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굴러야 AI학습 극대화"…美 이길 中로봇전략 '실전 최우선'
휴머노이드 경쟁 '몸'에서 '두뇌'로…현장 투입해 AI 학습 고도화
공장·물류창고·가정서 데이터학습…美는 실험실·외부 데이터 활용
- 신기림 기자
(서울=뉴스1) 신기림 기자 = 중국이 휴머노이드(인간형) 로봇을 실제 공장과 물류창고, 가정에 대거 투입해 인공지능(AI)을 학습시키는 전략으로 미국과의 차별화에 나서고 있다고 블룸버그가 16일 보도했다.
로봇의 하드웨어 경쟁이 일정 수준에 도달하면서 이제는 실제 환경에서 얼마나 많은 데이터를 확보해 AI의 판단력과 작업 능력을 키우느냐가 경쟁력을 좌우하는 단계에 접어들었다는 분석이다.
블룸버그는 휴머노이드 산업의 경쟁은 몸(body)에서 두뇌(brain)로 이동하고 있다며 "걷고 물건을 집는 수준의 기본 기능보다 실제 현장에서 축적한 데이터가 AI 성능을 결정하는 핵심 자산이 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중국은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해 로봇을 실제 산업현장에 투입하는 전략을 택했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베이징의 로보테라(Robotera)는 물류센터에서 휴머노이드를 운영하고 있으며, 갈봇(Galbot)은 세계 최대 배터리업체 CATL 공장에서 자재 운반 작업을 맡고 있다. AI²로보틱스는 자동차와 반도체, 전자제품 공장에 로봇을 공급하고 있고, 유니트리(Unitree)는 기업공개(IPO) 자금의 절반 가까이를 AI 모델 개발에 투입할 계획이다.
중국 기업들이 실제 공장에 로봇을 배치하는 이유는 데이터를 확보하기 위해서다. 공장에서는 작업 대상의 위치와 조명, 주변 사람들의 움직임이 계속 바뀌기 때문에 로봇은 예상치 못한 상황을 끊임없이 경험한다. 물건을 집거나 옮기고, 장애물을 피하고, 사람과 협업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방대한 데이터가 AI 학습의 재료가 된다.
블룸버그는 미국 기업들이 시뮬레이션이나 사람이 직접 시연한 데이터를 활용하는 비중이 높은 반면, 중국은 실제 환경 자체를 AI 학습장으로 활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중국 전역에는 슈퍼마켓과 공장, 사무실, 가정 등을 재현한 로봇 데이터센터 64곳이 운영 중이며 20곳이 추가 건설되고 있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시장조사업체 골드만삭스는 현재 업계 선도 기업들이 확보한 로봇 학습 데이터는 약 50만 시간 수준이지만 사람처럼 자연스럽게 움직이는 AI를 개발하려면 수천만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추산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중국 정부와 민간 자금도 휴머노이드 산업에 집중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IT쥐즈(ITjuzi)에 따르면 올해 들어 휴머노이드 분야 투자액은 1000억위안을 넘어 최근 5년간 누적 투자액을 웃돌았다.
중국 정부는 올해 말까지 공장에 휴머노이드 1만대를 투입하는 것을 목표한다. 바클레이즈는 중국 정부가 장기적으로 노동력 부족분의 최대 60%를 휴머노이드로 대체하는 방안을 추진 중인 것으로 분석했다.
미국도 테슬라의 '옵티머스'와 피겨AI(Figure AI), 앱트로닉(Apptronik) 등이 휴머노이드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하지만 실제 산업현장에서 데이터를 축적하는 규모에서는 중국이 앞서고 있다고 블룸버그는 평가했다.
결국 승부는 AI 모델 자체가 아니라 AI를 학습시키는 데이터라는 분석이다. 중국 AI 스타트업 X스퀘어로봇의 간루이 최고알고리즘책임자는 "가정은 휴머노이드 AI의 궁극적인 시험장"이라며 "집에서는 정해진 시나리오가 없기 때문에 가장 가치 있는 데이터를 얻을 수 있다"고 말했다.
블룸버그는 휴머노이드 산업은 더 이상 로봇을 얼마나 잘 만드는지가 아니라 로봇이 실제 세상에서 얼마나 많은 경험을 쌓고 학습하느냐의 경쟁으로 넘어가고 있다며 중국은 현실 세계를 거대한 AI 훈련장으로 만들고 있다고 진단했다.
shinkiri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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