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핵실험 연구한 美 지질학자, 중국에서 2년 가까이 부당 구금"

로이터 보도…"中, 미국인 지질학자 첸유린 100회 이상 심문"
지난해 간첩 혐의로 기소…"中, 연구 이용해 핵실험 은폐할 수도"

중국 베이징에서 오성홍기가 바람에 펄럭이고 있다. 2020.04.29/ ⓒ 로이터=뉴스1

(서울=뉴스1) 김지완 기자 = 북한 핵실험을 연구한 중국계 미국인 지질학자가 중국에서 2년 가까이 구금돼 있다고 로이터통신이 1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지질학자 첸유린(54)의 아내인 롱위팡, 미국 국회의원 및 두 곳의 인질 단체는 첸이 현재 중국에 억류된 미국인 중 '부당한 구금'을 당하고 있는 것으로 미국 정부가 분류한 유일한 인물이라고 말했다.

첸은 북한 핵실험을 탐지하는 지진파 분석 연구를 수행해 왔으며, 지난 2011년 미국 시민권을 취득한 뒤 매사추세츠주 보스턴에 거주해 왔다.

롱과 인질 구호 단체인 '글로벌 리치'를 운영하는 에릭 렙슨에 따르면 첸은 지난 2024년 11월 베이징 공항에서 귀국을 앞두고 체포됐으며, 이후 중국 당국은 100회 이상 북한 핵실험 연구 관련해 첸에 대한 심문을 진행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후 지난해 5월 간첩 혐의로 기소됐으나 아직 재판이 시작되지는 않았다.

그의 연구는 미 국무부와 공군연구소 지원을 받아 수행됐지만, 공개 자료를 기반으로 진행돼 비밀 등급이 아니었다.

지난 2020년 12월 논문에서 첸은 북한의 6차례 핵실험의 규모와 그 지진파 신호를 지진 신호와 구별하는 방법을 분석했다. 표지에는 이 논문이 국무부 군비통제국을 위해 작성되었으며 "공개 배포가 승인됐다"고 명시돼 있다.

다만 인권 단체들은 중국 당국이 법에 따라 공개 데이터도 국가안보기밀로 분류할 수 있는 광범위한 권한을 보유하고 있어, 이미 공개된 정보를 소지하거나 공유한 사람이라면 누구든지 간첩 혐의에 연루될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해 왔다.

첸의 연구가 중국에 의해 악용될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렙슨은 중국이 '디커플링'(decoupling)이라고 불리는 기술을 통해 지하 핵실험을 은폐하는 능력을 향상하기 위해 첸의 전문 지식을 이용하려 한다고 주장했다.

롱은 중국이 이미 남편에 대해 재판이 시작되기도 전 유죄라는 결론을 내린 상태라며 "재판은 비공개로 진행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첸은 열악한 환경에서 구금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롱은 첸이 구금 초기 하루 종일 딱딱한 의자에 앉아 있어야 했고, 일어서거나 책을 읽거나 운동할 수도 없었으며, 당뇨병 및 기타 건강 문제에 필요한 약을 구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

롱은 또 그 이후의 구금 상황은 파악하기 어려웠으나 첸의 체중이 약 13.6~18.1㎏이나 줄었고, 단백질과 과일, 채소가 거의 없는 식사를 제공받으며, 품질이 낮은 약만 처방받고 있다고 말했다.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은 지난 3월 첸의 석방을 최우선 과제로 삼았다. 한 미국 소식통은 "정당화될 수 없는 구금에서 그를 석방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롱은 백악관과 국무부로부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5월 베이징을 국빈 방문했을 때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에게 첸의 구금 문제를 제기했고, 시 주석이 이를 검토하겠다고 약속했다는 말을 들었다고 전했다. 그러나 중국 정부는 아무런 조치도 취하지 않았다.

미국 소식통은 로이터에 트럼프 대통령이 시 주석과 첸에 대해 논의했는지 직접 확인하지는 않았다. 그는 두 정상이 "매우 좋은 개인적 관계를 갖고 있다"며 "⁠이는 미중 관계의 여러 측면 중 하나일 뿐이다. 어떤 단일 사안이 양국 관계를 규정하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gwki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