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中민족단결법, 사상통제 해외확장 악법…각국과 대응 공조"
"'긴팔 관할' 네트워크 강화해 초국경 탄압 강화 의도…범정부기구 출범"
국제사회도 우려…美 "외국 정권 권한남용에서 美영토 내 개인 지킬 것"
- 정은지 특파원, 김지완 기자
(서울·베이징=뉴스1) 정은지 특파원 김지완 기자 = 대만이 중국의 민족단결진보촉진법(민족단결법) 시행에 대응하기 위해 국제 민주 세력을 결집해 협력을 확대할 것이라고 밝혔다.
3일 대만 중앙통신사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줘룽타이 대만 행정원장은 전일 행정원에서 대만의 중국 담당 기구인 대륙위원회의 '민족단결법 시행에 따른 대만 충격 및 정부 대응책' 보고를 받고 이같이 말했다.
줘 원장은 반분열국가법, 반간첩법, 반외국제재법 등 중국이 지속적으로 해외 관할 및 제재 효과를 가진 법적 도구를 마련해 촘촘하게 '긴팔 관할' 네트워크를 형성하고 있다며 "중국이 설정한 정치적 틀에 대만인들이 복종하도록 강요하고 대만 통일 정책의 법제화를 추진하려 한다"고 말했다.
줘 원장은 중국이 정치적 관할권과 사상 통제를 세계 각지로 확장하려 한다며 "이는 중국 본토의 권위주의적 통치 본질을 반영하고 모호하고 불명확하지만 독재적 법률 개념으로 전세계 사람들의 발언, 사상, 정치 참여 및 자유를 제한하려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중국이 정의한 정치 기준에 부합하지 않는다면 불법으로 간주될 수 있고 전 세계 모든 민주와 자유를 소중히 여기는 사람들이 본토의 관할 대상이 될 수 있다"고 부연했다.
이에 따라 행정원 차원에서 국경 간 탄압 대응을 위해 국경 간 탄압 대응 범부처기구를 설립하고 내무부, 법무부, 대륙위원회 등 기관을 통합해 대만인의 안전을 보호할 것이라고 밝혔다.
줘 원장은 민족단결법의 최종 목적은 대만을 병합하고 '중화민국'을 소멸하기 위한 것이라며 "민주적인 대만은 이념이 유사한 국가들과 함께해 민주, 법치, 인권 및 자유의 보편적 가치를 지키고 수호해 대만의 민주와 자유가 영원하게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라이칭더 대만 총통도 민족단결법이 시행된 지난 1일 민진당 중앙상무위원회 회의에 참석하고 "단결이라는 이름 아래 동화와 말살을 추진하는 악법"이라며 중국이 전체주의와 독재의 길을 강화하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비판했다.
라이 총통은 "중국 정부는 법을 근거로 역외관할권을 확대해 초국경 탄압을 강화하려 한다"며 "세계 각국의 정부와 공직자, 의원, 기업, 단체, 개인 모두 부당한 제재와 압박 대상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주펑롄 중국 국무원 대만판공실 대변인은 법의 모호성에 문제가 없다며 "민진당 당국의 관련 발언은 유언비어를 퍼뜨리고 위험을 조작하며 대만 민중을 위협하는 것"이라고 반발했다.
지난 1일 시행된 민족단결법은 중국 국민에게 "국가의 통일과 전국 각 민족의 단결을 지킬 의무"와 표준 중국어 전면 보급을 명시했다. 또 해외의 조직·개인이 중국의 민족 단결을 해치는 행위를 했을 땐 "법적 책임을 추궁한다"고 적시했다.
'민족 단결을 저해하는 행위'의 범위를 구체적으로 규정하지 않아 자의적인 법 집행이 가능하다는 우려가 나온다. 또한 외국인이 중국을 방문하거나 제3국을 경유하는 과정에서도 중국의 역외관할권 적용 대상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미국과 유럽 등 국제사회도 우려를 표명하고 있다.
미국 국무부 대변인은 2일(현지시간) 이 법이 중국 외부에 있는 사람들에게 "중국 공산당의 '민족 통합' 의제를 적극적으로 홍보하지 않으면 중국 당국의 보복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는 점에서 문제라고 지적했다.
그는 "미국은 주권을 수호하고, 우리 영토 내에서 개인들을 침묵시키거나, 위협하거나, 괴롭히거나, 해를 입히거나, 강압하려는 외국 정부 및 정권의 권한 남용으로부터 그들을 보호할 것"이라고 밝혔다.
유럽연합(EU) 대변인도 성명을 통해 민족단결법이 소수민족의 문화적, 언어적, 종교적 권리를 더욱 제한할 수 있다며, 이러한 권리가 국제 인권 기준과 유엔 체제 내에서 중국이 약속한 바에 따라 보장돼야 한다고 밝혔다.
ejjung@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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