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언론 "대미투자, 美에만 유리한 사업…무리한 요구 거부해야"

"공적자금 들어간 만큼 용도·효과 감시해야…투명성 높여라"
"트럼프와 관계 유지뿐 아니라 자유무역 위한 각국 연계도 가속"

28일 주일 미군 요코스카 기지의 조지워싱턴호에서 연단에 오른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왼쪽)과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 2025.10.28 ⓒ 로이터=뉴스1

(서울=뉴스1) 윤다정 기자 = 일본이 관세 협상 합의와 관련해 대미 투자처 선정을 이어 오고 있는 가운데, 일본 언론이 공적 자금이 투입되는 대미 투자가 미국의 입맛에만 맞춰 진행되는 점을 우려하며 투명성 확보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20일 마이니치신문·아사히신문 등에 따르면, 일본은 5500억 달러(약 796조 원) 규모 대미 투자 첫 사업으로 텍사스주의 심해 원유 수출 터미널, 오하이오주의 천연가스 화력발전, 조지아주의 산업용 합성 다이아몬드 생산 등 3개 사업 투자에 공식 착수했다.

이를 두고 양국 정상은 '미일의 상호 이익 촉진'과 '미국 산업의 부흥'이라는 동상이몽 같은 시각을 드러내며 온도 차를 보였다.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는 지난 17일 X(구 트위터)를 통해 "이번 프로젝트는 중요 광물, 에너지, 인공지능(AI)·데이터센터 등 전략 분야에서 미일이 협력해 공급망을 구축, 유대 관계를 강화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같은 날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서 "이는 미국의 산업 기반을 되살리기 위한 우리의 역사적인 무역 협정의 일부"라면서 "수십만 개의 훌륭한 일자리를 만들고, 이전에 없던 수준으로 우리의 국가 및 경제 안보를 강화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마이니치는 "각 사업의 예정지는 중간선거 격전지로 여겨지는 주에 있다. 고율 관세의 성과라고 홍보하고 싶을 것"이라며 "막대한 자금을 투입하는 대상은 미국에 유리한 사업뿐이다. 이것이 일본의 국익에 기여하는 것인가"라고 지적했다.

특히 발전소는 AI 개발에 박차를 가하는 미국 기업에 주로 전력을 공급하고, 인공 다이아몬드는 미국의 중국 의존 탈피에 도움을 준다는 것이다.

마이니치는 "대미 투자는 트럼프 행정부가 일방적으로 부과한 고율 관세를 낮추는 대가로 일본이 받아들인 것이지만, 투자 대상을 최종적으로 정하는 권한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있는 등 미국에 유리한 구조"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일본이 활용하는 정부계 금융기관의 융자는 공적 자금이 원천이다. 미국의 의도에 휘둘리지 않도록 용도와 효과를 감시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특히 "합의한 투자 총액까지 아직 70조 엔 이상이 남아 있다"며 "미국은 위험이 높은 사업을 대상으로 하는 데에도 의욕을 보여 왔다. 일본 정부는 무리한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도록 단호하게 대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사히 역시 "일본 정부는 경제 안보와 비즈니스에서의 이점을 강조하지만, 미국 측이 주도권을 쥔 왜곡은 부정할 수 없다"며 "트럼프 행정부와의 양호한 관계 유지에만 애쓰지 말고, 자유무역 유지를 위한 각국과의 연계 강화도 가속해야 한다"고 짚었다.

또한 "결정 과정이나 각 사업의 틀에서도 밝혀지지 않은 점이 많다"며 "정부 주도로 공적 금융을 활용하는 이상 투명성을 높이려는 노력은 필수"라고 덧붙였다.

mau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