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무보트로 태안 앞바다 들어온 중국인은 中 반체제인사 둥광핑"

천안문사태 추모 등으로 수차례 수감…이전에도 3차례 中 탈출 시도
3년 전 제트스키 밀입국 사례 참고…"가족 있는 캐나다行 희망"

충남 태안 앞바다에서 고무보트를 타고 영해에 진입해 해경에 붙잡힌 중국 반체제 인사 둥광핑(68). (사진=셩쉐 엑스(X) 갈무리)

(서울=뉴스1) 김지완 기자 = 충남 태안 앞바다에서 고무보트를 타고 영해로 진입해 경찰에 붙잡힌 중국인이 중국의 반체제 인사인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뉴욕타임스(NYT), AFP통신 등에 따르면 27일 중국의 전직 경찰관인 둥광핑(董廣平·68)의 변호사는 둥의 신원을 확인했다.

둥이 타고 있던 고무보트는 지난 25일 오후 9시 36분쯤 태안 서격비도 북서쪽 약 18㎞ 지점에서 인근 어선에 의해 발견됐고, 해경은 그를 긴급체포해 신진항으로 압송한 뒤 출입국관리법 위반 혐의로 입건했다.

그를 친구라고 소개한 중국계 캐나다인 언론인이자 인권 운동가인 셩쉐는 27일 엑스(X)를 통해 둥이 철저한 점검과 준비 끝에 중국 산둥성 웨이하이에서 출발했다고 밝혔다.

그는 "어젯밤 그(둥)와 통화했다"며 "둥광핑은 한국 해역에 도착했을 때 이미 의식불명 상태였다고 한다. 그는 50시간 넘게 잠을 자지 못했고, 30시간 넘게 바다에서 바닷바람을 맞고 있었다"고 전했다.

이어 둥이 캐나다에 사는 가족과 재회하기를 원하며 그가 지난 2023년 제트스키로 밀입국한 중국 인권운동가 취안핑의 사례를 참고했다고 말했다.

둥은 중국공산당에 반대하고 정치 개혁과 인권 개선을 촉구한 반체제 인사다.

미국의 인권 단체 '중국 인권'(Human Rights in China)에 따르면 그는 중국 중부 허난성 정저우에서 경찰관으로 일하다 지난 1999년 당시 10주년을 맞은 천안문 사태 희생자를 추모하는 청원서에 서명했다는 이유로 해임됐다.

이후 2001년 '국가 정권 전복 선동' 혐의로 체포돼 3년간 복역했고, 2014년 5월 천안문 사태 희생자 추모 활동으로 다시 구금됐다.

둥은 2015년 2월 풀려났으며 아내, 딸과 함께 태국으로 피신했다. 둥의 가족은 캐나다에 난민 자격으로 정착했으나 태국 당국은 유엔이 그의 난민 지위를 인정했음에도 불구하고 같은 해 11월 그를 중국 경찰에 인도했다.

그는 2019년 8월 형기를 마치고 출소한 뒤 같은 해 12월 대만 진먼다오로 헤엄쳐 가려 했으나 실패했다. 이듬해 1월에는 베트남으로 탈출했으나 2022년 8월 현지 경찰에 체포돼 다시 중국으로 추방됐다. 그는 불법 월경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고 2023년 10월 출소했다.

유엔은 지난 2022년 보고서를 통해 둥이 경찰의 감시와 괴롭힘, 경제적 어려움 등으로 인해 여러 차례 탈출을 시도한 것이라고 밝혔다.

셩은 캐나다 외교부에 보낸 서한에서 "그(둥)의 과거 이력을 고려할 때, 강제 송환될 경우 그는 투옥, 고문, 실종, 나아가 사망에 이를 수도 있는 심각한 위험에 처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한국 당국에 둥을 중국으로 송환하지 말 것을 촉구했다고 전했다.

gwki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