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신장 인권침해 폭로 중국인, 美서 '친중' 우간다로 추방 위기

2021년 美 입국해 망명 신청한 30대…불법입국 혐의로 8월 구금
우간다 추방시 中으로 재송환 가능성…"中 가면 죽은 목숨" 우려

중국 신장 위구르자치구의 인권 침해 실태를 고발한 관헝. (사회관계망서비스 엑스)

(서울=뉴스1) 강민경 기자 = 중국의 신장위구르자치구 내 인권 탄압 실태를 영상으로 고발했던 중국인 남성이 미국에서 아프리카 우간다로 추방될 위기에 놓였다.

뉴욕타임스(NYT)는 신장의 '재교육 수용소' 실체를 폭로한 공익 제보자 관헝(38)이 중국의 영향력이 강한 국가인 우간다로 보내질 가능성이 있다고 1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미국 이민세관단속국(ICE)에 따르면 관헝은 지난 8월 불법 입국 혐의로 체포돼 뉴욕의 한 구금 시설에 수감돼 있다.

지난 15일 열린 이민 심리에서 미 국토안보부 측 변호사는 관헝을 우간다로 보내 망명 신청 절차를 밟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다음 심리는 내년 1월로 예정돼 있다.

관헝의 변호인과 인권 단체들은 그의 우간다행이 사실상 중국행과 다를 바 없다고 강하게 반발했다.

우간다는 중국과 긴밀한 관계를 맺고 있어 관헝이 우간다로 추방될 경우 중국으로 재송환될 가능성이 매우 크기 때문이다.

관헝의 어머니 뤼윈은 언론 인터뷰에서 "만약 아들이 중국으로 돌려보내진다면 정말로 죽은 목숨"이라며 극심한 불안감을 호소했다.

관헝은 지난 2020년 미국 매체 버즈피드의 위성 사진 분석으로 특정된 신장 지역의 강제 수용소 의심 시설들을 직접 찾아가 비밀리에 촬영했다.

이후 중국을 탈출해 남미를 거쳐 미국에 입국한 뒤 2021년 망명을 신청했다. 20분 분량의 이 영상은 2021년 말 온라인에 공개됐고, 중국 정부가 '직업 훈련소'라고 주장하는 시설들의 강압적인 실상이 폭로됐다.

유엔은 신장에서 100만 명이 넘는 위구르족 및 기타 이슬람 소수민족이 구금된 것을 '인류에 대한 범죄'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강경한 이민 정책과 함께 '제3국 추방'이라는 조처를 시행하고 있다. 망명 신청이 기각되고, 본국 송환이 불가능하거나 비현실적일 경우 신청자를 전혀 다른 제3국으로 추방하는 조치다.

유엔 인권 전문가들은 지난 7월 이 제도가 고문이나 박해 위험이 있는 국가로 망명 신청자를 보내는 것을 금지하는 국제법상 '농르풀망'(non-refoulement) 원칙을 위반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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