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훈 노동장관 "AI 반도체 초과이익, 협력사와도 나눠야"
로이터통신 인터뷰…"사회적 대화 통해 새 분배규칙 만들어야"
AI 호황발 대·중소기업 임금격차 확대 우려…"이익공유는 재투자"
- 신기림 기자
(서울=뉴스1) 신기림 기자 =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이 로이터통신과 인터뷰에서 삼성전자(005930)와 SK하이닉스(000660) 등 인공지능(AI) 붐으로 막대한 수익을 올린 기업들이 초과 이익의 일부를 협력업체 및 그 노동자들과도 공유해야 한다고 밝혔다.
5일 공개된 로이터통신과의 인터뷰에서 김 장관은 목표치를 웃도는 수익을 거둔 기업들이 세금을 제외한 초과 이익의 일부를 공급업체와 하청업체, 근로자들에게 배분하는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사회적 대화를 통해 새로운 분배 규칙을 만들어야 한다"며 "삼성전자의 놀라운 성과가 노사 모두의 헌신 덕분이라는 점은 부인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하지만 삼성에는 1700개 협력업체가 있고 물과 전기 등 지역사회 인프라도 기업 성장에 기여했다"고 덧붙였다.
최근 삼성전자와 노조 간 임금협상 타결을 중재한 김 장관은 로이터와 인터뷰에서 초과 이익 공유론의 구체적 방향을 처음 제시했다.
삼성과 SK하이닉스는 AI 확산으로 고대역폭메모리(HBM) 수요가 폭증하면서 사상 최대 수준의 수익을 기록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반도체 부문을 대상으로 2026~2028년 연간 영업이익이 200조 원을 넘을 경우 영업이익의 10.5%를 재원으로 특별성과급을 지급하기로 노조와 합의했다.
초과 이익 공유론을 두고 국민의 힘이 "시장경제를 훼손하는 국가 개입"이라고 비판한 데 대해서도 김 장관은 재투자라고 반박했다. 그는 "내가 말하는 분배는 협력사와 이익을 공유하자는 것"이라며 "이는 분명한 재투자"라고 말했다.
협력업체 납품 단가 조정이나 중소기업 인재 육성 투자 등이 논의 대상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김 장관은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임금 격차가 AI 붐으로 더욱 확대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대기업 직원들은 AI 특수에 따른 막대한 성과급을 받게 되지만 중소기업 근로자들은 그렇지 못하다"며 "이는 매우 우려스러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한국의 소득 상·하위 20% 가구 간 격차는 올해 1분기 6년 만에 가장 크게 벌어졌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김 장관은 불평등 심화가 결국 한국 경제 성장률을 떨어뜨릴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번 발언은 최근 정부 내에서 확산하고 있는 AI 이익 공유 논의와도 맞닿아 있다.
앞서 김용범 대통령실 정책실장은 AI 산업 호황으로 인한 초과 세수를 국민에게 환원해야 한다며 이른바 'AI 국민배당' 논의를 제기했다. 당시 블룸버그는 이를 AI 수혜 기업에 대한 사회적 재분배 압력이 커지고 있다는 신호로 해석해 시장의 급락을 부르기도 했다.
김 장관 역시 지난달 말 초과 이익 활용 방안을 논의하는 공개 포럼 개최 계획을 밝힌 바 있다.
AI 붐이 만들어낸 막대한 부를 어떻게 분배할 것인가를 둘러싼 논쟁이 한국뿐 아니라 미국 등 주요국으로 확산하고 있다.
최근 미국에서는 트럼프 행정부가 오픈AI 등 주요 AI 기업 지분을 정부가 보유하고 수익을 국민에게 환원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는 보도도 나왔다.
4일 디지털 매체 노터스(NOTUS)는 미 정부 고위 관계자들이 주요 AI 기업들과 정부의 지분 취득 가능성을 놓고 예비 논의를 진행했다고 보도했다. 정부가 확보한 지분에서 발생하는 수익은 미국 가계에 배당금 형태로 지급하거나 공공 목적에 활용하는 방안이 검토되는 것으로 알려졌다고 노터스는 전했다.
shinkiri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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