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조 한류스타' 김연자, 日인터뷰서 "한일 국경 없어진 것 같다"

요미우리 인터뷰서 "노래로 한국과 일본 잇겠다"

2021년 10월 가수 김연자가 서울 중구 국립극장에서 열린 ‘제 12회 대한민국 대중문화예술상(2021)’ 시상식에 참석해 레드카펫을 밟고 있다. 2021.10.28./뉴스1 ⓒ News1 권현진 기자

(서울=뉴스1) 이정환 기자 = 일본에서 '원조 한류스타'로 자리 잡았던 가수 김연자(66)가 일본 언론과 진행한 인터뷰에서 현재의 한일 교류를 두고 "국경이 없어진 것 같다"고 평가했다.

김연자는 30일 요미우리신문이 한일 국교정상화 60주년을 맞아 진행한 인터뷰에서 "일본인이 K-POP 그룹을 쫓고, 한국인이 J-POP을 일본어로 흥얼거린다"며 "예전에는 '가깝고도 먼 나라'였지만, 이제는 '가깝고도 가까운 나라'가 됐다"고 말했다.

김연자는 1977년 도리오 레코드사 오디션에 합격하면서 일본 활동을 시작했다. 당시 김연자는 "노래로 조금이라도 한·일을 가깝게 하려 했기 때문이다. 일본인들이 '한국에 가보고 싶다'고 느끼길 바랐다"며 한국 전통의상 치마저고리를 입고 무대에 등장했다고 말했다.

이어 "일본어를 못하는 상태로 와서 울면서 발음을 연습했던 기억이 난다"며 "일본 엔카 가수의 코부시(꺾기) 창법이나 발성 방법을 배웠다"고 말했다.

김연자는 3년 만에 계약이 해지되며 일본 활동을 접어야 했지만, 1981년 한국에서 트로트 메들리 앨범 '노래의 꽃다발'을 발표하면서 대중적인 성공을 거뒀다. 김연자는 일본에서의 노력이 헛되지 않았다며 "일본에 가기 전에는 1밖에 없었던 내 힘을 일본 분들이 10으로 끌어올려 줬다"며 감사의 말을 전했다.

1988년 일본에 재진출한 김연자는 이듬해를 시작으로 연말 가요제 NHK 홍백가합전에 3회(1989년, 1994년, 2001년) 초청받는 등 '엔카의 여왕'으로서 실력을 인정받기 시작했다. 김연자는 "출전할 수 있는 것은 그해의 활약을 인정받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며 "3번이나 나갈 수 있게 해주셔서 정말 감사한 일"이라고 말했다.

김연자는 1998년 한일공동선언을 계기로 시작된 일본 대중문화 개방을 두고 "문화 교류가 조금씩 확대돼 상호 인식도 바뀌었다"며 "정치가 안정된 환경을 만들고 문화가 그 안을 채워 나갈 때 진정한 관계 개선이 이루어진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역사 문제로 갈등을 빚었던 한일 관계에 관해서는 "정치 리더십은 분명히 중요한 역할을 한다"며 "노래에 국경은 없다고 생각한다. 다만 나라 사이의 관계가 양호한 편이 활동하기 편한 것은 틀림없다"고 말했다.

김연자는 한일 간의 가교 역할을 계속할 생각이냐는 질문에 "가교가 되고 싶어서 해 온 것은 아니다. 노래가 좋고 일본이 좋아서 일본에서 한국인으로 활동하는 사이에 어느덧 그런 느낌이 됐을 뿐"이라고 답했다.

그러면서 자신이 한국과 일본이라는 두 개의 고향을 가진 가수라며 "앞으로도 노래로 한국과 일본 사람들을 잇는 역할을 해나가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jwlee@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