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전·하닉 다 담았죠?"…중국개미들도 'K-반도체' ETF 열풍
한·중 반도체 기업 동시에 담은 ETF 딱 1개 출시
올들어 수익률 24%에 매수 집중…"다양화 시급"
- 정은지 특파원
(베이징=뉴스1) 정은지 특파원 = 최근 한국 증시가 강세를 보이면서 중국 내에서도 한국 투자 열풍이 불고 있다. 일각에선 중국 본토에서 한국 증시에 직간접적으로 투자하는 상품이 다양해지면 한국 시장에 대한 외국인 유입이 가능할 것으로 관측한다.
10일 중국 상하이증권거래소에 따르면 전일 기준 중한반도체(中韓半導體) ETF의 1주(1좌)당 거래 가격은 전거래일 대비 3.76% 상승한 3.533위안으로 마감했다. 해당 ETF 규모(시가총액)는 56억 4371만 위안(약 1조1900억 원)에 달한다.
중국 대표 운용사인 화타이바이루이가 출시한 중한반도체 ETF는 중국 본토 시장에 상장된 유일한 한국 관련 투자 상품으로 삼성전자(005930) 등 한국 주요 반도체 기업과 중국 반도체 기업을 함께 담고 있다.
한국거래소와 중국 상하이거래소는 지난 2021년 5월 자본시장 협력추진 MOU의 일환으로 3개의 공동지수(KRX CSI 한중 대표기업 50지수, KRX CSI 한중 전기차지수, KRX CSI 한중 반도체지수)를 만들었다. 이어 2022년 11월 한중 반도체지수를 기초로 하는 중한반도체 ETF가 상장됐다.
중한반도체 ETF는 지난해 말 기준 삼성전자(16.31%), SK하이닉스(15.45%)를 비롯해 한국의 리노공업(058470), DB하이텍(000990) 등의 한국 주식과 한우지, SMIC(中芯国际) 등 중국 대표 반도체 기업의 주식을 담고 있다.
상장일 당시 규모가 2억 7400만 위안 수준이었던 것과 비교했을 때, 약 3년여 만에 시총이 20배나 늘어난 것이다. 최근 1년간 가격 상승률은 104.10%에 달했고, 올 들어서만 23.8%나 상승했다.
금융업계 관계자는 "중한반도체 ETF는 중국 본토에서 한국에 투자할 수 있는 유일한 투자 상품"이라며 "이 상품 규모가 증가한 것은 최근 한국에 대한 투자 수요를 반영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따른 자금 유입 강도도 매우 강하다. 최근 20거래일 기준 중한반도체 ETF에 유입된 자금은 30억 9400만 위안(약 6524억 원)으로 집계된다. 코스피 지수가 사상 최초 5000선을 넘어섰던 지난달 27일엔 4억 6400만 위안이, 코스피가 6%대 상승하며 5200선을 재탈환했던 지난 3일엔 6억 6600만 위안이 유입됐다.
중국에선 자금 유출 관리를 철저하게 하고 있어 중국 투자자들이 해외에서 계좌를 개설하지 않은 경우 해외 주식 직접 투자는 사실상 어렵다. 이 때문에 한국 투자 수요가 해당 ETF에 대한 자금 유입으로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한 개인 투자자는 "중국 내에서 해외 주식 거래가 어렵기 때문에 해외에서 개설한 계좌를 통해 투자를 하고 있다"며 "최근 반도체 주식과 한국 주식에 대한 투자 비중을 높였다"고 설명했다. 이 투자자는 "중국 반도체 기업보다는 한국 반도체 기업의 기술력이 높다고 판단하고 있다"며 "중국 투자자는 반도체 업종이 강한 대만 주식에 투자할 수 없어 한국이 선택지가 됐다"고 덧붙였다.
중한반도체 ETF 거래 대금은 전일 기준 39억 764만 위안(약 8238억 원)에 달했다. 1월 한달간 누적 거래 대금은 805억 위안을 넘어서며 17조 원에 육박했다.
투자업계 관계자는 "중한반도체 ETF가 상장된 후 지수 자체 변동폭이 크지 않았으나 작년 하반기부터 SK하이닉스(000660) 주가가 상승하기 시작하면서 이 종목에 투자하는 중국 기관이 많아졌다"며 "최근 중국 투자업계에서 한국 투자 채널을 문의하는 경우도 많아지고 있다"고 전했다.
과열 양상도 나타나고 있다. 중한반도체 ETF의 순자산가치(NAV)는 3.142위안으로, 이에 따른 프리미엄(괴리율)은 12.51%에 달한다. 이에 최근 몇달간 거의 매일 투자 유의 종목으로 지정돼 개장 후 한시간 동안 거래가 정지되기도 했다.
그러다보니 한중 관계 당국이 적극적으로 나서 중국 내 한국 투자 상품을 다양화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실제 국내 증시에는 중국에 투자할 수 있는 ETF 등 상품이 많지만 중국에서 한국 투자 상품은 중한반도체 ETF가 유일하다. 일본 관련 ETF가 5개 종목이나 상장된 것과 대조된다.
업계 관계자는 "작년 하반기부터 한국 시장에 대한 수요가 읽히고 있다"며 "만약 중국 내에서 한국 시장에 투자할 수 있는 상품이 많아지면 외국인 자금의 추가 유입도 가능할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ejjung@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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