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본금 6배 올리면 장사 접어야"…日비자 강화에 외국인들 절망
경영·관리 비자 자본금 500만엔→3000만엔…"충족 불가능" 울상
"요건 강화, 악용 방지에 필요하지만…소상공인에 악영향 우려"
- 김지완 기자
(서울=뉴스1) 김지완 기자 =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내각이 외국인 규제를 강화하면서, 비자 취득 요건 강화로 인한 외국인 소상공인들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AFP통신이 1일 보도했다.
어린 딸과 10년 동안 떨어져 지내며 도쿄 오쿠보에서 네팔 식당을 운영하는 네팔인 여성 부다토키 삼자나(38)는 지난달 12일 AFP 인터뷰에서 "나는 항상 일본과 네팔을 잇는 가교가 되고 싶었다. 하지만 내 꿈은 무너져 버렸다"고 말했다.
일본 정부는 지난해 10월부터 사업체 운영자들이 '경영·관리 비자'를 취득하는 데 필요한 자본금 기준을 500만 엔(약 4770만 원)에서 3000만 엔(약 2억 8000만 원)으로 6배 올렸다. 기존의 비자 취득자들에게는 새로운 요건을 충족하기 위한 3년의 유예 기간을 준다.
또한 상근직원 최소 1명 고용과 관리 경력 3년 또는 관련 석사 이상 학위 요건도 새로 도입됐다. 이는 형식적인 기업 설립을 통한 편법적 비자 취득을 막기 위한 조치다.
부다토키는 새로운 자본금 기준을 충족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토로했다.
지난 2023년 첫 식당을 열고 올해 1월 세 번째 식당을 연 그는 10년 만에 14살 딸을 데려왔다. 딸은 현지 학교에 다니고 있다.
부다토키는 "나 자신이 아니라 딸이 정말 걱정된다"면서 "다음 비자 갱신을 생각하면 심장이 두근거린다"고 울상을 지었다.
도쿄에서 무역 회사를 운영하는 방글라데시 남성(30)은 인구 감소로 인해 "일본인 근로자가 충분하지 않다"며 "매년 비자를 갱신해야 하는 등 경영자의 신분이 불안정한 회사에 누가 입사 지원을 하겠는가"라고 반문했다.
사이타마현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인도 출신의 마니쉬 쿠마르는 최근 경영·관리 비자가 갱신되지 않을 것이라는 통보를 받았다. 식당 운영 기간을 포함해 총 30년간 일본에서 거주한 그는 지난달 비자 문제를 논의하는 모임에 참석해 "아이들은 일본어밖에 못하는데 우리에게 인도로 돌아가라고 한다"면서 눈물을 흘렸다.
쿠마르의 지인인 쓰루가시마 다로는 경영·관리 비자 요건 강화 조치의 유예를 촉구하는 청원을 조직했다. 이 청원에는 6만 7800명이 서명했다.
그러나 히라구치 히로시 법무상은 지난 4월 국회에서 요건 강화를 재검토할 생각은 없다며 "개별 사정에 따라 대응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와 관련해 유다 카즈키 이민 전문 변호사는 경영·관리 비자가 실질적인 사업 계획이 없는 사람들에게 쉬운 통로가 됐다며 "일부 부도덕한 부동산 중개업자들이 일본에서 부동산만 구매하면 비자를 확보할 수 있다고 말하는 사례도 나타나기 시작했다"고 지적했다.
이민 문제 전문가인 코모리 다이스케도 주로 자녀의 교육을 위해 이주하거나 고국을 떠나려는 고객들을 거절했다며, 이들 대부분은 중국인이었다고 전했다.
실제로 요건 강화 조치가 시행되기 전인 지난해 중반 기준 경영·관리 비자 취득자 수는 2020년 대비 70% 증가한 4만 6000명이었다.
그러나 두 사람 모두 요건 강화가 부다토키, 쿠마르 같은 소상공인이나 창업에 도전하는 사람들에게 악영향을 끼친다고 말했다.
외국인이 운영하는 기업이 줄줄이 떠나 고용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출입국재류관리청에 따르면 요건 강화 이후 월평균 경영·관리 비자 신청 건수는 96% 급감했다.
gwki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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