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임시정부 있던 충칭…中도시 4위 GDP의 서부 경제중심지

[거대도시 충칭①]대한민국 면적의 80%…인구 3000만명
서부 자동차 등 산업 거점…최근엔 관광지로 각광

충칭시 모습 ⓒ News1 정은지 특파원

(충칭=뉴스1) 정은지 특파원 = 산성(山城), 다리의 도시(橋都), 마법같은 도시, 8차원(8D) 도시, 잠들지 않는 도시, 마라의 고장, 안개의 도시.

중국 서남부 핵심 도시인 충칭을 표현하는 대표적인 별칭들이다. 그 중에서도 충칭을 표현할 수 있는 가장 대표적인 단어는 '산성'이다. 양쯔강(장강)과 자링강이 만나는 지점에 형성돼 도시 전체가 가파른 산지에 걸쳐 있다.

평지보다는 경사가 있는 곳이 많고 같은 위치라 해도 높이가 다른 여러 층의 도시 구조도 존재한다. 산을 깎아 지은 건축물들도 많아 한 건물의 1층은, 다른 건물의 22층이 되기도 하는 '기이한' 모습도 볼 수 있다.

이같은 지형적 특징으로 인해 충칭에는 고가도로, 계단, 교통 시스템이 발달해 다리의 도시 또는 8D 도시라는 별명이 따라 붙는다. 한 도로 위에 또 다른 도로가 지나가거나, 도시를 가로지르는 공중 케이블카, 모노레일이 건물 내부를 관통하는 모습도 충칭에선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는 광경이다.

충칭 리즈바역 ⓒ News1 정은지 특파원

충칭은 한국인들에게도 상당히 익숙한 도시다. 대한민국 임시정부의 마지막 청사 소재지이기 때문이다.

대한민국 임시정부는 1919년 상하이에서 수립돼 한국의 독립운동을 이끌었다. 임시정부는 1932년 4월 윤봉길 의사의 홍커우 공원 의거 이후 상하이를 떠나 항저우, 전장, 창사, 광저우, 류저우, 치장을 거쳐 1940년 9월 충칭으로 이전해 전열을 재정비하고 항일독립운동에 전력했다.

충칭시 위중구 연화지에 위치한 대한민국임시정부 기념관 ⓒ News1 정은지 특파원

한중 수교 이후인 1995년 임시정부 복원 작업이 완료돼 '충칭 대한민국 임시정부 구지 진열관'(기념관)을 개관해 운영 중이다. 이 전시관은 충칭에서 가장 완벽하게 보존된 유적지 중 하나로 꼽힌다.

벽돌과 목재 구조의 2층 건물로 구성된 임시정부 기념관을 지난달 29일 방문했는데, 이 곳에는 임시의정원, 외교부, 군무부, 광복군 사령부 등이 사용하던 방과 자료들이 전시됐으며 김구 선생 집무실 등도 구현돼 있었다. 다만 2호동 일부는 현재 외벽 수리가 진행되고 있었다.

중국 문물국의 지원으로 기념관 입장료는 무료다. 이곳은 충칭을 찾는 한국인과 중국인 관광객의 발길이 이어진다고 한다.

충칭 홍야동 모습 ⓒ News1 정은지 특파원

역사적 의미가 있는 유적지 외에도 화려한 야경을 자랑하는 절벽에 지어진 건물 '홍야동', 양쯔강과 자링강이 만나는 '차오톈먼' 등 볼거리와 중국의 대표적 매운맛인 '훠궈' 등의 즐길거리도 충분해 관광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평일임에도 불구하고 주요 관광지는 중국 본토는 물론이고 홍콩, 한국 등에서 온 관광객들과 관광 버스 들로 발 디딜 틈이 없었다. 실제 올 상반기 충칭을 찾은 관광객의 방문 횟수는 2억3500만 건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충칭시 관계자는 "올 상반기 기준 충칭을 방문한 외국인 관광객 중 한국인은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싱가포르 등에 이어 5위를 기록했다"고 전했다. 이 수치는 충칭으로 입국한 한국인만을 집계한 것인데, 베이징이나 상하이 등 중국의 다른 도시로 입국해 충칭을 향하는 관광객 수를 포함하면 실제 충칭을 방문하는 한국인들은 훨씬 더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

이와 함께 충칭은 서부 경제의 중심지기도 하다. 충칭시 행정구역 전체 면적은 8만2403km²로 대한민국 전체 면적의 약 80%에 해당되는 '대도시'다. 인구만 3000만 명이 넘는 충칭에는 중국 창안자동차의 본사가 있고 HP, ASUS 등 노트북 제조 업체들이 대규모 생산기지를 보유하고 있어 전자·IT 산업도 발달됐다.

이에 지난해 명목 GDP는 상하이, 베이징, 선전에 이어 4위인 3조2193만 위안에 달했다.

ejjung@news1.kr