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카이치 '엔저 발언' 논란 지속…금융계 "구시대적" 이례적 비판
미즈호은행 "환율로 기업 돌아올 거라 믿나…인력부족·고세율이 본질"
살림 물가 비상 속 총리 비판 화제…"선거 기간 중 이런 리포트 드문 일"
- 최종일 선임기자
(서울=뉴스1) 최종일 선임기자 =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의 경제 인식에 대해 일본 민간 은행이 "구시대적"이라고 쓴소리를 한 마켓 리포트가 소셜미디어(SNS) 상에서 큰 화제가 되고 있다고 일본 언론들이 4일 보도했다.
앞서 다카이치 총리는 지난달 31일 중의원 선거 거리 유세에서 "국내 투자를 더 늘리고 싶다"며 "지금 엔화가 약세라서 나쁘다고 말하지만, 수출 산업에는 큰 기회다. 식품 판매에도, 자동차 산업에도 미국의 관세가 있었지만, 엔화 약세가 완충재 역할을 했다. 정말로 큰 도움이 되었다"고 말했다.
이어 "엔화 약세 덕분에 더 도움이 되는 것이 외환특별회계가 있는데, 이 운용이 지금 싱글벙글한 상태"라고 했는데, 발언 직후에 '물가 상승으로 가계가 힘든 상황에서 총리가 너무 느긋하다'는 비판이 쏟아졌다.
일본에서는 엔화 약세로 인한 수입 단가 상승이 소비자 물가 급등으로 이어지고 있다. 그럼에도 임금은 동반 상승하지 않고 있어, 국민들의 살림살이가 어려운 실정이다.
이에 다카이치 총리는 즉시 SNS에서 '엔화 약세를 환영한 것은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오자키 마사나오 관방 부장관도 기자회견에서 이를 보완하며 진화에 나섰지만, 논란은 쉽게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이 같은 상황에서 미즈호은행의 최고 마켓 이코노미스트가 지난 2일 낸 리포트는 "엔저가 바람직한 시장 현상인 것처럼 (총리가) 발언한 것이 주목받고 있다"며 "'환율이 조정되면 일본 기업의 행동 변화가 극적으로 기대될 수 있다'는 구시대적 가치관이 여전히 남아 있을 가능성이 걱정스럽다"고 비판했다.
이어 2013년 이후 아베노믹스 아래 엔화 약세가 진행되었을 때, 기업은 일본으로 돌아오지 않았다고 지적하며 "실패가 입증된 사실"이라고 꼬집었다. 아베노믹스는 일본 경제를 디플레이션에서 탈출시키기 위해 엔저, 대규모 금융완화, 재정 지출을 동시에 추진한, 아베 신조 전 총리의 경제정책이다.
그는 그러면서 현재 기업들은 인구 감소로 인한 인력 부족이나 높은 세금 부담 등 일본 사회의 근본적 약점을 우려하고 있기 때문에, 환율이 변하면 기업이 움직일 것이라는 생각은 더 이상 통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이 보고서 내용은 정치권을 중심으로 급속하게 확산되고 있다.
입헌민주당의 시오무라 아야카 참의원 의원은 자신의 X(구 트위터)에서 "미즈호은행도 경종을 울리고 있다"라며 리포트를 소개했다. 라인 야후의 가와베 겐타로 회장도 "선거 기간 중 은행이 이런 리포트를 내는 것은 꽤 드문 일"이라고 놀라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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