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파원칼럼] C-문화와 공존해야 한다면
- 정은지 특파원

(베이징=뉴스1) 정은지 특파원 = "요즘 샤오훙슈를 하는 한국인이 정말 많아진 것 같아."
최근 만난 한 중국인 지인의 말을 듣고 실제로 그런지 확인하고 싶어 샤오훙슈에 접속했다.
샤오훙슈는 중국판 인스타그램으로 평가받는 SNS로 많은 중국인들은 이 곳에서 사진과 영상을 올리거나 자신의 생각을 올린다. 기업들은 마케팅 창구로 샤오훙슈 플랫폼을 활용하고 상업 계정을 운영하는 사람들은 이 곳에 상점을 열어 소매 활동도 할 수 있다.
알고리즘의 영향도 있겠지만, 샤오훙슈에서 활동하는 한국인들을 쉽게 찾아볼 수 있었다. 중국에서 거주하거나 여행하는 사람의 계정, 중국 관련 사업의 마케팅을 위한 계정뿐 아니라 이미 유튜브 계정을 운영하며 수십만 이상의 구독자를 보유한 소위 '인플루언서'도 중국어 자막이 달린 영상을 게재해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었다. 한국에서 활동중인 아이돌, 배우, 모델도 샤오훙슈 계정을 잇따라 개설해 중국팬들과 소통 중이다.
샤오훙슈의 월간 활성 사용자수(MAU)는 약 3억5000만명으로 추산된다. MAU가 30억명에 육박하는 인스타그램이나, 27억명 규모인 구글 유튜브에 비할 바는 아니지만, 글로벌 영향력이 확대되고 있다는 점은 분명하다.
테크업계 관계자는 "최근 샤오훙슈의 전략 방향이 해외 인플루언서를 유치하는 것으로 향하고 있다"며 "이 때문에 해외에서 활동하는 인플루언서에 대한 혜택도 상대적으로 많은 편으로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다른 플랫폼에서 동일한 구독자를 보유하고 있는 인플루언서라면, 해외 인플루언서에 대한 혜택이 더 크다고 부연했다.
사용자 70% 이상이 여성 사용자인 샤오훙슈가 플랫폼 경쟁력 확대를 위해 해외로 눈을 돌리는 사이 '디지털 자아'를 표현하거나 상업 활동을 위한 '시장'이 필요한 MZ 사용자 간 수요가 맞아떨어진 결과로 보인다.
마라탕, 탕후루와 같은 중국 음식들의 인기가 꾸준히 유지되고 있다. 최근엔 여러 밀크티를 포함한 중국 본토 음식 브랜드가 한국 진출을 선언했고 중국 유력 만두 프랜차이즈도 조만간 한국 매장을 열 준비를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차이나뷰티'를 뜻하는 'C-뷰티'도 한국을 노리고 있다. 과거 중국이 한국 K-뷰티에 열광했던 것을 생각하면 격세지감이다.
물론 중국 음식을 먹고 중국 플랫폼을 쓰면서도 중국에 대한 거부감을 느끼는 사람도 여전히 적지 않지만 물량 공세에 나서고 있는 C-문화가 영향력을 키우고 있는 것은 하나의 흐름으로 자리잡은 듯하다.
중국에 진출한 한 기업인은 "중국이 소프트파워나 디테일까지 강하지 않은 것이 그나마 다행"이라고 언급한 것이 떠오른다. 반대로 말하면 우리가 파고들 중국의 빈틈이 줄어든다는 얘기다.
한국 젊은층을 공략하는 중국 기업이 확산하는 것은 어쩌면 글로벌화 시대에서 나타나는 일반적 현상이지만 우리가 고민해야 할 지점도 분명 존재한다고 생각한다.
제조업 등 과거 협력했던 전통적 분야에서 한중은 이미 전략적 경쟁 관계로 전환됐다. 보이지 않는 문화 간 경쟁과 교류가 동시에 일어나는 현 상황에서 무작정 이를 막고 거부감을 표할 것이 아니라 어떤 관점에서 이를 받아들여 우리 경쟁력을 확대하고 성과를 만들어 낼 수 있는지를 먼저 고민해야 할 때다.
ejjung@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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