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화재 참사로 행사 줄취소…입법회 선거, 예정대로 7일 실시

공개 토론·정견 발표 등 선거 활동 재개…규모·형식은 축소
中, 행정부 책임론·투표 보이콧 움직임 예의주시

며칠 전 대형 화재가 발생한 홍콩 타이포 지역의 왕 푹 코트 아파트단지를 1일 주민들이 현장을 지켜보고 있다.2025.12.01. ⓒ 로이터=뉴스1 ⓒ News1 권영미 기자

(서울=뉴스1) 윤다정 기자 = 현재까지 151명의 사망자를 낸 홍콩 고층 아파트 화재 참사로 인해 각종 대형 행사가 잇따라 취소·연기되는 가운데, 입법회 선거는 예정대로 오는 7일 치러진다.

1일 홍콩 헤드라인 데일리에 따르면, 후보자들은 빠르면 이번 주 중 선거 활동을 재개할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는 중국 정부가 주최하는 공개 토론·정견 발표 행사 참석도 포함된다. 다만 참석자들은 흰옷을 입고 응원단의 응원은 생략하는 등 형식은 크게 단순해질 것으로 보인다.

선거위원회 구성원 대표 40개 의석에 출마하는 후보자 중에는 애도 기간이 끝나더라도 대대적인 홍보나 전화 유세 활동 등은 하지 않기로 한 후보자도 있다. 다만 특정 단체·집단 등이 주최하는 기자회견 등에는 참석한다는 방침이다.

한 후보자는 "사회가 아직 슬픔에 잠겨 있는데 선거 공약을 말한다고 해도 선거위원들의 마음이 가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일반 시민이 직접 투표하는 20개 의석 지역 직선거 또한 선거 유세 활동에 다소 제약이 따를 것으로 보인다.

한 직선거 후보자는 "이전의 선거 열기를 이어 가기는 어렵다"며 "만약 주민이 이번 화재 사건의 후속 조치에 관해 물을 경우에도 조심해서 답하고, 사건을 이용해 점수를 따려 든다는 의심을 피해야 한다"고 말했다.

중국 내부에서는 이번 화재 사건을 계기로 행정부의 무능함을 부각하고 입법회 투표를 보이콧하도록 촉구하는 움직임이 나올 가능성도 예의주시하고 있다.

주홍콩 국가안전공서는 지난달 29일 성명에서 "재난을 이용해 홍콩을 어지럽히는 행위"를 맹비난하며 "이런 행위를 법에 따라 단호히 억제하는 특구를 확고히 지지한다"고 밝혔다.

또한 "일각에서 피해자의 슬픔을 이용해 정치적 야심을 이루려 한다"고 비판했다.

전국홍콩마카오연구회 고문 류자오자는 "이번 재난이 정치화될 가능성이 있다"며 "이런 상황에서 선거를 연기한다면 재난이 더욱 정치화될 시간을 주게 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한편 AFP·로이터에 따르면, 홍콩 경찰 대변인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오후 4시 기준 확인된 사망자는 151명"이라며 "숫자가 더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40명 이상은 여전히 실종 상태다.

mau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