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딜' 없이 끝난 트럼프 방중…미·중 시선은 벌써 9월 워싱턴으로

'전략적 안정' 추구하며 이견 관리 등 관계 재설정 시도
중동 정세·이란 등 입장 확인…연 내 3회 이상 회담 예상

15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베이징 중난하이를 산책하며 대화를 나누고 있다. 2026.05.15 ⓒ 로이터=뉴스1

(베이징=뉴스1) 정은지 특파원 = '세기의 담판'으로 평가받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주석 간 정상회담이 '빅딜' 없이 마무리되면서 양국 정상은 다음 만남을 기약하게 됐다.

15일 관영 신화통신 및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오후 2시 30분께 워싱턴 DC로 향하는 전용기 '에어포스원'에 탑승해 중국을 떠났다. 공항에는 왕이 외교부장, 마자오쉬 외교부 상무부부장, 셰펑 주미 중국대사가 그를 환송했다.

미중 양국은 이번 정상회담을 통해 경제·무역 등 일부 항목에서 합의를 이뤘다. 현재까지 양국 모두 구체적인 합의 내용을 공개하지 않았으나, 트럼프 대통령은 "환상적 무역 합의"를 이뤘다고 평가했다. 시진핑 주석도 "경제·무역 관계의 안정을 유지하고 각 분야의 실질적 협력을 확대하며 서로의 우려를 적절히 해결하는 데 중요한 합의를 이뤘다"고 평가했다.

약 6개월 만에 만난 양국 정상이 서로에게 큰 선물 보따리는 안기지 않았으나, 미중 모두 주요 현안에 대해 대형 돌파구를 마련하는 대신 무역 휴전을 유지하고 상황을 관리하기로 합의한 데 이번 회담의 의미를 두는 분위기다.

시 주석은 미국과 '건설적 전략적 안정 관계'라는 새로운 위치를 구축하기로 합의한 것에 무게추를 두고 있다. 미국과 대등한 위치에 올라섰음을 강조하면서 양국 간 상호 작용이 세계 정세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점을 지속해서 발신했다.

중국이 설명하는 '건설적 전략적 안정관계'는 이견을 통제할 수 있는 상태의 일상적 안정 및 평화를 기대할 수 있는 지속적 안정 등의 개념이 포함된다. 즉, 이견을 통제 가능한 수준으로 관리하자는 뜻으로 해석된다.

트럼프 대통령 역시 시 주석에 "양측은 일련의 중요한 공감대를 형성하고 여러 협정을 체결해 많은 문제를 해결했다"며 이번 방문을 매우 성공적이라고 평가했다.

양국 정상은 접점을 찾아가면서 향후 있을 대화 기회를 엿볼 것으로 관측된다.

시 주석은 14일 국빈 만찬에서 트럼프 대통령에 "미국을 위대하게 하는 것(MAGA)과 중화민족의 부흥은 공존할 수 있다"고 언급하며 양국의 협력 범위를 확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 역시 만찬과 15일 오전 '권력 심장부'인 중난하이에서 열린 소규모 회담에서 시 주석의 9월 워싱턴 DC 방문을 재차 촉구했다.

천보 싱가포르국립대 동아시아연구소 선임연구원은 중화권 매체인 연합조보에 "미중 양측이 달성한 경제 및 무역 성과는 주로 특정 기업과 제품에 집중됐다"며 "이는 비교적 미미한 수준에 속한다"고 설명했다.

천 연구원은 "전체적으로 볼 때 성과는 시장 예상을 하회한다고 생각할 수 있다"면서도 "트럼프 대통령은 이미 시진핑 부부를 9월 미국으로 초청했고, 양측 모두 다음 서명을 위해 일부 성과를 보류할 의향이 있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2017년 미중 정상회담 이후 양국 관계는 급속하게 악화했고, 긍정적인 소식이 한꺼번에 쏟아지면서 오히려 이후의 상황에 불리하게 작용했다"며 "중국은 이번 회담에서 몇 달 후의 정상 회담을 위한 카드를 남길 수 있다"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 입장에서도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시 주석을 초청하는 것이 더 큰 효과를 얻을 수 있다고 판단했을 것으로 분석된다.

외교가에선 미중 정상이 올해 최소 세차례 더 회담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를 반영하듯 중국은 올해를 미중 관계에 있어 '큰 해(大年)'이라는 표현을 종종 언급한다.

양국 정상은 올해 말 각각 중국과 미국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와 주요20개국(G20) 정상회의를 성공적으로 개최하기 위해 상호 지원한다는 데 합의했다.

여기에 9월 시진핑 주석의 미국 방문이 성사된다면, 연내 세 차례의 회담을 할 수 있다는 얘기다.

다만 중동, 대만 등 문제를 둘러싸고 양측 간 여전히 견해차는 존재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중이 이란 문제에 대해 매우 비슷하게 생각하고 있다"며 "그 상황이 끝나기를 원하고 호르무즈 해협이 개방되기를 바란다"고 했다.

그럼에도 중국은 대화와 협상을 통한 해결을 강조하며 "각 측의 우려를 고려한 해결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원론적 입장을 반복했다.

대만 문제와 관련해서도 시진핑 주석은 트럼프 대통령 면전에 "대만 문제를 신중히 다뤄야 한다"며 적절하게 처리하지 않을 경우 충돌 위험을 경고했으나 트럼프 대통령은 명확한 입장을 표명하지 않았다.

ejjung@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