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검찰, 아베 살해범 무기징역 구형…"불우한 환경 참작 안돼"

1심 선고 내년 1월 21일…아내 아키에 여사 "속죄에 힘 쓰길"

아베 신조 전 일본 총리에 총격을 가해 사망에 이르게 한 용의자 야마가미 테쓰야. 2022.7.10 ⓒ 로이터=뉴스1 ⓒ News1 이종덕 기자

(서울=뉴스1) 김경민 기자 = 일본 검찰이 아베 신조 전 총리를 살해한 혐의로 기소된 야마가미 데쓰야(45)에게 18일 무기징역을 구형했다. 1심 선고는 내년 1월 21일 이뤄진다.

요미우리 신문과 산케이 신문에 따르면 이날 나라지방법원에서 열린 결심공판에서 나라지방검찰은 살인·화약류관리법 위반 혐의를 비롯해 5가지 혐의로 구속 기소된 야마가미에게 무기징역을 내려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검찰은 야마가미의 어머니가 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통일교)에 심취해 "피고인의 성장 과정이 불우했다는 건 검찰도 부정하지 않는다"면서도 "하지만 선악을 판단할 수 있는 40대 남성이며, 양형에 참작할 사유에 크게 영향을 주지 않는다"고 밝혔다.

또한 범행 현장엔 참의원 선거 연설을 위해 약 300명의 청중이 모여 있었다며 "피고인의 수제 파이프 총은 여러 발의 탄환이 한 번에 발사돼 살상 능력이 극히 높음에도 불구하고 어디로 날아갈지 알 수 없어 매우 위험하고 악질적"이라고 덧붙였다.

산케이 신문은 이번 재판은 "양형이 최대 쟁점으로 검찰이 극형을 요구할지가 관심사였다"며 "검찰은 피고인에게 사형을 요구하진 않았다"고 평가했다.

야마가미는 이날 법정에 검은색 긴팔 셔츠와 바지를 입고 등장했다.

아베 신조 전 일본 총리와 아내인 아베 아키에. 2017.02.28/뉴스1 ⓒ AFP=뉴스1 ⓒ News1 김민수 기자

아베 전 총리의 아내인 아키에는 이날 재판에 참석하지 않았다.

대신 아키에는 대리인을 통해 검찰 구형 전 "모두 정치인 아베가 세상을 떠난 걸 안타깝게 여기나 저로서는 대체할 수 없는 단 한 명의 가족을 잃은 것"이면서도 "남편의 죽음이 슬프더라도 증오나 슬픔 같은 부정적인 감정을 갖고 싶진 않다"고 말했다.

또 야마가미를 향해 "자신이 한 일을 정면으로 받아들이고, 죄를 속죄하는 데 힘을 쓰길 바란다"고 촉구했다.

야마가미는 지난 2022년 7월 8일 오전 11시쯤 나라현 나라시에서 선거 유세 중이던 아베 전 총리를 직접 개조한 총으로 쏴 살해한 혐의로 이듬해 재판에 넘겨졌다.

통일교의 영향을 둘러싼 검찰과 변호인단의 대립으로 공판 전 절차가 장기화하며 첫 공판은 기소 약 3년 만인 지난 10월 개시됐다.

야마가미는 1991년 어머니가 통일교에 입교한 후 1억 엔(약 10억 원)에 달하는 거액의 헌금을 바쳐 가정이 파탄 났고 이에 앙심을 품어 교단과 가까운 사이였던 아베 전 총리를 노렸다고 재판 과정에서 진술했다.

kmki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