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대만포위' 훈련에 역내 긴장 고조…대만 "지역평화 파괴" 규탄
중국군 '정의사명 2025' 훈련 돌입…첫날 이례적 실탄사격 후 공개
美의 對대만 무기판매 겨냥…"무력으로 독립 도우면 제 무덤 파는 것"
- 정은지 특파원
(베이징=뉴스1) 정은지 특파원 = 중국이 29일부터 이틀간 대만의 주요 항만 봉쇄 등을 염두에 두고 9개월 만에 실탄 사격을 포함한 대만 포위 훈련에 나서면서 대만해협을 둘러싼 역내 긴장이 한층 고조되고 있다.
중국은 훈련에 나서면서 미국이 최근 대만을 대상으로 공격용 무기를 대거 포함해 역대 최대 규모의 무기 판매를 승인한 것을 정면으로 문제삼아 미국의 반응이 주목된다.
중국은 지난 11월 7일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의 대만 관련 발언 이후 일본에 가해 온 압박 수위를 한층 끌어 올리며 대만 문제를 둘러싸고 주변국에 확고한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도 풀이된다.
대만은 이번 훈련에 대해 "즉시 도발을 중단하고 상황을 오판하지 말라"고 반발하고 나섰다.
중국 인민해방군 동부전구는 이날 "이날부터 동부전구는 육군, 해군, 공군, 로켓군 등 병력을 조직해 대만 해협, 대만 북부·남서부·동남부·동부에 배치하고 '정의사명'(正義使命)-2025' 훈련을 실시한다"고 밝혔다.
스이 동부전구 대변인은 "이번 훈련은 해·공역에서의 전투 대비 순찰, 종합 통제권 탈취, 주요 항구 및 지역의 봉쇄, 입체적 포위선 억제 등을 중점적으로 실시한다"며 "이는 대만 독립 분열 세력과 외부 간섭 세력에 대한 심각한 경고"라고 말했다.
같은 날 오전 동부전구는 연쇄 공지를 발표하고 "해·공군 병력을 조직해 대만섬을 둘러싼 전투 대비 순찰을 실시한다"며 "함정과 항공기는 대만섬 인근 해공역에 주로 근접해 신속한 기동, 입체적 배치, 체계적 봉쇄 능력을 검증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동부전구는 "중부 해·공역에서 전투기, 폭격기, 드론 등 병력을 조직해 장거리 병력들과 협력해 지상 기동 목표 타격 훈련을 실시하고 정밀 타격 능력을 검증했다"고 발표한 데 이어 "대만섬 북부와 서남 공·해역에서 구축함, 전투기, 드론 등 병력을 조직해 해·공 탐색 섬멸, 지상 모의 타격, 해상 실탄 사격 훈련을 실시하고 일체화된 협력과 탈취 능력을 검증했다"고 밝혔다.
이어 "대만섬 동해 공역에서 구축함, 전투기 등 기타 병력을 조직해 해상 공격, 지역 공역 통제, 잠수함 및 대잠 훈련을 실시해 해상 및 공중 협력 및 정밀 타격 능력을 검증했다"고 소개했다.
멍샹칭 중국 국방대 교수는 중국군 홍보 계정인 '중국군호'에 "이번 훈련 시작 즉시 함포의 실탄 사격 훈련이 이뤄졌는데, 일반적으로 훈련 다음날 실탄 사격이 이뤄졌던 과거의 훈련에서 없었던 일"이라며 "항상 전투를 준비하고 싸울 수 있는 강력한 능력을 보여주는 것이자, 원한다면 언제든 타격할 수 있고 타격한다면 반드시 승리한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앞서 중국군은 지난 4월 1~2일 대만해협 인근 해역에서 대만 포위 훈련 '하이샤레이팅(海峽雷霆)-2025A'를 진행한 바 있다. 지난해 5월과 10월에는 '날카로운 검'이라는 뜻의 포위훈련인 '리젠-2024A'와 '리젠-2024B' 훈련을 진행한 바 있다.
