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북한군 포로 2명 "한국 품으로"…자필편지로 귀순 의사

탈북민 지원 시민단체 겨레얼통일연대 공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지난 1월 11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군이 러시아 서부 쿠르스크 지역에서 북한 군인 2명을 생포했다고 밝혔다. (젤렌스키 대통령 X 캡처) 2025.1.12/뉴스1 ⓒ News1 김진환 기자

(서울=뉴스1) 김경민 기자 = 우크라이나군에 억류된 북한군 포로 2명이 한국에서 새로운 삶을 시작하고 싶다며 귀순 의사를 밝혔다.

24일 AFP 통신에 따르면 북한군 2명은 한국 시민단체에 보낸 자필 편지에서 "한국 국민의 지지에 힘입어 새로운 꿈과 열망이 싹트기 시작했다"며 "저희를 격려해주고 이 상황을 비극이 아닌 새로운 생의 시작으로 봐주셔서 감사하다"고 말했다.

또한 "우리는 결코 혼자가 아니라고 굳게 믿고 있다"며 "한국에 계신 분들을 우리의 부모님과 형제자매처럼 생각하며 그분들의 품으로 가기로 결정했다"고 덧붙였다.

해당 서한엔 두 사람의 서명이 담겨 있으며 분쟁 전문 다큐멘터리 제작자인 김영미 PD를 통해 탈북민 지원 시민단체 겨레얼통일연대에 전달됐다.

두 사람은 지난 1월 러시아 쿠르스크 전선에서 싸우다가 우크라이나군에 생포된 북한군 병사 2명으로 보인다. 당시 우크라이나 당국이 포로의 인적 사항과 심문 영상을 직접 공개하며 두 사람의 존재가 국제사회에 처음 알려졌다.

두 사람이 함께 서한을 통해 자발적으로 귀순 의지를 밝힌 건 이번이 처음이라고 AFP는 전했다.

앞서 다큐멘터리 제작자 김영미 PD는 우크라이나에서 지난 10월 이들을 만난 뒤 이들이 모두 "한국으로 귀순하고 싶다"는 의사를 나타냈다고 전한 바 있다.

지난 3월 유용원 국민의힘 의원이 우크라이나를 방문했을 때는 한 명만 귀순 의사를 밝히고 다른 한 명은 "고민하고 있다"고만 했다.

북한은 지난해 10월 1만1000여명 규모 파병을 비롯해 총 1만 5000여명의 병력을 러시아에 보낸 것으로 추정된다. 한국 국가정보원은 지난 4월 국회 보고에서 파병 북한군 사상자가 전사자 약 600명을 포함해 4700여 명으로 추산된다고 밝혔다.

정부는 귀순 의사를 밝힌 북한군 포로를 받아들이겠다는 의사를 밝혔지만, 아직 우크라이나 정부와의 관련 협의에서 뚜렷한 진전을 보지는 못하고 있다.

kmki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