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록히드마틴 등 美기업 무더기 제재…정상회담 효과 벌써 끝?

"국가안보와 이익 수호…美 '블랙리스트' 악질적 관행 대응"
대만 압박 포석도…美군수기업 등 46개사 中정부조달 금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14일 중국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트럼프 대통령 방중 환영식에 참석했다. 2026.05.14 ⓒ 로이터=뉴스1

(베이징=뉴스1) 정은지 특파원 = 중국 정부가 미국 방산·희토류 기업 10곳을 수출통제 대상 기업으로 지정하고 록히드마틴, 제너럴 아토믹스 등 46개 미국 기업에 대해 정부 조달을 금지한다고 발표했다.

이는 최근 미국 국방부가 중국 인공지능(AI), 전기차, 배터리, 반도체 등 기업을 중국군 지원 기업으로 지정한 것은 물론이고 미국과 대만 간 무기 거래에 견제하기 위한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미중 간 '역사적' 정상회담이 끝난 지 약 한달 만에 중국과 미국이 제재 조치를 주고받은 만큼, 미중 간 갈등이 재점화하는 분위기도 감지된다.

중국 상무부는 22일 "국가 안보와 이익을 수호하고 확산 방지와 같은 국제적 의무를 이행하기 위해 미국 정부가 이른바 '중국 군사 기업 목록'을 추가하는 악질적 관행에 대응하는 것"이라며 '수출통제법'과 '이중용도 품목 수출 통제 조례' 및 기타 법률 규정에 따라 아비옥스(Aveox), 레드캣 등 미국 기업 10곳을 수출 통제 명단에 올렸다고 발표했다.

이번에 수출 통제 기업으로 지정된 곳 중에는 미국 희토류 기업인 레어어스(USA Rare Earth), 엠피 머티리얼스(MP Materials) 등도 포함됐다.

이중용도 품목은 군사용과 민간용으로 동시에 활용될 수 있는 물자로, 상당수 희토류를 비롯한 핵심광물들을 포함하고 있다.

상무부는 "이에 따라 수출 운영자가 해당 10개 기업에 이중용도 품목을 수출하는 것을 금지한다"며 "모든 국가 및 지역의 조직 및 개인이 중국산 이중용도 품목을 해당 기업에 이전하거나 제공하는 것을 금지하고 관련 수출 활동을 중단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수출이 필요할 경우 수출 운영자가 상무부에 신청서를 제출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같은 날 중국 재정부도 관련 법률에 따라 정부 조달 활동에서 46개 미국 기업에서 생산한 제품을 구매할 수 없다고 발표했다. 여기에는 중국 내 미국 자본 기업은 제외된다.

46개 기업 명단에는 록히드마틴·제너럴 다이내믹스·제너럴 아토믹스 등 미국 방산 기업이 대거 포함됐다.

이에 따라 모든 정부 중앙 예산 단위, 모든 성, 자치구, 직할시 등은 이들 미국 기업에서 생산된 제품 구매가 불가능하다.

앞서 미 국방부는 중국군을 지원하는 것으로 의심되는 중국 기업들을 겨냥한 명단을 발표했다. 미 국방수권법 1260H조에 따른 이 '중국 군사 기업' 명단에는 전자상거래 기업 알리바바, 인터넷 검색업체 바이두, 전기차 업체 비야디 등이 올랐다.

이 명단은 지난 2월 잠시 공개됐다가 설명 없이 철회된 바 있어 논란이 예상됐었다. 특히 당시 명단에서 빠져 대중 강경파의 비판을 받았던 중국의 양대 메모리 반도체 업체인 창신메모리(CXMT)와 양쯔메모리(YMTC)도 이번에 다시 포함됐다.

명단에 오른 중국 기업들은 즉각 반발했다. 알리바바는 "명단 포함은 실수"라고, 바이두는 "신뢰할 만한 정당한 근거가 없다"고, 비야디는 "미국의 조치는 사실적 근거가 부족하다"고 주장했다.

중국 정부도 "미국이 국가 안보 개념을 일반화해 중국 기업을 부당하게 탄압하는 것에 결연히 반대한다"며 "중국 기업의 합법적 권익을 지키기 위해 필요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보복 가능성을 시사했다.

여기에 대만에 대한 미국의 무기 판매를 경고하기 위한 것이라는 해석도 있다.

라이칭더 대만 총통은 최근 기자회견에서 약 140억 달러(약 21조 원) 규모의 미국 대만 무기 판매안이 조속히 승인되기를 기대한다며 "미국의 대만 정책에 변화는 없다"고 설명했다.

대만 자유시보는 소식통을 인용해 대만 국방부가 미국으로부터 구매한 첨단 MQ-9B 드론 중 2대가 지난 3월 처음으로 인도됐다고 보도했다.

'하늘의 암살자'라 불리는 MQ-9B는 중국 정부가 이날 조달 금지 기업으로 지정한 제너럴 아토믹스가 개발한 대형 드론으로 지난 2020년 미국은 대만에 MQ-9B 4대 판매를 승인한 바 있다. 나머지 2대는 내년 대만에 인도될 예정이다.

이런 가운데 대만 국방부는 이날부터 5일간 높은 전투 준비 태세에 대한 즉각적 대응 능력을 강화하기 위한 전투 준비 훈련을 실시한다고 발표했다.

외교 소식통은 "최근 중국이 대만과 관련한 문제에 있어 대응 수위를 높이고 있다"며 "중국 입장에서 대만 문제는 '핵심 이익 중 하나'가 아닌 '핵심 이익 중 가장 중요한 핵심'으로 보고 있다"고 분석했다.

ejjung@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