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기업들, 엔비디아 H200 칩 200만개 넘게 주문"

로이터 "내년 한해 사용할 물량 주문…재고 70만개 불과"
TSMC에 증산 요청…내년 2분기부터 생산 시작될 듯

대만 타이베이 컴퓨터 전시회에 전시된 엔비디아 사의 로고다. 2017.05.30 ⓒ 로이터=뉴스1 ⓒ News1 임여익 기자

(서울=뉴스1) 권영미 기자 = 미국 인공지능(AI) 반도체 대기업 엔비디아가 중국 기술기업들로부터 2026년 한 해 동안 사용할 H200 칩 200만 개 이상을 주문받았으며, 이 같은 대규모 수요를 맞추기 위해 대만 TSMC에 증산을 요청했다고 로이터통신이 31일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로이터에 따르면 엔비디아가 현재 보유한 H200 재고는 70만 개에 불과하며, TSMC에 추가 발주할 정확한 물량은 아직 불분명하다. 다만 엔비디아가 증산을 요청했고 내년 2분기부터 생산이 시작될 것으로 알려졌다.

로이터는 이번 조치로 엔비디아가 곤란한 처지에 놓일 수도 있다고 보았다. 중국 당국은 아직 H200 칩의 수입을 승인하지 않았고, 미국 트럼프 행정부도 최근에서야 중국 수출을 허용했기 때문이다.

또한 글로벌 AI 반도체 공급 부족이 심화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엔비디아는 중국의 강력한 수요와 다른 시장의 제한된 공급 사이에서 균형을 맞춰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

엔비디아는 현재 최신 블랙웰(Blackwell) 아키텍처 칩과 차세대 루빈(Rubin) 아키텍처 칩 생산라인 확대에 집중하고 있다. H200은 이전 세대 호퍼(Hopper) 아키텍처 기반으로 TSMC의 4나노 공정을 사용한다.

소식통에 따르면 엔비디아는 중국 고객에게 공급할 H200 모델을 확정했으며, 가격은 개당 약 2만7000달러(약 3909만원)로 책정했다. 이번 협상과 중국 측 수요 규모, 그리고 가격은 처음 공개됐다.

엔비디아 대변인은 로이터에 “허가를 받은 중국 고객에게 H200을 판매하는 것은 미국 고객 공급 능력에 영향을 주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어 “중국은 경쟁이 치열한 시장이며 현지 반도체 업체들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미국의 수출 전면 차단은 외국 경쟁자만 이롭게 하고 국가·경제 안보를 약화할 뿐”이라고 덧붙였다.

엔비디아는 기존 재고로 초기 주문을 충당할 계획이며, 첫 번째 물량은 내년 2월 설 연휴 이전에 도착할 것으로 알려졌다.

ky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