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전쟁 후폭풍 걱정하는 中…관영지 "정권교체 선동 용납못해"

"협상 과정 중 공습…이란이 속았다" 연일 비판
中 에너지 공급망 안정·일대일로 영향력 약화 등 우려

28일(현지시간) 이란 수도 테헤란에서 미국과 이스라엘의 미사일 공격으로 연기가 피어오르고 있다. 2026.02.28 ⓒ 로이터=뉴스1

(베이징=뉴스1) 정은지 특파원 = 중국 관영지는 미국과 이스라엘이 이란에 공격을 가한 데 대해 "주권국 지도자를 살해하고 정권 교체를 부추겼다"고 거듭 비난했다. 이란의 우방국인 중국이 중동 정세 불안으로 에너지 공급망이 흔들리고 '일대일로' 구상에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하고 있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중국 관영 환구시보는 2일 논평에서 "미국과 이스라엘이 이란에 대한 기습을 감행하면서 이란 최고 지도자와 여러 고위 관료가 사망하며 중동 정세가 위험한 지경에 몰렸다"며 "이번 공격이 이란과 미국이 협상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시작된 것을 두고 일각에선 '이란이 속았다'고 보고 있다"고 진단했다.

환구시보는 "미국이 주권 국가 지도자를 공공연하게 살해하고 정권 교체를 부추기며 이를 '성과'로 자만하고 있다는 점은 더더욱 받아들이기 어렵다"며 "이는 모두 국제 관계의 기본 원칙을 공개적으로 짓밟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논평은 "미국과 이스라엘의 경솔한 행동으로 수천 명의 이란 민간인이 다쳤고 전쟁의 불길은 주변 국가로 확산됐으며 호르무즈 해협 봉쇄로 전 세계 에너지 공급과 해상 운송 체계도 불확실성에 빠졌다"고 지적했다.

이어 "즉시 군사 행동을 중단하고 전쟁의 확산과 확산을 방지하며 상황이 걷잡을 수 없는 지경으로 발전하는 것을 피하는 것이 시급한 과제이자 국제 사회의 보편적인 공감대로, 대부분의 국가는 관련 당사자들이 정치 및 외교 방식을 통해 조속히 상황을 완화하는 방안을 찾기를 기대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환구시보는 "정글의 법칙이 다시 회귀한다면 양육강식의 논리가 묵인될 것"이라며 "선제적 공격이 유엔을 우회하고 외교 과정을 무시하며 다른 나라에 무력을 사용하는 구실을 만든다면 제2차 세계대전 후 구축된 유엔을 중심으로 한 국제 체계는 무용지물이 될 것"이라고 했다.

특히 "일방적인 제재와 군사 공격이 유엔 헌장 위에 마음대로 군림하고 강대국이 사익을 위해 민간인의 생사를 무시하고 지역의 '화약통'을 사용하면 중동에서 발생한 비극은 내일 세계 어느 곳에서나 재현될 수 있다"며 "소수의 국가와 국가 그룹이 소위 실력 있는 위치에서 출발해 강권과 괴롭힘을 저지르는 것은 오늘날 국제 질서의 가장 위험한 요소"라고 지적했다.

또한 "정글의 법칙에는 미래가 없고 패권주의는 인심을 얻지 못한다"며 "국제 사회가 단결해 다자주의를 실천해야만 강권 정치의 토양을 완전히 제거할 수 있다"고 촉구했다.

이에 앞서 왕이 중국 외교부장은 전일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과 통화하고 "주권국 지도자를 살해하고 정권 교체를 선동하는 것을 용납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중국은 이란 전쟁으로 원유 주요 수송로인 호르무즈 해협이 봉쇄될 경우 국제 유가 급등 등으로 인해 에너지 공급망이 흔들릴 것을 우려하고 있다. 이렇게 될 경우 에너지의 안정적 수송에 악영향을 주는 것은 물론이고 국제 유가 급등에 따른 비용 부담 등이 불가피하다.

특히 중국은 이란과 위안화를 통해 원유를 거래하며 달러 패권에 맞서는 주요 역할을 해왔는데, 이번 사태로 중동 내 위안화의 국제화 교두보가 사라질 가능성도 있다.

여기에 중국은 지난 2021년 이란과 에너지, 인프라, 교통 등 분야에서 25년간 4000억 달러 규모의 전략적 협력을 체결했는데 전쟁으로 정권이 교체될 경우 계약이 무효화되고 자산 동결에 따른 투자 손실이 불가피 할 것으로 관측된다.

이와 함께 중국이 이란을 통해 유라시아로 통하는 관문을 구축한 '일대일로' 구상에 차질이 예상된다. 중국은 중앙아시아와 이란을 거쳐 터키를 가로지르는 화물열차를 운영해왔다.

ejjung@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