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하이닉스, 中공장용 중국산장비 시험…美규제 장기화 대비"
로이터 "AMEC 식각장비 성능 평가"…삼성은 보도 부인
- 노민호 기자
(서울=뉴스1) 노민호 기자 = 중국에 공장을 두고 있는 삼성전자(005930)와 SK하이닉스(000660)가 미국의 대중국 반도체 수출 규제가 강화될 가능성에 대비해 중국산 반도체 제조장비의 성능을 평가하고 있다고 로이터통신이 5일 보도했다.
로이터는 사안에 정통한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중국의 대표적인 반도체 장비업체 중웨이반도체설비(AMEC)의 식각 장비를 중국 내 공장에서 사용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두 회사는 약 2년 전부터 AMEC 장비 시험에 착수했다. 당시 미국 정부가 중국 공장에 미국산 반도체 장비를 계속 반입할 수 있도록 허용할지를 둘러싼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었다.
다만 현재까지 시험 결과가 장비의 광범위한 도입 결정으로 이어진 것은 아닌 것으로 전해졌다. 보안 문제와 지식재산권 침해 우려 등을 고려하면 중국산 장비를 한국 내 생산시설에 설치할 가능성도 불확실하다고 로이터는 설명했다.
삼성전자 측은 "중국 공장에서 사용하기 위해 AMEC 장비를 시험한 적이 없으며, 이를 검토한 적도 없다"고 보도를 부인했다. SK하이닉스는 논평을 거부했다.
미 상무부는 지난 2023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중국 공장을 '검증된 최종 사용자'(VEU)로 지정했다. 이에 따라 두 회사는 일부 통제 대상 미국산 반도체 장비를 별도의 개별 허가 없이 중국 공장에 반입할 수 있었다.
그러나 미국 정부는 지난해 VEU 자격을 취소한 뒤, 1년 단위 허가를 부여했다.
소식통들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향후 미국의 규제가 신규 장비뿐 아니라 중국 공장에 이미 설치된 서방 장비의 유지·보수와 수리, 부품 교체 등으로 확대될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에 두 업체는 중국 내 생산능력을 확대하기 위한 목적보다는 기존 생산라인을 유지·업그레이드하기 위한 예비 선택지로 중국 장비업체를 확보해두고 있다는 게 소식통들의 주장이다.
삼성전자는 중국 시안에서 낸드플래시 메모리 반도체 공장을 운영하고 있다. SK하이닉스는 다롄에 낸드 생산시설을, 우시에 D램 메모리 반도체 공장을 두고 있다.
이들 공장은 어플라이드 머티어리얼즈와 램리서치 등 미국 업체가 공급하는 식각 장비에 상당 부분 의존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로이터는 "이번 시험은 미국 기술 통제 정책이 안고 있는 역설을 보여준다"며 중국의 반도체 기술 발전을 억제하기 위한 조치가 오히려 중국 장비업체들이 중국 내 외국계 반도체 공장에 진입할 기회를 만들어주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AMEC를 비롯한 중국 신흥 반도체 장비업체 입장에서는 삼성전자나 SK하이닉스로부터 장비 사용 승인을 받는 것 자체가 강력한 '상업적 보증' 효과를 낼 수 있다고 평가했다.
시장조사업체 테크인사이츠에 따르면 중국산 장비는 기존 해외 업체의 유사 장비보다 가격이 20~30% 저렴한 것으로 평가된다.
중국 장비업체들은 첨단 노광장비와 일부 검사장비 분야에서는 여전히 해외 경쟁사에 뒤처져 있지만, 식각과 증착, 세정, 평탄화 분야에서는 기술 격차를 빠르게 좁히고 있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ntiger@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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