이라며 "협상 과정은 대체로 치열한 수싸움으로 가득 차기 때문에 양측의 제재와 보복 조치 역시 카드로 활용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리밍장 싱가포르 난양이공대 교수도 "중국이 희토류 규제 등 미국에 대한 더 큰 위협이 되는 조치를 내놓지 않은 것은 미중 정상회담을 앞두고 중국 측이 사태가 격화하는 것을 원하지 않는 것을 보여준다"며 "이번 갈등이 내달 고위급 회담에 큰 부정적 영향을 미치지는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ejjung@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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