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초원 살린 현대차, 경제도 잡아…"도시 떠난 주민이 돌아왔다"

네이멍구서 18년째 사막화 방지·향촌 진흥 등 연계 사회공헌
지방정부와 힘합쳐 녹색빌리지 구축 후 상주인구·관광객 2배 이상 늘어

네이멍구자치구 우란차부시 싱허현에 위치한 현대그린존 3기 프로젝트 중 녹색빌리지 전경. (현대차 제공) ⓒ 뉴스1 정은지 특파원

(네이멍구 우란차부시=뉴스1) 정은지 특파원 = 중국 베이징에서 약 300km 가량 떨어진 곳의 네이멍구 자치구의 우란차부시 싱허현. 지난 15일 찾은 이곳엔 바다를 연상케 하는 호수인 '라오리하이'와 넓게 펼쳐진 초원을 배경으로 숙박 단지와 카페가 조성돼 관광객들로 북적이고 있었다.

네이멍구 자치구는 수도 베이징과 맞닿아있는 성(省)중 하나이지만 경제 규모는 중국 31개 성·직할시 중 20위권일 정도로 상대적으로 낙후한 지역 중 하나다. 그렇다 보니 다른 지역으로 일자리를 찾아 떠난 청년이 훨씬 더 많은 곳이 됐다. 우리나라에는 '황사의 발원지' 중 한 곳으로도 유명한 곳이다.

이곳은 현대차가 지난 2021년부터 현대그린존 프로젝트의 3기 사업을 진행하는 곳이기도 하다. 현대차(005380)가 중국에서 전개하고 있는 '현대그린존' 프로젝트는 지난 2008년부터 시작해 벌써 올해로 18년째를 맞이한 대표적 환경 분야의 사회공헌활동이다.

한반도 사드 배치에 따른 중국 내 현대차 실적 부진 및 코로나19 등 악화한 대내외적 여건 속에서도 현대차는 3기 프로젝트를 이어갔다.

3기 프로젝트는 지난 1기와 2기 프로젝트에서 진행한 네이멍구 지역의 사막화 방지 및 생태계 복원을 위한 사업에 중국 정부가 중점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향촌진흥 사업과 연계한 것이 가장 큰 특징이다.

앞선 1기 프로젝트(2008~2013)에선 1년생 내염성 식물 식재 초원 복원 사업을, 2기 프로젝트(2014~2020)에선 초원 복원 및 관목 식재 다년생 파종법 연구 개발 등을 사막화 방지 및 복원에 초점이 맞춰졌다.

현대차가 네이멍구자치구 우란차부시 싱서현에 조성한 현대그린존 3기 공익숲 모습. 2026.7.14 ⓒ 뉴스1 정은지 특파원

이를 위해 현대차는 마른 알칼리 호수나 퇴화 심화한 초원을 복원하는 '공익 초원' 이외에도 정부 정책에 부응해 지방정부와 함께 친환경 민박인 '녹색빌리지'와 '공익 숲'을 조성했다.

이 중 녹색빌리지는 15개 동으로 구성된 민박 시설 등 관광 마을 조성을 통해 지역 주민의 소득을 증진하고 관광산업 활성화를 목표로 추진됐다.

소득 수준이 낮고 인구 감소 현상이 심화한 마을에 천혜의 자연경관을 활용해 고급 민박 단지로 가꾸고, 현지 주민을 중심으로 '녹색빌리지'를 운영하는 것을 운영 방향으로 삼았다.

운영은 민박 전문기업이 하되, 협동조합 형식의 '주민 합작사'가 자금과 실적을 관리하고 주민들이 민박 운영에 참여해 매출의 20%를 가져가는 구조로 틀을 짰다.

현대차는 녹색빌리지 조성에 1732만 위안(약 38억원)을 투입했고, 여기에 지방정부 예산이 합쳐지면서 낙후한 초원 마을은 지난 2023년 9월 고급 민박 단지로 탈바꿈했다.

현대차와 지방정부가 함께 추진한 사업은 지역 관광산업 활성화 및 인식을 제고하는 데 결정적 역할을 했다.

