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 고층빌딩 경비행기 충돌' 中 침묵…"고의적 비행 가능성"

시진핑 집무실 중난하이 인근서 발생…"베이징 항공보안 중대한 실패"
당국, 관련 SNS 밈 등까지 무차별 삭제…나흘 지났지만 사고경위 등 안밝혀

지난 26일 경비행기가 충돌한 중국 베이징 소재 중신타워 외벽 유리 패널이 파손돼 있다. 2026.06.27. ⓒ 로이터=뉴스1

(서울=뉴스1) 장용석 기자 = 최근 중국 베이징 도심에서 경비행기가 최고층 빌딩을 들이받은 사고를 두고 의문이 커지고 있다.

사고 발생 나흘이 지나도록 중국 당국이 조사 결과 등 어떠한 설명도 내놓지 않으면서 이번 사고의 실체는 물론 베이징의 삼엄한 항공 통제 체계가 어떻게 뚫렸는지를 놓고도 논란이 확산하고 있다.

30일(현지시간) BBC 등에 따르면 이번 사고는 6월 26일 오후 5시 55분(현지시간·한국시간 오후 6시 55분)쯤 베이징 차오양구 동3환 인근에서 발생했다.

당시 단발 2인승 경비행기 1대가 베이징 최고층 건물인 중신타워와 충돌해 탑승자였던 조종사 1명이 숨졌다. 건물 주변에선 파편 낙하 등으로 13명이 다쳤다.

중신타워는 '중국존'으로도 불리는 109층 랜드마크 건물로 높이가 528m에 이른다. 사고 당시 기체가 들이받은 건물 외벽에선 유리 패널이 파손됐다.

그러나 이번 사고에 대한 중국 당국의 공식 설명은 제한적이다. 차오양구 당국은 사고 다음 날인 27일에서야 "단발 2인승 경량 스포츠 항공기가 비행 중 고층 건물과 충돌했다"고만 간략히 알렸을 뿐 비행경로나 충돌 원인, 조종사 신원 등은 공개하지 않았다.

중국 내에선 사고 현장을 촬영한 영상이나 사진을 담은 온라인 게시물 또한 속속 삭제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BBC는 "이번 사고와 직접 관련 없는 중신타워 사진이나 밈까지도 중국 소셜미디어(SNS)에서 지워졌다"며 이례적인 검열 수준을 주목했다.

중국 베이징 최고층 건물 중신타워. 2026.06.26. ⓒ 로이터=뉴스1

중국에서 당국의 검열은 일상화돼 있지만 이번 사고와 관련해선 그 발생 위치 등을 이유로 특히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는 관측이다.

중신타워는 시진핑 국가주석의 집무실 등이 위치한 중난하이(中南海)로부터 수㎞ 거리에 있다. 이에 베이징 당국은 톈안먼과 중난하이 일대에 상시 비행금지구역을 설정해 두고 있으며, 구역 내 드론 반입·운용 규제도 최근 강화했다.

미국의 중국 전문가 빌 비숍은 엑스(X)에 이반 사고를 "중대한 보안 실패"로 규정하고 "비행기 경로를 감안했을 때 불과 몇 초만 더 비행했더라면 (추락은) 중난하이였을 수도 있다. 그랬다면 베이징의 보안 체계에 지진과 같은 충격을 안겼을 것"이라고 적었다.

항공 추적 서비스 플라이트레이더24 등에 따르면 이번 사고 기체는 중국 선워드항공이 제작한 '오로라 SA60L' 계열 경비행기로 파악된다. 관광·항공촬영·훈련 등에 쓰이는 2인승 기체다.

BBC는 최소 3곳의 중국 항공업체들이 이번 사고 뒤 당국으로부터 경비행기 운항 중단 지시를 받은 것으로 파악됐다고 전했다.

이번 사고 원인이 조종 실수나 기계 결함 때문인지, 고의성이 있었는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그러나 "드론보다 훨씬 큰 경비행기가 베이징의 핵심 지역까지 접근했다는 사실 자체가 중국 보안 당국엔 정치적으로 곤혹스러운 사건"이란 게 외신들의 평가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이번 사고로 중국의 엄격한 수도권 항공 통제 체계에 심각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고 전했다.

BBC는 "중국 당국의 침묵과 광범위한 온라인 검열이 오히려 사고 원인을 둘러싼 추측을 키우고 있다"며, 일부 전문가의 말을 인용해 "고의적인 행위였을 가능성도 있다"고 보도했다.

ys4174@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