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부수 통했다'…다카이치, 총선 압승 이어 총리 재지명

개인 인기 발판으로 조기 총선…위기였던 자민당 구해
대만 관련 발언으로 중국과 갈등…도리어 인기 높아져

18일 일본 자민당 총재이자 일본 총리인 다카이치 사나에가 국회에서 총리로 임명된 뒤 총리 관저에 들어서고 있다. ⓒ AFP=뉴스1

(서울=뉴스1) 권영미 기자 =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가 18일 중·참 양원 총리 지명 선거에서 제105대 총리로 재지명됐다. 지난 8일 치러진 중의원 선거에서 단독으로 465석 중 316석을 확보한 전후 최대 규모의 자민당 압승을 끌어낸 데 이어, 총리 재지명까지 성공하면서 그의 전략은 완성됐다. 이날 중의원에서는 464표 중 354표를 얻어 압도적인 지지를 확인했고, 여소야대 구조인 참의원에서는 결선까지 가서 125표를 확보했다.

지난 15일 동아시아 및 아시아태평양 정책 분석 플랫폼인 '이스트아시아포럼'에서 와세다대 벤 아시오네 교수는 “임기 몇 개월 만에 조기 총선을 치르기로 한 다카이치의 선택은 진정한 도박이었다”면서, 개인적 인기와 민족주의적 서사, 효과적인 디지털 캠페인이 연이은 스캔들과 연립 분열로 위기에 처했던 자민당을 역사적 압승으로 이끌었다고 평가했다.

실제로 자민당은 생활비(물가) 위기, 정치 비자금 파문, 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통일교) 파문이라는 세 가지 위기에 직면해 2024년 총선과 참의원 선거에서 소수 정권으로 몰락했다. 통일교에 대해 해산명령청구를 하고 공식 관계를 끊었지만, 물가와 정치 자금 문제는 여전히 해결되지 않은 채 남아 있었다.

이런 상황에서 다카이치는 자민당 총재 선거에서 승리하며 총리 후보로 부상했지만, 연립 파트너였던 공명당이 탈퇴하면서 다시 위기에 놓였다. 그러나 강경 보수 성향의 일본유신회와 손을 잡으며 지난해 10월 그는 중의원 총리 지명 투표에서 절반을 넘긴 237표를 확보, 제104대 총리에 올랐다. 그 후 마이니치 신문 여론조사(1월 24~25일)에 따르면 자민당 지지율은 27%에 불과했는데, 다카이치 내각 지지율은 57%에 달했다. 국민들이 내각을 지지한 이유는 다카이치의 리더십에 대한 기대감 때문이었다.

18일 일본의 하원인 중의원에서 재차 총리로 선출된 뒤 박수를 받는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 ⓒ 로이터=뉴스1

다카이치에게 위기가 기회가 된 극적인 일은 지난해 11월 국회 예산위원회 질의 응답 과정에서 일어났다. 그는 중국의 대만 침공 가능성을 일본의 ‘존립 위기 상황’으로 규정하며 집단 자위권 행사 가능성을 언급했고, 이후에도 발언 철회를 거부했다. 이 강경한 태도는 중국과의 외교적 마찰을 불러왔지만, 국내에서는 오히려 대중적 지지를 강화하는 계기가 됐다.

또한 다카이치가 사용한 핸드백과 볼펜을 구입하기 위해 젊은 지지자들이 몰려드는 사회현상은 자민당이 더 이상 낡고 어색한 ‘삼촌 같은 당’이 아니라, 친밀하고 강인하며 현대적인 이미지로 변모했음을 보여줬다.

이 같은 개인적 인기와 민족주의적 서사, 자민당 공식 유튜브 채널 등 효과적인 디지털 캠페인을 바탕으로 다카이치는 중의원 해산과 조기 총선이라는 승부수를 던졌다. 일본에서 보기 드문 겨울철 선거였음에도 불구하고 그의 전략은 성공했다. 폭설과 눈보라로 유세가 어려웠고, 특히 지방에서는 투표율이 낮아질 수 있다는 우려가 있었지만, 결과는 달랐다. 중의원 선거 투표율은 56.3%로, 2024년보다 오히려 높았다.

반면 야권은 준비 부족으로 치명타를 입었다. 입헌민주당과 공명당이 합쳐 만든 중도개혁연합은 선거 직전에 출범해 조직력이 약했고, 조기 총선이라는 불리한 조건 속에서 정책 메시지도 힘을 발휘하지 못했다. 결국 다카이치의 전략적 승부수는 자민당의 압승과 총리 재지명이란 성공을 안겨줬다.

ky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