녹색빌리지 조성 전 이곳을 찾은 관광객은 연간 30만명 수준에 불과했으나, 지난해 관광객 규모는 80만명을 넘어섰다. 유명 인플루언서도 이곳을 찾았고 중국 예능 프로그램 촬영지나 글로벌 기업의 행사 장소로도 주목받고 있다.

현대차가 네이멍구자치구 우란차부시 싱허현에 구축한 현대그린존 3기 녹색빌리지 운영사인 '우셩치디' 간판에 '현대차 향촌진흥 시범 프로젝트'라는 문구가 적혀있다. 2026.7.14 ⓒ 뉴스1 정은지 특파원

녹색빌리지를 운영하는 전문 민박업체 경영인 장 씨는 "작년 여름 성수기인 8월에 해당 숙박시설의 투숙률은 98%에 달했다"며 "이곳의 주민들이 녹색빌리지 등에서 일을 하면서 연간 노동 수입은 5만 위안 이상에 달하고 있다"고 전했다. 녹색빌리지가 생기기 전 이 지역 주민의 1년 수입은 2만 위안 수준으로 알려진다.

현대차가 조성한 녹색빌리지에 위치한 카페에서 근무하는 현지 주민 리 씨는 이 곳에서 약 2년간 일하며 한 달에 4000위안 남짓의 소득이 발생한다고 한다.

그러자 현지 정부도 관광객 증가에 대응하기 위해 자체 예산을 투입해 마을 도로 및 둘레길을 포장하거나 공공 화장실을 설치하는 등 관광 인프라를 지속 확대했고, 이에 기업형 호텔도 이 곳에 신규 시설을 오픈했다. 내수 촉진을 위해 관광 산업 활성화를 추진하는 정부 입장에서는 긍정적 사례가 됐다.

여기에 현지 주민들도 녹색빌리지 주변에 자체 민박 시설을 구축해 새로운 '산업'을 개척하고 있다.

이는 이 마을을 떠났던 지역 주민들을 다시 돌아오게 한 '일등공신' 역할을 했다. 중국 농촌 지역의 큰 문제 중 하나인 '인구 유실'에도 효과를 본 것이다.

실제 이 마을의 호적 기준 인구수는 약 1000명으로 녹색빌리지가 들어서기 전 상주인구는 약 200명 수준으로 줄었다. 그러나 현재는 상주인구가 2배 이상인 500명 수준으로 늘었고 그들은 이곳에서 근무하거나 창업을 선택했다고 한다.

그린존 프로젝트 협력사인 중국향촌발전기금회 관계자는 "현대차는 지방정부가 원하는 발전 수요를 적절하게 파악하는 등 중국의 향촌진흥정책에 대한 이해도가 높다"며 "이처럼 성공 모델이 자리를 잡아서 확산하면 다른 지역에서도 이를 벤치마킹 한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에 따르면 지난해 농업농촌부 부부장(차관)이 이 곳을 방문한 것을 비롯해 문화여유부, 농업부 관계자 및 현지 정부 관계자, 중앙기업 등의 참관이 이어지고 있다.

중국 사회과학원도 현대차의 '그린존 프로젝트'에 대해 "10년 이상 지속해 중국을 중시하는 현대차의 진정성을 보여주는 사업"이라고 호평했다.

이혁준 현대차 중국법인 총재(왼쪽)과 노재헌 주중 한국대사가 14일 네이멍구자치구 우란차부시 싱허현에 위치한 현대그린존 3기 1호 초원을 둘러보고 있다. 2026.7.14 ⓒ 뉴스1 정은지 특파원

현대그린존 3기 프로젝트를 참관한 노재헌 주중 한국대사는 "향촌 부유와 한중 간 ESG(사회공헌활동) 협력의 좋은 모델이 됐다"며 "중국 진출 우리 기업이 여러 분야의 활동을 전개하는 과정에서 지방 정부와의 협력을 진행하는 것이 다른 방향으로의 협력으로 승화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혁준 현대차 중국법인 총재는 "현대차그룹은 현대그린존 3기 프로젝트를 일회성 지원이 아닌 장기적 생태복원 활동으로 추진해 녹색 생태계 조성에 기여할 것"이라며 "지역사회와 협력해 실질적 환경 개선과 지속가능한 미래를 만들어가는 것을 목표로 한다"고 밝혔다.

ejjung@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