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도 中도 등돌려 韓과 결속 중요"…한일 정상회담 기대하는 日

산케이 "한일, 북핵 위협 및 북중러 공조 위협 함께 직면"…군사협력 복원 기대
"美고립주의에 日中 관계도 악화…민주주의 가치 공유하는 韓과 관계 재시동"

이재명 대통령과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가 지난해 10월 경북 경주 APEC 정상회의장에서 열린 한일 정상회담에 앞서 악수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2025.10.30/뉴스1 ⓒ News1 허경 기자

(서울=뉴스1) 이창규 기자 = 이재명 대통령과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가 정상회담을 앞두고 일본 내에서는 이번 회담을 계기로 양국 간 협력 확대를 바라는 분위기가 나타나고 있다.

이 대통령은 1박2일 일정으로 13일 일본 나라현을 방문해 다카이치 총리와 정상회담 및 만찬을 갖는다.

이 대통령과 다카이치 총리가 정상회담을 갖는 것은 지난 10월 말 경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계기 첫 회담에 이어 두 번째다. 전임자인 이시바 시게루 전 총리와의 회담까지 포함하면 이 대통령 취임 후 한일 정상회담은 다섯 번째다.

일본 언론들은 이번 정상회담을 통해 다카이치 총리 취임 후 불거진 한일 국방당국을 중심으로 불거진 갈등 국면을 해소하고 협력으로 나아갈 수 있기를 기대하고 있다.

한국 공군 특수비행팀인 '블랙이글스'가 지난해 11월 중동 에어쇼 참가를 위한 비행에 앞서 일본 항공자위대 기지의 급유 지원을 요청하자, 일본 정부가 블랙이글스의 독도 상공 비행을 이유로 거절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군사 협력에 이상 기류가 형성됐다.

이후 지난해 11월로 조율되던 한국 해군과 일본 해상자위대 간 공동 수색 및 구조 훈련은 물론 같은 달 일본 자위대가 주최하는 '음악축제'에 한국 군악대 파견 계획도 보류됐다.

산케이 신문은 한일 양국이 북한의 핵·미사일 개발과 북·중·러 협력 강화라는 위협에 직면해 있다며 방위 협력이 장기적으로 정체되는 것은 서로가 바라지 않는 것이 본심이라고 분석했다.

한 일본 정부 고위 관계자는 "정상회담에서 안보는 중요한 주제 가운데 하나"라며 "정상 간 좋은 관계를 보여주면 방위 당국 간에도 대화가 쉬워진다"고 말했다.

또 다른 일본 외교 소식통도 이달 내 계획 중인 육상자위대와 한국 육군 간 장교 후보생 교류 사업을 언급하며 "정상회담이 순조롭게 마무리되면 공동훈련 재개나 국방장관 간 상호 방문을 위한 계기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이번 정상회담 장소가 다카이치 총리의 고향이자 선거구인 나라현에서 열린다는 사실을 조명하며 "환영의 증거"라고 평가하기도 했다.

일본은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고립주의 노선은 물론 다카이치 총리의 '대만 유사시' 발언 이후 중국의 수출통제 등 고강도 압박에 직면하는 등 주변국과의 관계가 악화한 상태여서 한국과의 협력이 어느 때보다 필요하다고 판단하고 있다.

산케이 신문은 "미국이 고립주의로 회귀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한일 협력의 중요성은 커지고 있다"며 "양국 정부는 이번 회담을 관계 재시동의 돌파구로 삼겠다는 생각"이라고 전했다.

이어 "(다카이치) 총리가 국회에서 대만 유사 사태 시 존립 위기 사태가 될 수 있다고 답변한 것을 계기로 악화된 일중 관계를 고려해 자유와 민주주의 등 기본적 가치를 공유하는 한국과의 결속에 중점을 두고 있다"고 덧붙였다.

다만 일각에선 정상회담에 대한 지나친 낙관론을 경계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이 대통령이 지난주 중국을 방문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정상회담을 가진 직후라는 이유에서다.

다카이치 총리 측근은 이번 정상회담에 대해 "화려한 성과를 바라지 않는다"며 "이번에는 재출발을 위한 기반을 차분히 다지는 단계"라고 말했다.

yellowapollo@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