중국의 이번 훈련은 최근 미국이 대만에 역대 최대 규모인 111억 달러(약 16조 2800억 원) 상당의 무기 판매를 승인한 것을 겨냥한 것으로 보인다. 미국이 승인한 무기는 고속기동포병로켓시스템(HIMARS·하이마스), M109A7 자주포, 재블린·TOW 대전차미사일, 알티우스 자폭 드론 등 8개 품목에 이른다.
이에 중국은 지난 26일 대만에 무기를 판매하는 미국 군수업체 20곳과 경영진 10명에 대해 제재를 발표했다.
중국 외교부 미·대양주사(司·국)가 운영하는 SNS 계정 '콴광타이핑양'(寬廣太平洋)은 이날 "최근 미국은 대만에 대해 대규모 무기 판매를 승인해 중국 내정에 거칠게 간섭하고 중국의 주권, 안전 및 영토 보전을 심각하게 훼손했다"고 비판했다.
이어 "미국은 대만을 무장시킨 심각한 결과를 인식해야 한다"며 "미국 측이 무력으로 독립을 돕는다면 제 무덤을 파는 것으로 이는 필연적으로 중미 간 갈등과 대립의 위험을 초래할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 관영 CCTV 계열의 SNS 계정인 위위안탄톈도 군사 전문가를 인용해 "과거 미국의 무기 판매가 방어용 무기였다면 이번에는 공격용 무기를 비롯해 대만 전술 네트워크에 응용하는 체계를 포함했다"며 "이는 대만군 전투 체계로의 미군 전투 체계 확장을 시도하고 중미 간 직접 및 정면 충돌의 위험을 높였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국가 주권과 영토 완정을 수호하는 것은 대만의 애국 동포를 포함한 14억 중국 인민의 공동 의지로, 막을 수 없는 시대의 흐름"이라며 "대만 독립 세력이 다른 세력에 의존해 무기를 구매한다면 죽음의 길뿐"이라고 경고했다.
궈야후이 대만 총통부 대변인은 이날 "대만해협과 인도-태평양 지역의 평화와 안정을 유지하는 데 대해 국제사회는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다"며 "중국 본토의 이번 행동은 이 지역의 안전과 안정을 훼손할 뿐 아니라 국제법과 국제질서에 대한 공공연한 도전"이라고 비판했다.
궈 대변인은 "본토가 국제 규범을 무시하고 군사적 위협 수단으로 주변 지역을 위협하는 데 대해 강력 규탄한다"며 "중국의 일방적 도발 움직임에 대해 대만군과 국가안전부대는 사전적이고 전면적으로 이를 파악하고 만반의 준비를 갖춰 국가와 대만인들의 안전을 보장할 수 있으며 이에 모두 안심해 달라"고 말했다.
궈 대변인은 "최근 몇 달간 중국은 일본, 필리핀 등 인근 지역에서 다양한 괴롭힘과 협박을 지속해 일방적으로 지역 긴장을 높이고 현상을 파괴했다"며 "중국 당국이 이성적으로 자제하고 무책임한 도발 행위를 중단하며 상황을 오판해 지역 평화를 파괴하는 '트러블 메이커'가 되지 말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대만 국방부도 "인민해방군의 비이성적인 도발 행위를 강력 규탄한다"며 "적절한 병력을 파견해 대응하고 즉각적 준비 훈련을 수행하며 실제 행동으로 자유 민주주의를 수호하고 중화민죽의 주권을 수호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국방부는 "중국의 이번 훈련은 침략자의 본질을 확고히하고 최대 평화 파괴자임을 강조하고 있으며 대만 측이 전면적 억지력을 더욱 가속화해 실력으로 평화를 추구해야만 진정한 평화를 얻을 수 있음을 입증했다"고 말했다.
대만의 중국 본토 담당 기구인 대륙위원회도 "이번 훈련은 대만해협의 안정을 심각하게 위협할 뿐 아니라 지역 안보에 큰 충격을 줬다"며 "중국은 대만해협 평화의 트러블 메이커로서 무력을 남용하는 행위에 대해 대만인과 국제사회는 수용하지 못할 것"이라고 밝혔다.
ejjung@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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