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다카이치 '식료품 소비세 1%' 전격 발표…연 44조 감세 승부수

2027년 4월부터 2년간 한시 인하…"적자국채 없이 재원 마련"
당내 반발·야당 이견 속 '정치적 결단'…정권 구심력 시험대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가 도쿄 총리관저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6.07.27 ⓒ 로이터=뉴스1

(서울=뉴스1) 강민경 기자 =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가 식료품에 부과되는 소비세율을 현행 8%에서 1%로 대폭 인하하겠다는 방침을 공식화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다카이치 총리는 30일 열린 집권 자민당 임시 임원회에서 이 같은 계획을 밝히며 2027년 4월부터 2년간 한시적으로 시행하기 위해 8월 초까지 당의 의견을 모아달라고 요청했다.

그는 감세에 따른 재정 악화 우려를 의식한 듯 "시장의 신뢰 확보를 위해 특히 특례공채(적자국채)에 의존하지 않고 재원을 반드시 확보하겠다"며 세수 증가분과 세출 재검토(지출 구조조정)를 통해 재원을 충당하겠다고 밝혔다.

자민당 임원회는 총리의 결정을 만장일치로 승인했다. 이에 따라 일본 정부는 8월 초 각의(국무회의) 결정을 목표로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이번 감세 조치는 2년간 한시적으로 시행되며, 이에 필요한 재원은 연간 5조 엔(약 44조 원), 총 10조 엔(약 88조 원)에 달할 전망이다.

다카이치 총리는 "세금·사회보험료 부담과 물가고로 고통받는 국민 여러분에게 충분한 부담 경감을 조기에 실현해야 한다"며 정책의 당위성을 주장했다.

소비세 감세는 다카이치 정권의 핵심 공약이자 숙원 사업이다. 자민당은 지난 2월 총선에서 1989년 소비세 도입 이래 처음으로 '식료품 소비세 2년간 0%'를 공약으로 내걸며 표심을 공략했다.

일본 7개 정당 대표들이 지난 1월 26일 도쿄 내셔널프레스클럽에서 열린 패널 토론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2026.1.26 ⓒ 로이터=뉴스1

당시 야당들이 먼저 감세 공약을 내세운 상황에서 쟁점을 선점하고 무력화하려는 정치적 노림수라는 분석이 나오기도 했다.

하지만 이 정책이 순탄하게 추진될지는 미지수다. 총선 후 여야 협의를 위해 출범한 초당파 '사회보장국민회의'에서는 논의가 평행선을 달렸다.

야당은 일시적 감세보다 저소득층을 대상으로 한 현금 지급이 더 시급하고 효과적이라며 반대 입장을 굽히지 않았다.

결국 국민회의는 지난 29일 여당의 1% 감세안과 야당의 현금 지급안을 병기한 중간 보고서를 총리에게 제출하며 합의에 이르지 못했음을 공식화했다.

자민당 내부의 반발도 만만치 않다. 당내에서는 막대한 재원 조달 방안의 구체성이 떨어지고, 2년 뒤 세율을 다시 원상 복구하는 것이 사실상 '대규모 증세'로 비쳐 더 큰 조세 저항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는 비판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다카이치 총리가 감세에 신중했던 아소 다로 부총재와 스즈키 슌이치 간사장에게 당내 의견 수렴을 맡긴 건 이들의 영향력을 통해 반대 목소리를 억누르려는 전략적 포석으로 풀이된다.

이번 소비세 감세는 다카이치 총리의 리더십을 판가름할 중대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인다. 야당과의 협의가 결렬된 상황에서 사실상 '마이웨이'를 선언한 만큼 정권의 명운을 건 정치적 승부수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간판 정책을 성공시켜 국정 운영의 동력을 확보할지, 아니면 재원 마련 실패와 당내 갈등으로 정치적 부담만 떠안게 될지 일본 정계의 이목이 쏠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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