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한자녀정책 설계자 사망…"못 태어난 아이들이 기다릴 것" 비난 쇄도
펑페이윈 전 국가계획생육위 주임, 향년 96세…강제낙태·불임수술 주도
인구 3년 연속 감소, 성비 불균형 등 후유증 심각
- 강민경 기자
(서울=뉴스1) 강민경 기자 = 중국의 강압적인 '한 자녀 정책'을 10년간 이끌었던 펑페이윈 전 중국 국가계획생육위원회 주임이 지난 21일(현지시간) 사망했다. 향년 96세.
25일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중국 신화통신 등 관영 매체들은 펑페이윈을 "여성과 아동을 위한 사업의 뛰어난 지도자"라고 평가하며 애도했다.
반면 웨이보 등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는 그를 향한 추모 대신 한 자녀 정책이 남긴 깊은 상처를 상기시키는 비판과 저주에 가까운 글들이 쇄도하고 있다.
펑 전 주임은 1988년부터 1998년까지 10년간 국가계획생육위원회를 이끌었고 주로 농촌 지역에서 정책 집행을 주관했다.
1980년부터 2015년까지 시행된 중국의 한 자녀 정책은 35년 동안 수백만 명의 여성들을 강제 낙태와 불임 수술로 내몰았다. 특히 농촌 지역에서는 남아 선호 문화 때문에 여아 낙태와 영아 살해·유기가 광범위하게 발생했다.
이 정책은 중국 사회에 돌이킬 수 없는 상처를 남겼다. 공식 추산에 따르면 약 4억 명의 출생이 억제됐고, 그 결과 중국은 남성 인구가 여성보다 약 3~4% 많은 심각한 성비 불균형 사회가 됐다.
웨이보의 한 이용자는 "벌거벗은 채 사라져 간 아이들이 저승에서 당신을 기다리고 있을 것"이라는 글을 남겨 많은 이들의 공감을 얻었다. 또 다른 이용자는 "만약 한 자녀 정책이 10년만 일찍 끝났다면 중국 인구가 지금처럼 급감하지는 않았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 자녀 정책의 후유증은 실제로 중국의 발목을 잡는 인구 위기로 이어졌다. 2023년 인도에 세계 1위 인도 대국 자리를 내준 중국은 2024년 인구가 13억9000만 명으로 줄어들며 3년 연속 감소세를 기록했다.
펑 전 주임도 2010년대부터 한 자녀 정책 완화 필요성을 공개적으로 주장하기도 했다.
인구 절벽이라는 현실에 직면한 중국 정부는 2016년 한 자녀 정책을 공식 폐기하고 두 자녀 정책을 도입했으며, 2021년에는 세 자녀 정책까지 허용했다. 하지만 천정부지로 치솟은 양육비와 교육비 부담으로 출산율은 좀처럼 반등하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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