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석학 "한·일, 지도자 따라 中인식 급변…대미 불확실성도 커져"
옌쉐퉁 칭화대 국제관계연구원 명예원장…李대통령 '협력 제안' 거론
前 주미 중국대사, 美 겨냥해 "동맹 존재 필요하냐부터 생각해야"
- 정은지 특파원
(베이징=뉴스1) 정은지 특파원 = 국제관계 분야의 중국의 대표적 석학인 옌쉐퉁 칭화대 국제관계연구원 명예원장이 한국과 일본 등 동아시아 국가의 지도자가 누구이냐에 따라 대(對)중국 정책 등 안보 지형 인식이 급격하게 달라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를 미국과 아시아 동맹국의 관계에 있어 불확실성을 키우는 요인으로도 분석했다.
옌쉐퉁 명예원장은 11일 베이징에서 칭화대 국제관계연구원 주최로 열린 '트럼프 2.0 시대 미국과 동맹관계'를 주제로 한 토론회에 참석해 "미국의 동아시아 동맹국들은 각자 자신이 직면한 위협이 다르다고 생각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옌 원장은 안보 위협은 주변에서 온다는 인식하는 싱가포르 사례를 거론하며 "미국과 동아시아 동맹국 사이에는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와 달리 소위 공공의 적이 없고 공동의 위협이 다르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의 동맹국인 한국, 일본 등 주요국들은 다른 국가와 외교 관계를 구축하는 데 있어 다른 나라를 위협으로 인식하는지 여부보다 어떤 지도자가 있느냐에 따라 하룻밤 사이에 견해를 바꿀 수 있다고 설명했다.
옌 원장은 최근 중국을 방문한 이재명 대통령이 '한중 관계의 전면적 회복'을 제안한 것을 거론하며 "여기에는 경제와 기술뿐 아니라 안보 관계가 매우 명확하게 포함됐고, 위성락 안보실장은 이 대통령이 중국과 지역 안보 협력 문제에 대해 협력할 것을 제안했다고 명확하게 말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윤석열 전 대통령이 집권했을 당시 한국은 중국을 위협이라고 인식했지만 사실 객관적으로 양국 관계는 하루 아침에 변했던 것이 아니다"라며 "변화는 정책 결정자들이 어떻게 인식하느냐"라고 주장했다.
그는 이시바 시게루 전 총리 재임 시절 중일 관계 발전을 촉진하고 한중일 자유무역지대 발전 가속화 논의를 가졌다며 "다카이치 사나에 총리가 취임하면서 하루아침에 중국이 위협의 대상으로 변했는데, 그 과정에서 중일 관계 이익 충돌과 같은 변화가 있었느냐"고 반문했다.
이어 "이는 다카이치 총리가 중국과의 강경한 대립을 이용해 국내의 지지를 얻고자 했기 때문으로 정권이 더 오래 유지되도록 하고자 하는 개인의 이익에 따른 것"이라고 말했다.
옌 원장은 "미국과 동아시아 동맹국 간 관계는 해당국의 정책 결정권자들이 어떻게 바라보고 있는지, 그리고 미국과의 안보 협력 필요성에 크게 좌우될 것"이라며 "다카이치 총리와 마르코스 필리핀 대통령은 중국을 위협으로 인식하고 미국에 바짝 다가가고 있지만 이재명 대통령, 로렌스 웡 싱가포르 총리, 아누틴 찬위라꾼 태국 총리는 (중국을 위협으로) 인식하고 있지 않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에 따라 미국과 동아시아 동맹국과 관계를 구조적 요인으로는 이해할 수 없고 정책 결정권자 간의 관계로 미국과 동아시아 동맹국과의 관계를 설명해야 한다"며 "각국 지도자의 변화는 내정의 결과이기 때문에 이로 인해 미국과 동아시아 동맹국 간 전략적 관계가 변화할 수 있고 이 관계의 불확실성은 높아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같은 날 최장기 주미 중국대사를 역임했던 추이톈카이 전 대사도 "미국의 동맹 관계에 대해 논의할 때 아시아에는 여전히 미국의 동맹국인 한국, 일본이 있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며 "반파시스트 전쟁(세계 2차대전) 승리 이후 기본적으로 미국 주도로 전후 일본에 대한 처리가 이뤄졌지만 군국주의는 진지하게 청산되지 않았기 때문에 오늘날 중일관계는 골치아픈 문제에 직면해있다"고 밝혔다.
추이 전 대사는 "동맹 자체가 오늘날 세계의 현실과 역사적 전진 방향에 부합하지 않기 때문에 이로 인해 내부에서 많은 분열, 갈등과 같은 문제를 가져올 수 밖에 없다"며 "동맹 관계에 대해 논의할 때 동맹이 먼저 존재할 필요가 있는지 생각해 보는 것도 좋다"고 말했다.
ejjung@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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