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애플, 中반도체 구입 위해 美정부 로비…美수출규제 자충수"

애플, 디램 가격 오르자 中CXMT 구매 위해 美행정부 로비
중국, 美국방부 '블랙리스트' 지정 비판…"기업에 불확실성"

중국 상하이의 한 애플 스토어 앞에서 한 남성이 새 아이폰이 든 쇼핑백을 들고 서 있다. 2023.09.22/ ⓒ 로이터=뉴스1

(베이징=뉴스1) 정은지 특파원 = 중국 전문가는 애플이 중국 반도체 기업의 메모리칩을 구매하기 위해 정부를 대상으로 로비를 벌이는 데 대해 "미국의 정책이 스스로 자초한 족쇄가 됐다"고 지적했다.

중국 관영 글로벌타임스는 29일 애플이 미국 국방부 '블랙리스트'에 오른 중국 반도체 창신메모리테크놀로지(CXMT) 메모리칩 구매를 위해 미 백악관과 정부 관계자들을 상대로 로비를 하고 있다는 보도를 주목하고 "이같은 움직임은 가혹한 업계 현실에 따른 실용적 선택"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파이낸셜타임스(FT)는 "애플이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건설 붐으로 메모리칩 가격이 급등하자 비용 부담을 낮추기 위해 CXMT 칩 구매를 추진하고 있다"며 이같이 전했다. 그간 애플은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으로부터 디램 반도체를 조달해왔다.

CXMT는 중국의 주요 메모리 반도체 기업으로서 미 국방부가 중국 군 관련 기업으로 지정한 이른바 '1260H(중국 군사 기업)' 명단에 올라 있다. 그러나 이 명단은 미 상무부의 수출통제 명단인 '엔티티 리스트'와는 별개다.

중국 기술 전문가인 마지화는 글로벌타임스에 "애플이 CXMT로부터 디램을 공급받기 위해 미국 정부의 허가를 확보하려는 시도는 산업 전반의 공급 부족과 애플과 같은 기업에 큰 부담을 주는 정책 불확실성에 대한 실용적 대응"이라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시장은 소비자용 디램의 심각한 부족을 겪고 있기 때문에 애플은 공급 부족을 해결하는 것이 우선순위가 됐다"고 덧붙였다.

그는 "미국의 1260H 목록이 결국 미국 국내 기업들에게 심각한 제약이 되고 스스로 자초한 족쇄가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저우미 중국국제무역경제협력연구원 선임연구원도 "애플이 CXMT와 같은 현지 공급업체로부터 메모리 칩을 조달하면 물류 비용을 절감하고 생산 효율성을 높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애플은 중국 내에 광범위한 제조 공급망을 갖추고 있다.

특히 중국 전문가들은 미국이 지정한 '1260H' 목록이 미국 내 기업의 부담을 가중시킨다고 지적했다.

저우 연구원은 "미국의 1260H 목록은 향후 미국의 규제 강화가 기업의 장기적인 비즈니스 발전에 해를 끼칠 수 있기 때문에 막대한 정책 불확실성을 초래한다"며 "미국이 자체적으로 설정한 산업 장벽을 제거하고 모든 글로벌 기업을 위한 예측 가능한 비즈니스 환경을 구축해야 한다"고 말했다.

중국 상무부는 미국 국방부가 '1260H' 목록을 지정한 것이 중국 기업의 정당한 권리와 이익에 심각한 해를 끼친다며 중국이 미국 방산 기업 등을 수출통제 목록으로 지정할 수밖에 없었다고 주장한 바 있다.

한편 이번 사안과 관련 CXMT는 별다른 입장을 발표하지 않았다고 글로벌타임스는 전했다.

ejjung@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