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순 제조에서 신산업 거점으로…첨단 기업 몰리는 충칭
[거대도시 충칭③] 바이두 6세대 자율주행차 타보니
산업 현장 투입 4족 로봇 도입으로 안전 사고 조기 대응
- 정은지 특파원
(충칭=뉴스1) 정은지 특파원 = "안전 규정상 더 속도를 낼 수 없습니다."
지난달 28일 중국 충칭 융촨구에 위치한 서부 자율주행테스트 및 시범 응용 기지엔 바이두의 6세대 자율주행차 'RT6'이 나란히 정차돼 있었다. RT6은 로보택시 전용 자율주행차로 설계됐다. 이 때문에 라이다 및 기타 센서로 구성된 다중 센서 체계가 갖춰진 점이 특징이다. 360도로 감지해 도심 환경에서도 안정적인 택시 운영이 가능한 점도 장점으로 꼽힌다.
충칭 융촨구는 RT6이 전세계에서 처음으로 시범 운영에 들어간 지역이다.
현재 약 1576㎢의 자율주행 시범 구역이 마련돼 약 60대의 L4급(운전자의 개입 없이 자동화된 주행이 가능한 등급) 자율주행차량이 운행 중이다. 총 누적 안전 주행 거리는 981만㎞를 넘어 1000만㎞ 돌파를 목전에 두고 있다.
바이두 관계자는 "충칭엔 산이 많아 도시 도로와 산악 도로를 함께 테스트할 수 있다"며 "이는 머신러닝에 있어 상당히 유익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기자가 직접 탑승해 본 RT6는 전세대와 달리 운전석을 감싸는 플라스틱 투명 가림막이 설치되어 있지 않았다. 차량에 탑승해 좌석의 옆에 있는 화면을 통해 '주행 시작' 커서를 작동하면 문이 저절로 닫힌다. 이 때부터 운전자 없는 100% 자율 주행이 시작된다.
RT6은 깜빡이를 켜면서 자연스럽게 도로에서 주행을 시작했다. 보조좌석 탑승자가 "창문을 열어달라"고 지시하면 해당 좌석 옆의 창문을 열어주는 등 음성 인식 능력도 상당히 뛰어나 보였다.
주행 중 오토바이가 지나거나 많은 짐을 짊어진 보행자가 지나가면 이를 감지하고 정차를 하거나 차량이 끼어들면 '빵' 하며 경적을 울리기도 했다.
RT6에게 "조금 더 빨리 가달라"고 명령하자 "안전 규정상 더 속도를 낼 수 없다"는 답이 돌아왔다. 또한 주행 중 안전벨트를 풀자 경고음이 들리며 "안전벨트를 다시 착용해달라"고 안내하는 등 안전 운행에 집중하는 모습이었다.
같은 날 충칭을 대표하는 '강소 기업'인 치텅로봇(Sevnce Robot)도 찾았다.
현재 치텅로봇의 주력 상품은 4족 보행 로봇 'X3 스테이블'이다. 이 로봇은 사람처럼 미각, 후각, 시각, 청각 등 주요 감각을 감지하고 다양한 센서들을 통해 위험을 미리 알아차린다. 만약 후각 기능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다 해도 머리 위치에 있는 전면 카메라를 통해 가스 누출을 감지하는 이중 장치를 갖추고 있어 위험한 산업 현장에 적합하다는 것이 회사 측 설명이다.
장저 치텅로봇 기획총괄은 "현재까지 약 500건 수준의 안전 사고를 조기에 파악했다"고 전했다.
치텅로봇은 이미 3500개의 산업 현장에서 데이터를 축적하며 산업용 로봇 분야에서 선두권 기업의 위치를 확고히 했다.
약 138만 위안(약 2억8600만 원)짜리 로봇 한 대는 6~8명 정도가 수행하는 인간 안전 관리자의 역할을 할 수 있다. 안전 관리자 1인에 1년에 약 10만 위안씩만 지급한다고 계산해도 10년간 수십억 원을 절감할 수 있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회사는 로봇 기업으로는 드물게 3년 연속 흑자를 기록 중이다. 산업용 로봇 보급 확대에 따라 기업공개(IPO)도 추진하고 있다.
이렇듯 서부 내륙 중심지인 충칭시는 스마트 제조·빅데이터·AI 산업을 핵심 전략 산업으로 지정해 집중 육성하고 있다.
과거 단순 제조업이 주력 산업이었다면 강력한 제조업을 기반으로 기술, 신산업 등이 복합적으로 적용된 산업 생태계를 꾸려 나가고 있는 것이다.
특히 충칭은 창안자동차 본사를 두고 있는 등 중국 자동차 생산 기지 중 하나로 부품, 로봇, 센서, AI 연구기관이 밀집해 첨단 기술 실험에 유리한 조건을 갖췄다는 평가다.
ejjung@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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