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나몰라라' 中·러, 반미 동맹 한계…우정보다 득실 계산
베네수 이어 이란정권 심장 축출에도 실질적 지원 부재
시진핑, 트럼프와 협상판 지킬듯…푸틴, 유가 상승 시 이득
- 이지예 객원기자
(런던=뉴스1) 이지예 객원기자 = 중국과 러시아가 미국의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 이란 최고지도자 제거를 관망하며 반미 동맹이 지닌 글로벌 영향력의 한계를 노출했다는 진단이 나온다.
반미 연대 '크링크'(CRINK, 중국·러시아·이란·북한의 영문명 첫 글자를 묶은 약칭)의 한 축인 이란이 미국 공격으로 하루아침에 정권의 심장을 잃었다.
중국과 러시아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중동에 2003년 이라크 전쟁 이래 최대 규모의 미군 전력을 배치하고 이란을 거세게 압박하는 상황에서 이란 정권을 돕기 위한 어떤 실질적 조치도 취하지 않았다.
미국 제재를 우회하는 경제적 지원으로 이란에 '경제적 생명줄'을 쥐여 주기는 했지만 그뿐이다. 두 나라 모두 이란과 25년 기간의 포괄적 협력 협정을 체결했지만 정권의 안전보장에는 뒷짐지고 있었다.
중국과 러시아는 지난달 28일(현지시간) 미국의 하메네이 제거를 강력히 규탄했지만 미국의 이란 공습이 당분간 지속될 가능성이 큰 상황임에도 이란 군사 지원을 포함한 어떤 적극적인 개입도 약속하지 않았다.
지난 1월 미국의 베네수엘라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 축출 당시에도 중국과 러시아는 지금과 같은 대응으로 일관했다. 마두로 역시 중남미를 대표하는 반미 지도자이자 중국·러시아의 전략적 파트너였다.
베네수엘라 사태 때만 해도 트럼프 대통령이 대만 침공을 저울질하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우크라이나 침공에 한창인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게 나쁜 선례를 세웠다는 비판이 많았다.
불과 두 달 만에 미국이 이란 최고지도자까지 손쉽게 폭사시키자 다극화 세계를 주창하던 중국과 러시아가 과연 미국의 패권을 견제할 충분한 역량을 보유한 것인지 의문이 제기된다.
일간 텔레그레프는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에서 완승할 경우 중국과 러시아가 잠재적 파트너들에게 미국의 패권이 돌이킬 수 없이 쇠퇴하고 있다고 설득하기 어려워진다"며 "이란이 빠진다면 크링크의 신뢰도가 추락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중국과 러시아가 이란을 관망하는 이유는 역시 우정보다 국익이 우선이기 때문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3월 31일~4월 2일 집권 2기 처음으로 중국을 찾아 시 주석과 정상 회담한다.
미중 정상은 작년 10월 부산 이후 6개월 만의 만남으로 무역 휴전 연장과 'G2'(주요 2개국) 관계 개선을 꾀한다. 신중한 성격의 시 주석이 이란 때문에 트럼프와의 협상 판을 깨지는 않을 것이라고 블룸버그통신은 분석했다.
고도의 전략적 계산가인 푸틴 대통령은 이란 사태를 역이용할 기회를 노릴 것으로 보인다. 국제유가 급등은 서방 제재와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에 처한 러시아에 재정적 숨통을 틔워주는 통로가 될 수 있다.
ezy@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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