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베이징대 동창 필즈상 수상…中 "수학강국 도약" 자평(종합2보)

베이징대 수재 사이 평범했던 왕훙 "수학적 여정 지속"
중국계 첫 필즈상 수상자 "과학기술 강국 향한 필수적 길"

23일(현지시간) 미국 필라델피아에서 열린 2026 세계수학자대회 개막식에서 중국 수학자 왕훙이 필즈상을 수상하고 있다. 2026.7.23 ⓒ 신화=뉴스1

(서울·베이징=뉴스1) 정은지 특파원 강민경 기자 = 중국 국적 수학자들이 90년 필즈상 역사상 처음으로 수학계 노벨상으로 불리는 필즈상(Fields Medal)을 받았다. 이에 중국 언론들은 "중국이 수학 대국에서 수학 강국으로 빠르게 나아가고 있다"고 고무적 반응을 내놨다.

중국 관영 신화통신에 따르면 국제수학연맹(IMU)은 23일(현지시간) 미국 필라델피아에서 열린 2026 세계수학자대회(ICM) 개막식에서 왕훙(35) 뉴욕대 교수와 덩위(37) 시카고대 교수를 포함한 4명의 필즈상 수상자를 공식 발표했다.

중국 본토에서 학부 교육을 마치고 중국 국적을 유지한 학자가 이 상을 받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들은 베이징대 07학번 동창이다.

왕훙 교수는 필즈상 역사상 세 번째 여성 수상자로, 100년 넘게 수많은 수학자를 괴롭혔던 '3차원 카케야 추측'을 증명한 공로를 인정받았다.

이 문제는 1917년 일본 수학자 가케야 소이치가 제기한 '좁은 공간에서 바늘을 한 바퀴 회전시키려면 최소 얼마의 공간이 필요한가'라는 질문에서 시작된 난제다.

미국과 프랑스에서 학생들을 가르치는 왕 교수는 2014년 마리암 미르자하니(이란), 2022년 마리나 비아조우스카(우크라이나)의 계보를 이어 세 번째 여성 수상자가 됐다.

중국과학보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1991년생인 광시좡족자치구 출신의 왕훙은 수학 교사였던 아버지의 영향으로 어릴 때부터 수학에 흥미를 가졌다고 한다. 초등학교 시절 월반을 한 왕훙은 만 16세에 베이징대에 입학했다.

그는 수학과 진학을 희망했으나, 입학하던 해 베이징 수학과는 광시자치구 출신의 단 1명만 선발했다. 이에 그는 수학과 대신 지구 및 우주과학과에 합격했다.

베이징대의 '전과'는 재수와 비슷한 수준의 난이도로 알려진다. 그럼에도 불구 그는 대학 입학 첫날부터 수학과로의 전과를 준비한 끝에 2학년 때 수학과로 편입할 수 있었다.

수학을 '진정한 사랑'이라고 표현했던 왕훙은 수학 인재들이 모인 베이징대 수학과에서 두각을 나타내던 인물은 아니었다. 반면 이번에 함께 필즈상을 수상한 덩위는 '수학의 신'이라고 평가받을 정도로 유명했다고 한다.

중국과학원 원사이자 베이징대 교수인 톈강은 "왕훙은 당시 수학과 내에서도 성적이 두드러진 학생은 아니었으나, 수학 분석에 대한 애정과 다년간의 노력으로 결국 돌파구를 마련했다"고 전했다.

왕훙은 현지 언론에 "상을 받은 것은 매우 좋은 것"이라며 "미래가 어떻게 되든 수학적 여정을 지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23일(현지시간)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필라델피아에서 열린 2026 세계수학자대회 개막식에서 중국 수학자 덩위가 필즈상을 수상하고 있다. ⓒ 신화=뉴스1

덩위 교수는 어린 시절부터 수학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낸 '천재'다. 그는 중학교 3학년 때 대입 시험인 '가오카오'의 수학 과목에서 130점(만점 150점) 이상을 받았다.

2006년 중국 수학 올림피아드에선 만점을 받아 국가대표팀에 선발됐고, 국제 수학 올림피아드 대회에서도 금메달을 땄다.

중국인 최초의 필즈상 수상자가 나오자 중국 내에서도 고무적인 분위기다.

중국계 미국인으로 1982년 필즈상 수상자이자 하버드대 석좌교수를 지낸 추청퉁(丘成桐·영문명 야우싱퉁)은 광명일보에 "그들의 성과에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며 "중국은 이미 기초 연구 분야에서 중요한 곳이 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추 교수는 중국 명문 칭화대에서 수학 인재 전문 양성반인 '구진서원'을 이끌고 있다.

추 교수는 "중국에서 탄탄한 기초 교육을 받고 해외에서 뛰어난 연구 작업을 수행해 최종적으로 필즈상을 수상하게 돼 매우 영광스럽다"며 "최근 몇 년간 시진핑 주석이 기초 학문의 중요성을 강조함에 따라 지난 10여년 간 중국 수학은 주목할 만한 발전을 이뤘고 일부 과목에선 이미 세계 일류 반열에 올랐다"고 설명했다.

그는 "현재 중국은 수학을 포함한 기초 과학에 대한 지원을 전례 없이 강화하고 있다"며 "중국에서 성장한 젊은 수학자들이 중요한 돌파구를 마련하는 것은 수학 강국이 되기 위한 가장 중요한 걸음이자 중국이 과학기술 강국으로 나아가는 필수적인 길"이라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중국 충칭 출신의 허쉬화 홍콩대 교수는 최근 미국 뉴욕에서 개최된 국제수학연맹(IMU) 부회장으로 선출됐다. 중국 수학자가 IMU 부회장으로 선출된 것은 이번이 두 번째이다.

1979년생으로 베이징대, 미국 MIT 공대를 거친 허 교수는 "이는 개인적 학문적 성취에 대한 인정일 뿐 아니라 중국 수학의 번영에 대한 국제 수학계가 인정한 것을 보여준다"며 "중국 수학자들을 위해 더 넓은 국제 무대를 확장하는 데 전념할 것"이라고 밝혔다.

같은 날 칭화대 구진서원 교수로 재직 중인 단펑도 IMU 개발도상국위원회 과학연구원조 간사(Secretary for Grants)로 선출됐다고 현지 언론은 전했다.

ejjung@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