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하반기 성장, 상반기 대비 둔화…반도체 호황에 수출은 호조"

한국은행 베이징사무소 中경제 전망…부동산 침체·내수 회복 지연
정부 주도 첨단제조업 투자, 성장 공백 보완…고용창출 등은 한계

중국 산둥성 옌타이항에 자동차가 주차되어 있다. 2026.6.11 ⓒ AFP=뉴스1

(베이징=뉴스1) 정은지 특파원 = 올 하반기 중국 경제 성장률이 상반기 대비 둔화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반도체 업황 호조가 중국 수출 증가를 이끌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은행 베이징(북경)사무소는 29일 '2026년 하반기 중국경제 전망'을 통해 "하반기 중국 경제는 생산·수출·소비 등 주요 지표가 완만한 성장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면서도 상반기와 비교해 성장폭이 둔화할 것으로 예상했다. 중국 및 해외 주요 IB는 올해 중국 경제 성장률을 4.7~5.0% 수준으로 전망했다.

반도체 등 첨단 제조업이 정부의 정책적 지원과 글로벌 시장 점유율 확대에 힘입어 양호한 흐름을 이어가겠지만, 부동산 경기 침체에 따른 건설 자재 수요 부진과 내수 회복 지연, 원자재 가격 상승이 부담이 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한국은행은 미국의 통상정책, 중동 정세에 따른 해상 물류 변동성 확대, 주요 선진국의 수요 둔화 등을 경기 불확실성 요인으로 지목했다. 또한 청년층 고용 부진과 인공지능(AI)발 고용구조 변화, 가계 실질소득 증가세 둔화로 소비심리가 제한될 것으로 봤다.

한국은행 관계자는 "대외 여건의 불확실성이 심화하는 가운데 중국 정부는 기업 지원, 고용 안정, 소득 증대, 사회안전망 확충을 4대 축으로 민생 보호 정책을 강화하고 있다"면서도 "이구환신 정책이 3년차로 정책 효과가 점차 약화하고 있는 데다 중국 가계의 절약형 소비 패턴이 이어지고 있어 소비 회복세를 제약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부동산 경기가 정부의 부양책 시행 등으로 공급과잉이 해소되는 과정에 있음에도, 일부 개발사의 유동성 위기 및 주택수요 회복 지연이 지속되면서 부진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이런 가운데 자동차와 IT제품을 중심으로 수출 물량이 증가하고 있는 것은 하반기 중국 수출의 양호한 증가세를 지지하는 중요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봤다.

최근 반도체 경기가 AI·서버·전자제품 수요 확대 등의 영향으로 호조를 나타내는 등 반도체 업황 호조가 중국의 수출 증가를 이끌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최근 삼성전자나 SK하이닉스와 같은 글로벌 메모리 반도체 업체들이 HBM 등 고부가가치 제품에 생산능력을 집중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디램 공급을 CXMT(창신메모리) 등 중국 업체가 빠르게 메우고 있다고 설명했다.

같은 기간 반도체, 전자부품, 장비 등을 중심으로 수입 수요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됨에 따라 하반기 무역수지는 전략산업 관련 수입 증가에도 불구하고 소비재 수입 회복이 제한될 가능성이 높아 무역 흑자는 높은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했다.

한국은행은 중국 정부가 하반기 재정정책의 집행 강도를 높이고 내수 진작과 성장 동력 확충을 병행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와 함께 한국은행은 최근 중국 경제가 부동산 중심의 투자 모델이 약화하고 첨단 제조업 투자와 수출이 성장 공백을 보완하는 구조로 이동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실제 중국은 지난 2014년 국가반도체산업투자기금(1378억 위안, 31조2600억 원)을 출범한 후 2기(2041억 위안), 3기(3440억 위안) 기금을 통해 대규모 지원을 이어가고 있다.

이같은 첨단제조업 투자는 부동산 투자 감소에 따른 성장 공백을 상당 부분 보완하고 있다는 것이 한국은행 측 판단이다. 첨단 제조업이 부동산이나 건설업보다 생산유발효과와 산업 연계성이 큰 것도 영향을 미쳤다.

다만 한국은행 관계자는 "제조업이 과거 부동산 또는 건설업 수준의 고용 창출 기능을 대체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분석된다"며 "제조업 투자는 부동산만큼의 가계의 소득 및 자산 증가를 견인하기 쉽지 않고, 부동산에 비해 고용 창출 효과가 제한적이라 임금 격차가 확대될 가능성도 존재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중국 경제가 단기적으로는 제조업 투자와 수출을 통해 성장세를 유지할 수 있겠으나 중장기적으로는 소비, 고용, 재정 측면에서 소비 제한, 고용 창출력 제한, 과잉 생산 등의 도전에 직면할 수 있을 것"이라며 "성장의 성과가 가계와 지역경제로 확산할 수 있는 구조를 구축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ejjung@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