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도 반도체 기술유출 단속…25년만에 '집적회로 설계 조례' 손질

독창성 입증 의무화·허위 신청 원천 차단
美 규제 속 핵심기술 보호 제도 정비 관측

컴퓨터 회로판의 반도체칩 <자료사진>.ⓒ 로이터=뉴스1

(서울=뉴스1) 노민호 기자 = 중국이 반도체 설계의 핵심 지식재산(IP)인 집적회로(IC) 회로배치(Layout Design)에 대한 보호를 대폭 강화했다.

3일(현지시간) 신화통신과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리창 중국 국무원 총리는 최근 개정된 '집적회로 배치설계 보호조례'에 서명·공포했다. 개정 조례는 오는 10월 15일 시행된다.

이번 개정은 2001년 조례 제정 이후 25년 만에 이뤄진 것이다. 글로벌 반도체 패권 경쟁이 치열해지는 가운데 자국 기업의 핵심 기술 유출과 무단 복제를 막기 위한 제도적 장치를 한층 강화한 것으로 풀이된다.

중국 사법부와 국가지식재산권국은 공동 문답 형식의 입장문에서 "집적회로 기술과 산업이 빠르게 발전하면서 현실의 수요를 보다 충실히 반영하기 위해 기존 조례를 개정할 필요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개정 조례는 등록 신청과 심사 절차를 대폭 보완했다.

등록 신청은 반드시 실제 창작 활동을 기반으로 해야 하며, 허위 신청은 금지된다. 특히 '독창성 성명' 제출을 의무화해 법적 보호를 받으려는 설계도면의 독창적인 부분을 명확히 표시하도록 했다.

권리 침해에 대한 제재도 한층 강화됐다.

조례는 손해배상액을 권리자가 입은 실제 손실이나 침해자가 얻은 이익을 기준으로 산정하도록 했다. 이를 산정하기 어려운 경우에는 통상적인 라이선스 사용료를 기준으로 배상액을 결정하도록 했다. 침해 정도가 심각한 경우에는 징벌적 손해배상을 적용할 수 있도록 명문화했다.

아울러 회로배치 설계권의 양도와 라이선스, 담보 설정 절차를 비롯해 공동 권리자의 권리 행사 기준도 구체화했다. 연구개발을 주도한 기관이 관련 연구인력에게 합리적인 보상과 보수를 지급하도록 하는 규정도 신설했다.

이번 조례 개정은 표면적으로는 지식재산권 보호 제도를 정비하기 위한 조치지만, 미국의 대중 반도체 압박과도 무관하지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미국은 최근 수년간 반도체 설계 소프트웨어(EDA)와 첨단 AI 반도체 등의 대중국 수출을 잇달아 제한해 왔다. 이에 중국은 반도체 자립을 국가 전략으로 추진하는 동시에 자체 설계 기술과 핵심 지식재산권 보호에 대한 이른바 '기술 문단속'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ntiger@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