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담배 절반' 피우는 중국…"간접흡연 갈등 임계점"
NYT "젊은층 간접흡연 거부감 커져"…항의 마찰 사례 잇따라
규제기관이 최대 담배업체도 운영…구조적 이해충돌 지적도
- 노민호 기자
(서울=뉴스1) 노민호 기자 = 전 세계 담배 소비량의 약 절반을 차지하는 '최대 담배 소비국' 중국에서 젊은층을 중심으로 간접흡연에 대한 거부감이 커지면서 공공장소 흡연을 둘러싼 갈등이 확산하고 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NYT는 중국에서 지방정부의 금연구역 단속이 느슨하거나 사실상 유명무실하다며 "흡연자들은 버스정류장과 엘리베이터, 공원, 식당은 물론 병원에서도 일상적으로 담배를 피운다"고 지적했다.
중국에는 현재 전국적으로 적용되는 포괄적인 실내 금연법이 없다. 베이징·상하이·선전 등 대도시는 자체 조례를 통해 실내 공공장소 흡연을 전면 금지하고 있지만, 도시마다 금연구역과 처벌 기준이 다르고 실제 단속 수준도 고르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NYT는 지난 6월 중국 소셜미디어에서 화제가 된 장쑤성 난징의 20대 여성 사례를 소개했다.
이 여성은 폐암 수술을 받은 어머니와 식당을 찾았다가 쇼핑몰 실내에서 담배를 피우던 중년 부부에게 금연 규정을 지켜달라고 요구하는 과정에서 마찰을 빚었다.
부부가 계속 담배를 피우자 여성은 휴대전화로 이들의 모습을 촬영했다. 그러자 흡연자와 가족들은 여성을 에워싸고 욕설을 퍼부으며 맞촬영하는 등 거세게 항의했다.
여성은 이후 경찰 등에 흡연자 처벌을 요청했지만, 경찰은 경미한 위반이라는 이유로 별도의 처벌을 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유사한 충돌은 중국 곳곳에서 이어지고 있다.
지난 6월 상하이의 한 식당에서는 한 남성이 임신한 아내를 간접흡연으로부터 보호하려다 몸싸움에 휘말려 다쳤다.
올해 4월 상하이 디즈니리조트에서도 흡연 문제로 폭행 사건이 발생했다. 경찰에 따르면 34세 흡연자는 자신에게 항의한 24세 남성에게 사과하고 배상금을 지급했다.
흡연 규제가 좀처럼 강화되지 않는 배경에는 담배산업과 규제 당국의 구조적 이해충돌이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NYT에 따르면 약 10년 전 중국에서는 전국적인 실내 금연을 위한 법안 초안이 마련됐지만 국가연초전매국의 반대로 무산됐다.
국가연초전매국은 담배산업을 규제하는 정부기관인 동시에 중국 최대 담배업체인 중국연초총공사를 운영하고 있다. 규제기관과 사업자의 역할이 사실상 분리되지 않은 구조다.
NYT는 "중국연초총공사의 이익과 담배 관련 세수는 중국 연간 재정수입의 7%를 차지한다"며 "이는 중국 정부가 발표한 국방비와 거의 맞먹는 규모"라고 전했다.
중국의 담배 규제 정책을 연구하는 카훙찬 영국 옥스퍼드대 연구원은 "담배를 판매하는 사람들이 담배 규제 정책까지 결정한다는 점에서 상당한 이해충돌이 존재한다"고 지적했다.
흡연 문제에는 뚜렷한 성별 격차도 존재한다. 중국 남성의 절반가량이 담배를 피우는 반면 여성 흡연율은 2%에도 미치지 않는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에 거주하는 중국 여성운동가 뤼핀은 "중국 문화에서 담배를 피우는 것은 남성적인 행위로 여겨지며 사회적으로 용인된다"며 경찰 역시 이러한 남성 문화의 영향을 받아 금연 규정 집행에 소극적이라고 주장했다.
ntiger@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