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판 CIA 설치법안 각의 결정…패전 후 첫 '정보사령탑' 7월 출범
정보국에 각 부처 정보 집약·분석 조정 권한 부여…연내 설치 목표
'군국주의 트라우마'로 정보기관 설치 미뤄와…사생활 침해 우려도
- 김지완 기자
(서울=뉴스1) 김지완 기자 = 일본 정부가 정보 기능 강화를 위해 '국가정보국'을 설치하는 법안을 13일 각의(국무회의) 결정했다.
일본 NHK 방송에 따르면 이날 각의 결정된 법안은 국가정보국에 정보 사령탑으로서 각 정부 부처의 정보를 집약·분석하기 위한 종합 조정 권한을 부여하는 내용이다.
다카이치 사나에 총리는 정부의 정보 기능 강화를 안보 정책의 근본적 강화, 책임 있는 적극 재정과 더불어 '중요한 정책 전환'의 3대 핵심 축 중 하나로 규정하고 있다.
정부는 이번 국회에서 관련 법안 통과를 목표로 하고 있으며, 이르면 7월 중 일련의 조직을 창설할 계획이다.
이 법안에는 중요한 정보활동과 외국의 공작 활동에 대한 대응 등 정보 기능 강화를 위해 총리를 의장으로 하고 관방장관과 외무상 등 11명의 관계 각료로 구성된 '국가정보회의'를 내각에 설치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국가정보회의의 각료는 총리의 요구에 따라 필요한 자료와 정보를 적시에 제공해야 한다.
국가정보국은 현재 관방장관 직속으로 정보 수집·분석을 담당하는 내각정보조사실을 발전적으로 해체하는 형태로 설치된다.
지금까지 일본은 내각정보조사실, 외무성, 방위성, 경찰청 등으로 정보 기능이 분산돼 이를 집약해 정부 전체에 공유하는 기능을 만드는 것이 과제였다.
이 역할을 하나의 '사령탑(국가정보국)'으로 묶어 총리에게 직보고한다는 점에서 미국 중앙정보국(CIA)의 역할과 닮았다는 분석이다.
일본은 제2차 세계대전 패전 이후 군국주의를 연상시킨다는 트라우마 때문에 강력한 중앙 정보기관 창설을 꺼려 왔다. 그러나 최근 일본 내에서 최근 중국과 연계된 여론조작 정황이 포착되는 등 정보전이 격화되면서 정보 기능 강화의 중요성이 커졌다는 게 일본 정부의 입장이다.
한편 테레비아사히는 다카이치 정권의 한 간부를 인용해 국가정보국의 최종적인 형태가 어떻게 될지 알 수 없다고 말할 정도로 국가정보국의 미래 모습이 불투명하다고 지적했다.
지난해 자민당과 일본유신회는 연립 정권 출범 합의서에서 '대외정보청'과 '정보요원 양성 기관 창설' 등을 명시했다. 정보활동이라는 명목으로 정보기관이 통신 감청 권한까지 갖게 된다면 사생활을 침해할 수도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이러한 우려에 대해 기하라 미노루 일본 관방장관은 "감시가 강화된다는 지적이나 정보기관의 의도에 따라 정책 결정이 좌우된다는 지적은 맞지 않다고 생각하며, 이러한 우려를 불러일으키지 않도록 세심한 설명을 해 나갈 생각"이라고 말했다.
gwki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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