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와 노타이 회동' 그곳에 트럼프 불렀다…시진핑 관저외교

15일 미중 정상 차담 및 오찬 '권력 심장부' 중난하이서 개최할 듯
'미중 데탕트' 닉슨도 방문…푸틴 등 절친과도 격식없는 외교 빈번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 로이터=뉴스1

(베이징=뉴스1) 정은지 특파원 = 9년 만에 '안방'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맞이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중국 권력의 심장부'인 중난하이(中南海·중남해)에서 미중 간 '소규모 회담'을 진행할 것으로 알려졌다.

14일 외교가 등에 따르면 전날(13일) 저녁 베이징에 도착한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오전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시 주석과 정상회담을 갖고 오후엔 톈탄공원을 방문한다. 이어 저녁엔 인민대회당에서 환영 만찬에 참석한다.

이어 15일에는 양자 차담 및 실무 오찬을 가진 후 워싱턴DC로 복귀한다. 백악관과 중국 정부 모두 15일 차담 및 오찬 장소를 공개하지 않았으나, 트럼프 대통령의 막바지 일정은 모두 중난하이에서 진행할 것으로 전해진다.

중난하이는 중국 최고 지도부의 집무실과 관저가 있는 곳으로 중국이 트럼프 대통령의 이번 방중 기간 국빈 방문 그 이상 수준의 '높은 의전'을 제공하는 의미를 갖는다. 중국 내에서도 중난하이는 자금성과 함께 중국을 상징하고 대표하는 곳으로 인식된다.

9년 전 트럼프 대통령의 첫 중국 방문 당시에는 이곳을 찾지 않았다. 중난하이는 과거 미중 정상 외교에서도 각별한 의미를 지닌다.

1972년 2월 리처드 닉슨 당시 미국 대통령은 미수교국인 중국을 방문했는데, 마오쩌둥 주석은 닉슨 대통령을 중난하이로 초청했었다.

당시 닉슨 대통령과 마오 주석 간 중난하이 회동 시간은 15분으로 예정됐으나, 양측 간 대화는 한 시간 넘게 이어졌다는 후문이다. 이를 계기로 미중은 본격적 관계 개선을 나섰고 마침내 상하이 공동선언문을 마련하게 된다.

1988년(덩샤오핑 집권)과 2002년(장쩌민 집권) 각각 중국을 방문한 빌 클린턴 대통령과 조지 W.부시 대통령 역시 중국 방문을 마무리 한 후 중난하이에서 '작별 인사'를 했다. 다만 후진타오 주석 시절 미국 정상의 중난하이 방문은 없었다.

시 주석 체제 들어 '중난하이 외교'는 상대적으로 빈번해졌다. 2014년 11월 중국을 방문한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중난하이에서 산책을 겸한 회담을 진행했다. 시 주석이 집권 후 처음으로 중난하이로 초청한 정상이 오바마 대통령이다.

양 정상은 공식 정상회담을 하루 앞두고 당시 '노타이' 차림으로 편안한 분위기 속에서 친교 분위기를 조성했다. 당시 중국 언론들도 '관례를 깬 파격'으로 회담을 묘사했다.

시 주석은 지도자의 집무실이 모여있는 중난하이 내 작은 섬인 '잉타이(瀛台·영태)'의 역사를 소개하면서 "중국의 근대사를 이해하는 것은 오늘날 중국 국민의 이상과 미래를 이해하는 데 중요하다"고 언급하며 '국가 부흥'을 핵심으로 하는 중국의 외교적 강경함을 뜻하는 '중국몽'을 강조했다.

중국을 국빈 방문 중인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16일(현지시간) 베이징의 중난하이 리더십 컴파운드에서 시진핑 국가 주석과 비공식 회담을 하고 있다. 2024.05.17 ⓒ AFP=뉴스1

최근엔 중국 우방국 정상들의 중난하이 방문이 눈에 띈다. 2024년 5월 시 주석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중난하이로 초청해 '노타이' 소규모 회담을 가졌다. 현지 언론은 중국과 러시아 간 포괄적 전략적 협력 동반자 관계를 반영하는 이정표적 장면이라고 평가했다.

2025년엔 알렉산더 루카센코 벨라루스 대통령이 중난하이에서 시 주석과 만났다. 루카센코 대통령은 중국만 15차례 이상 방문한 우방국 정상으로, 당시 회담엔 시 주석의 딸인 시밍저가 외교 무대에 처음 등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시 주석이 트럼프 대통령과 상징적 장소에서 회담하는 것은 양국 간 갈등을 관리하겠다는 의지로도 풀이된다.

옌쉐퉁 중국 칭화대 국제관계학원 명예원장은 최근 펑파이와 인터뷰에서 "중국이 트럼프 대통령의 방중을 동의한 것은 그의 방중을 통해 갈등 심화 추세를 완화하려는 의도를 보여준다"고 진단했다.

ejjung@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